brunch

매거진 라이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Dec 22. 2017

'12월의 달콤한 로망'..프랑스 크리스마스마켓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 오두막을 형상화한 샬레 안에 노점이 차려진다.

추운 밤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 루미나리에와 쇼핑몰에 울려 퍼지는 캐럴을 들으며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시작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의 노엘(Noël·크리스마스) 분위기는 그보다 조금 일찍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찾아온다.


프랑스어로 '막셰 드 노엘(Marché de Noël·크리스마스 마켓)'이라고 불리는 이 시장은 11월 말이면 벌써 각 도시에서 사람의 왕래가 가장 많은 광장에 터를 잡고 영업을 시작한다. 텅 비었던 광장에 빼곡하게 샬레(Chalet·나무로 된 오두막. 노점들은 막셰 드 노엘의 상징인 이 오두막 안에 좌판을 차린다)가 지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12월이 되기도 전에 이미 노엘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하고 설레기 시작한다.


낮보다는 밤에 더 활기를 띠는 이 장터의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발길을 잡아 끄는 곳은 입구에 위치한 향긋한 뱅쇼(Vin Chaud·뜨겁게 데운 달콤한 와인)와 따뜻한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이다. 추운 몸을 따듯하게 녹여줄 뱅쇼 한 잔을 들고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을 시작해보자. 샬레마다 겨울 분위기가 나는 온갖 품목을 갖추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표는 노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품들과 노엘 한정 먹을거리들이다.

따뜻한 뱅쇼와 간식거리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손으로 깎아 만든 지역 특산 공예품이나 알록달록한 간식거리들에 오래 머무는 반면, 현지 주민들은 아기 예수 탄생이 수 놓아진 바닥깔개나 금색과 붉은색이 섞인 식기류 등 노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품에 더 집중한다. 이곳에서 하나하나 고른 문고리 장식이나 테이블보가 12월 한 달 내내 집안의 연말 분위기를 만들 것이므로 고르는 눈빛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또 가족과 보낼 노엘 저녁식사에 내놓을 와인이나 케이크도 이곳의 주요 쇼핑 항목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소품을 파는 샬레

광장 한 켠에는 도시 규모에 따라 작게는 회전목마부터 크게는 대 관람차까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들도 설치된다. 막셰 드 노엘은 단순한 쇼핑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나와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밤 나들이 또한 제공한다. 술집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상점이 해가지면 문을 닫는 프랑스에서는 12월 밤 동안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겨울 대표 간식 누가(Nougat)를 파는 샬레. 원하는 크기로 잘라 무게대로 판매한다.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마켓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은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의 막셰다. 1570년에 시장이 세워져 지금껏 450년 가까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에게 이 크리스마스 장터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노엘 저녁식사나 선물 교환만큼 중요한 연말 문화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프랑스 내 거의 모든 크고 작은 도시에서는 시에서 주관해 12월 한 달 내내 이 시장이 유지되도록 한다. 각 지역의 크리스마스 마켓 위치와 기간을 안내하는 사이트(noel.org)가 있으니 12월 중 프랑스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참조하는 게 좋겠다.

리옹=김지수 객원기자  kkotpin@naver.com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별별단톡방]크리스마스에 뭘 해야 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