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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Feb 07. 2019

버리기 아까운 엄마 셔츠 '딸내미 원피스'로 리폼 어때

긴긴 연휴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구정이 지나고 나니 진짜 새해가 밝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이제 슬슬 봄맞이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옷장! 옷장을 열어 매와 같은 눈으로 스캔을 시작합니다.

이제 유행이 지나 입지 못 하는 옷도 보이고요. 너무 닳아서 입을 수 없는 옷도 몇 개 있네요. 그중 처리하기에는 아깝고 입기에는 어깨 뽕이 매우 심하게 들어가서 부담스러운 봄 셔츠가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재질도 괜찮고 옷 상태도 좋아서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네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저의 뇌리를 스친 단어가 있으니 바로 '리폼'! 이 옷으로 딸의 여름 원피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고로 저는 중학교 가정 시간에 바느질을 해 본 이후로 셔츠 단추 다는 정도 외에는 바느질을 해 본 경험이 없어요. 물론 집에 미싱도 없고요. 미알못(미싱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ㅎㅎ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손바느질로 리폼에 도전해 보겠어요~!

대략적인 디자인과 재단을 위해 아이에게 직접 입혀볼게요. 팔 부분을 반팔 소매로 만들면 나머지 부분은 손을 굳이 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목도 차이나 스타일로 올라오는 거라 그대로 입히면 될 것 같죠? 제가 리폼 대상을 잘 골랐네요.

팔은 원하는 길이보다 조금 길게 잘랐어요. 자연스럽게 롤~업 하는 스타일로 만들면 이쁠 것 같아서요. 아, 재단한 팔 부분은 아이가 미술할 때 쓸 팔 토시로 만들어야겠어요! 완전 굿 아이디어죠? 버리는 부분 없이 재활용할 생각에 더욱 빨리 작업하고 싶어지네요.

준비물은 아이 셔츠 원피스와 팔 토시로 리폼할 저의 헌 옷과 실, 바늘, 가위, 고무줄입니다. 정말 간단하네요. ㅎㅎ

이제 본격적으로 바느질을 시작할게요. 바늘 색은 셔츠 색에 묻혀 티가 잘 안날 은색으로 선택했어요. 바느질 모양이 보이게 하는 것(스티치)도 방법이겠지만 앞에서 말했든 바느질에 자신이 없으니 최대한 바느질 한 티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예요. 아이 원피스 팔 부분은 감침질(천의 양 끝이나 옷의 단에서 꺾어진 곳을 튼튼하게 꿰매는 방법)로 처리했어요.


참고로 셔츠 팔 부분 감침질을 할 때는 영상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이후 팔 토시 만들 때의 모습이랍니다.

감침질 한 팔 부분은 앞서 계획했듯 두 번 접어주니 매우 자연스럽네요. ㅎㅎ 재단하고 바느질까지 걸린 시간은 17분50초 정도? 간단하죠?

아이에게 입혀봤더니 정말 그럴듯하네요. 마치 시중에 파는 옷을 사 입힌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원피스가 완성됐습니다.

아이도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이라서 그런지 입고 나서 기분이 좋아 보여요. 저에게 부담스럽던 어깨 뽕이었는데 아이는 이 뽕이 공주 같아서 너무 마음에 든다고 하네요. ㅎㅎ

이제 셔츠 팔 부분을 이용해 팔 토시를 만들어 볼게요. 셔츠의 팔목 부분에 있는 빨간 리본을 위쪽으로 가게 해서 리본으로 팔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하고, 그 반대쪽에 고무줄을 넣을 계획이에요. 원래 셔츠의 디자인처럼 팔목에 리본이 있으면 아이가 토시를 착용했을 때 불편할 것 같아서 말이죠.


고무줄 넣는 곳은 단단하게 박음질(가장 튼튼한 손바느질로 옷이 터지지 않도록 촘촘히 꿰매는 방법)로 해볼게요.

팔 토시 고무줄 넣는 게 살짝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요. 예전 엄마들이 내복 등에 고무줄이 터졌을 때 응급처치했던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기억나죠? 고무줄에 옷핀을 꿴 후 옷 핀을 쭉쭉쭉 밀어 넣어 양쪽을 묶으면 돼요! 이렇게 15분 정도 만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팔토시도 만들어졌습니다~!

완성된 팔 토시를 보더니 아이는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들고 와 직접 하고 그림을 기리는데요. 꽤 그럴듯해 보이지 않나요? 제가 이 나이에 입기엔 부담스러웠던 빨간 리본이 아이에게는 사랑스럽게 잘 어울리네요. ^^


옷깃(카라) 있는 셔츠는 옷깃을 없애고 둥근 라운드 모양으로 만들어야 해서 제가 한 방법보다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요! 제가 조만간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


추가로 리폼 하기에도 어려운 옷들은 그냥 버리지 마시고요. 기부해 보세요! (☞관련기사 봄맞이 옷장 다이어트 결심!..'기부까지 한방에')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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