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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Apr 18. 2019

에르메스백 들고 '카페디올'서 애프터눈티 한잔?

강남쌀롱

강남 집밥에 대해 다뤘던 지난회(☞[강남쌀롱]외식보다 비싼 집밥..한 끼 준비에 수표 한 장!②)의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는 카페 편을 준비했습니다. '밥은 안 먹어도 커피는 마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커피는 최근 대한민국 먹거리 트렌드의 핵심이잖아요.


그런데 취재거리를 정하자마자 바로 벽에 부딪혔답니다. 카페 선정에 있어서 올리브노트 내부적으로 의견이 매우 분분했기 때문인데요. 실로 카페 전성시대인 지금 [강남쌀롱]에 어울리는 '격'을 갖춘 카페를 한 곳만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호텔에 있는 카페는 제외했어요. 부가가치세나 봉사료 등이 붙기 때문에 카페로 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결론이었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정보를 입수·취합·선별한 후 선택한 카페는 바로바로~~!            

"강남 토박이도 그 메뉴판을 처음 보면 미간이 희미하게 '찌릿'하고 구겨진다는, 그야말로 럭셔리 카페 '카.페.디.올'"


네, 여러분이 아는 그 명품 브랜드 디오~르(Dior)! 맞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강남 언니들이 이곳으로 슬슬 밀려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올리브노트 특별취재팀이 빠르게 찾아가봤습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크리스찬 디올의 단독 부띠끄 '하우스오브디올' 외관 전경.

카페디올은 청담동 명품거리의 끝자락, 하얗고 매끈한 곡선을 자랑하는 '하우스오브디올' 건물 5층에 자리해 있습니다. 참고로 하우스오브디올은 가방부터 옷, 주얼리, 디올 옴므까지 살 수 있는 크리스찬 디올 단독 부티크예요. 그리고 사진을 한 번 잘 보세요. 뭔가 이 건물 자체에서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맞습니다. 건축업계의 노벨상 격이라는(?) '프리츠커상(인류와 환경에 공헌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르장파르크(Christian de Portzamparc)'가 설계했다고 해요. 올.. 알고 보니 건물도 명품!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러분은 강남쌀롱 카페 편을 보고 계십니다) 사실 카페디올은 지난 2015년 문을 연, 연식이 좀 된 카페예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명품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카페인데다 디저트의 거장 '피에르 에르메'(파리에 가면 이 집 마카롱을 먹으려고 길~게 늘어선 행렬을 쉽게 볼 수 있죠)의 디저트를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죠.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 카페디올 야외 은빛 수술 파라솔 샷!

요즘은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다 보니 핫한 카페 리스트에 1년 동안 이름을 올리기도 어렵잖아요. 하지만 오픈한지 4년이 지난 카페디올의 인기는 매년 봄~가을이면 '역주행' 한다고 해요. 마치 벚꽃 철만 되면 흘러나오는 '벚꽃엔딩' 같다죠? 그 이유는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효과! 인플루언서(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유명인)들이 자신의 SNS에 카페디올에서 찍은 사진들을 쭉쭉쭉~ 올리면서 더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해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은빛 수술 파라솔' 아래 야외 테이블에 살짝 기대 찍은 예쁜 인플루언서의 사진 한 장은 그야말로 여심을 '팡야 팡야 팡야~' 사로잡죠.(저 역시 쓰러진 1인 중 한 명, 손 번쩍!) 은빛 수술 파라솔은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디올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카페 분위기와도 찰떡이에요.


비싼 가격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해요. 명품계의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카페 마당'보다 커피와 디저트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게 신의 한 수였다는 업계의 얘기가 있을 정도죠. 여러분, 왜 비쌀수록 더 끌리는 걸까요?


이만하면 그 수많은 카페들 중 [강남쌀롱] 카페 편의 주인공으로 왜 카페디올이 선정됐는지 충분히 납득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는 시간의 순서에 따라 드라마 장면처럼 작성해 보겠습니다. (늘 새로운 작성법으로 독자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올리브노트!)            

#TV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안내 직원. 배우이신줄?

#1. 오전 11시4분=하우스오브디올 정문 앞에 도착. 직원 안내에 따라 하우스오브디올 정문에 차를 대고 발레파킹을 맡김. 순간 안내하는 직원의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람. (솔직히 크게 놀람) 큰 키에 잘 차려입은 슈트, 조각같은 얼굴.. '아니 이곳은 TV 속인가? 두근두근 심장아 나대지 마!' 한 명, 두 명, 세 명... 입구에서부터 엘리베이터까지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직원의 수는 총 다섯 명. 엘리베이터 버튼까지 눌러줌. 이 대접받는 느낌은 뭐?!          

#2. 오전 11시12분=5층에 내려 기대감을 한 껏 안고 카페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이건 뭥미!' 취재팀 일동 순간 말을 잃음. 이유? 기대만큼 럭셔리하거나 아름답지 않음. 머릿속으로 '이거 선배들한테 욕먹겠다' '그림 안 나오겠는데'라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음. 역시 연식이 꽤 된 카페라 어쩔 수 없나 봄. 이후 또 한 번 말 문이 막힌 것도 오래된 연식 때문. 명품 식기 세트면 뭐하나 흠집이 너무 심하게 많이 나 있어서 뭔가 누가 먹다 준 느낌.. 가까운 일본 도쿄의 카페디올은 안 그렇다며..            

#3. 오전 11시15분=직원 안내에 따라 창가 자리에 착석. 내부 10석, 외부 6석 정도의 테이블이 있음. 오픈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두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 있는 상태.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로 사진만 천장 찍느라 정신이 없음.            

#4. 오전 11시20분= 자리에 앉아 카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피다가 뭔가 취재 전 알아봤던 느낌과 크게 달라 주변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 '아...!'라는 탄식과 함께 카페디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외 테라스의 '은빛 수술 파라솔'이 접혀 있는 걸 발견. '아! 고개숙인 은빛 수술 파라솔이여! OMG!!'            

#5. 11시25분=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왔는데 태블릿PC를 터치해서 넘기는 방식. 10여년 전 태블릿PC가 처음 나오기 시작할 때 고센 등 청담동 카페에서 사용했던 메뉴 시스템인데 여긴 이 방식을 고수하나 봄. 하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끈 게 있으니 바로 음료와 디저트 가격. 알고 왔음에도 눈두덩이가 마그네슘이 부족한 마냥 '파르르' 떨리고 있음을 느낌. 가장 저렴한 티(Tea) 가격이 2만1500원, 카페라떼 3만2000원, 애프터눈티 세트 12만원(2인 기준)! 가장 비싼 애프터눈티를 도도하게 시켜봄.            

#6. 11시35분= 잠깐 야외 테라스에 나갔다 오니 애프터눈티 세트가 차려져 있음. 예쁘긴 한데 오기 전에 봤던 사진보다 조금 더 부실한 것 같은 느낌은 절대 절대 내 돈 주고 먹어서가 아님. 마들렌 2조각, 마카롱 4조각, 쿠키 8조각, 차와 커피 한 잔씩. '안녕? 너희들이 12만원 어치구나!' 인사를 해봄. 디올 찻잔과 식기 세트빨이 조금 있는 듯. 그런데 조금 더 뚫어져라 쳐다보니 식기 세트에서 에르메스 분위기가 더 많이 나는 느낌. 디올 식기세트라면 조금 더 샤방샤방 해야 할 것 같다는 건 고정관념? 각설하고 디저트와 커피 맛은? 디저트는 매우 달고 커피는 매우 씀. 끝.            

#7. 11시40분= 여기까지 왔는데 가장 중요한 포토존 사진을 포기할 수 없음. 소심하게 매니저를 불러봄. 이러쿵저러쿵 간곡하게 부탁 시작. 매니저는 "바람 때문에 파라솔이 떨어져 다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한다면 펴주겠다"고 함. 눈빛으로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책임지겠다'는 사인을 보내자 매니저가 밖으로 나가 파라솔을 직접 펴줌. '역시! 이 분위기임!' 이때부터 실내에 있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나와 인증샷을 마구 찍기 시작. 우리가 얘기 안 했으면 이분들 고국으로 돌아가서 분명 울었을 것.            

가장 윗줄에 보이는 가방들이 에르메스의 스테디셀러 버킨백과 켈리백(출처=카일리 제너 유튜브 영상 캡처)

#8. 12시7분= 12시가 지나면서 카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한국 손님들이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한국 손님은 엘리베이터에서 발을 내딛자마자 매니저님의 환대를 받은 그녀(이하 'She').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두른 걸 합치면 족히 5000만원은 돼 보일 듯한 포스의 She. 특히 눈에 띄는 건 에르메스 가방과 스카프, 그리고 번쩍번쩍한 주얼리들. 매니저와 그간의 안부를 물은 후 사진을 찍기 시작. 셀카를 찍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열심히 가방 사진을 찍음. 의아한 She의 행동을 조금 있다 이해하게 됨. 시간을 두고 합류한 동행자 역시 오자마자 가방을 살짝쿵 테이블에 올려놓음. She의 가방과 똑같은 디자인(켈리백; 웬만한 '빽' 없이 돈만 들고 가서는 살 수조차 없다는 그 모델)에 컬러(베이비핑크 빛이 도는 켈리백과 민트색 켈리백)만 다름. 한창 서로의 따끈한 새 가방에 대한 칭찬 열창. (뭔가 어머님들의 자식 자랑 시간같은 분위기?ㅎㅎ)            

#9. 12시15분= 화장실도 디올스럽다고 해서 굳이 가봄. 좋긴 한데 매우 좋은지는 모르겠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인 명동 레스케이프호텔 화장실이 워낙 블링 블링하고 골저스(gorgeous 아주 멋진, 화려한)했던 터라 감동이 덜함(☞관련기사 들어갈 때 나갈 때 다른 인스타 핫플 '레스케이프 호텔')            

#10. 13시11분= 애프터눈티는 이미 다 먹은지 오래고 인증샷도 찍었고 수다도 거의 다 떨었으니 이제 돌아갈 시간. Dior 각인이 새겨진 계산서 사이로 보이는 영수증에 진한 잉크 흔적 '120,000'에 또 한 번 눈두덩이 떨림. 


이어진 발렛비 안 받는다는 직원의 안내에 속으로 쾌재를 부름. 12만원 냈는데 3000원 안 내도 된다고 행복한 건 무슨 심리임?            

#11. 13시15분= 하오스오브디올을 살짝 둘러보며 나오는데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짐. 물욕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잊고 있었던 것이었을 뿐. 자꾸 나를 끌어당기는 화이트 새들백.. 마음 속으로 수천 번을 고민했지만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슬픈 현실. 그러던 중 카페에서 봤던 She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Dior 각인이 새겨진 큰 쇼핑백을 직원에게 받아서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보임. 역시.. She~♬


◇OLIVENOTE'S TALK


솔직히 말해 카페 본연의 가치. 즉 커피나 티, 디저트의 맛 등은 다른 유명 카페들과 비교해 '명품'의 퀄리티는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 '디올'만의 느낌,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이곳만한 곳은 없겠죠. 당연해요. 이곳은 명품 브랜드 디올에서 운영하는 카페니까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올리브노트 특별취재팀  olivenote@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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