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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ul 29. 2019

'SNS 인싸템' 눈알 젤리&먹는 색종이 직접 먹어봤다

"엄마, 눈알 젤리랑 먹는 색종이 사주면 안돼?"


얼마 전 초등학교 저학년인 첫째 아이가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눈알 젤리(트롤리)와 지구 젤리, 먹는 색종이(식용 색종이·몬스터 식용 종이)를 사달라고 졸랐다. 첫째 아이가 조르니 유치원생인 둘째 아이도 덩달아 사달라고 아우성쳤다.


평소 뭘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이 아니기에 '대체 그게 뭔데?'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이와의 세대 차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검색하니 최근 유명 키즈 유튜브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 간식들로 소위 '인싸템'(인사이더 아이템)이라 불린단다.            

먹는 색종이(좌)와 눈알 젤리.

세 제품을 구하기 위해 주말에 남편과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 (온라인은 배송비가 있어 패스) 주말에 문을 연 문구점을 찾는 것도 힘들었거니와 세 제품 모두 정말 인기가 많은 게 맞는지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몇몇 학교 앞 문구점을 돌고 돌다 결국 옆 동네에 가서야 눈알 젤리와 먹는 색종이를 발견했는데 아쉽게도 지구 젤리는 구하지 못했다. 오 지저스! 지구 젤리는 대체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집에 돌아와 검은색 봉지에 담겨 있던 눈알 젤리 두 개와 먹는 색종이 한 팩을 꺼냈다. 봉지에서 툭 떨어진 젤리의 섬뜩한 모습에 잠시 말을 잃었다. 분명 젤리인데 흰 눈알에 동공과 홍채까지.. 인체 모형인가 싶을 정도로 매우 세세하게 표현돼 있었다. '당최 아이들은 이런 것을 왜 좋아할까'란 생각에 혀를 끌끌 차는 새 아이들이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간 더 큰 젤리의 가격은 개당 2500원. 떡볶이 1인분 가격과 맞먹는다. 시신경 같은 빨간 선이 그려져 있는 플라스틱 포장을 벗겨내니 하얗고 말랑말랑한 눈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엄지와 검지로 눈알 젤리를 잡고 꾹 눌러보니 말캉한 마시멜로를 만질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가위로 젤리 절반을 자르니 빨간 시럽이 흘러나온다. (헐.. 이건 누가 봐도 빨간 피로 보이게끔 노린 거다)


눈알 젤리를 직접 먹어보니 처음엔 폭신한 식감이었고 씹을수록 쫀득쫀득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딸기향이 나는 빨간 시럽은 새콤한 맛이 났다. 아니 시큼한 맛에 더 가깝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불량식품 그 이상이 될 수 없는 싼 맛으로 호기심에나 한 번 사 먹어 볼만한 간식이었다. 그렇게 5000원(총 2개)이나 주고 산 눈알 젤리는 단 5초 만에 뱃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먹는 색종이는 눈알 젤리보다 더 실망스러웠다. 10장이 한 묶음으로 돼 있는 먹는 색종이는 2000원에 샀다. 장당으로 따진다면 1개에 2500원짜리 눈알 젤리보단 가격이 훨씬 저렴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 하지만 우리 식구 모두 한 입씩 베어 물고는 말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


아깝게 왜 버렸냐고? 먹는 색종이는 뻥튀기 같은 과자로 만들어졌다. 양손으로 색종이를 잡고 쪼개니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로 유튜브에서 유명세를 떨친 게 이해가 될 만큼 바삭거리는 소리가 고막을 자극했다. 그러나 맛은 아주 볼품없었다. 분명 사과 맛을 샀는데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소리만 듣기 좋았지 식감은 마치 포장지를 뜯은 채 며칠간 방치해 눅진해진 뻥튀기를 씹는 느낌이었다.


눈알 젤리와 먹는 색종이 중 '굳이' 하나를 아이에게 사줄 생각이라면 개인적으론 돈 주고 사서 버리지 않고 다 먹을 수 있는 눈알 젤리를 추천한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순삭할 수밖에 없는 간식이다. 하지만 이 돈 주고 눈알 젤리와 먹는 색종이를 살 바에 떡볶이, 순대 등 맛있는 분식을 사 먹는 게 훨씬 낫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지혜 기자(영상제작=강은혜 AD)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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