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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Aug 08. 2019

[체크노트]일본 제품 바코드로 구분 가능? 직접 해보니

일본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해 반일 감정이 높아지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5개 일본 차 브랜드의 7월 판매량은 2674대로 전월과 비교해 32.2% 급감했고요.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전월보다 45.1%나 줄었어요. 


맥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여름철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 제품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죠.


일본 차, 일본 맥주뿐만 아니라 일본 제품 전반에 걸쳐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는데요. 맘카페와 각종 SNS를 중심으로 일본 제품을 확인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상품 바코드를 촬영하면 일본 제품인지 알려주는 앱 'NO일본'과 '노노재팬'의 화면. 출처=화면캡쳐

"49(사구) 싶어도 45(사오)지 말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일본 제품의 상품 바코드의 앞자리가 49 혹은 45로 시작한다는데서 착안해 기억하기 쉽게 문구로 만든 것이라고 해요.


'상품 바코드의 앞자리 숫자가 49 혹은 45로 시작하면 일본 제품'이라는 이 구분법은 사실일까요?


일단 이 구분법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주장인데요. 상품 바코드의 첫 세 자리는 민간 국제표준기구인 'GS1'이 각국에 부여하는 국가 코드입니다. 우리나라는 880을, 일본은 450~459와 490~499를 쓰고 있어요.            

우리 주변에서 450~459와 490~499로 시작하는 일본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물건들의 바코드를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모나미 네임펜 등 우리나라 제품은 하나같이 숫자 880으로 시작하고요. 태국에서 사 온 호랑이 연고는 885(태국 국가 코드는 885), 프랑스 브랜드인 눅스의 핸드크림은 326(프랑스의 국가 코드는 300~379), 독일 브랜드인 니베아의 크림은 400(독일의 국가 코드는 400) 등 대부분 국가 코드대로 착착 맞아떨어지더라고요.


헉! 정말 일본에서 2년 전에 사 온 안약의 바코드 숫자는 498, 일본산 TV 액정닦이는 490으로 시작하네요. (여러분도 갖고 계신 물건의 바코드를 한번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물건의 바코드를 이렇게 유심히 쳐다본 건 처음이네요. ㅎㅎ)            

미국 P&G의 제품인 페브리즈는 제품 브랜드와 원산지가 모두 일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본 국가 코드를 사용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지난 기사(☞관련기사 "구몬학습지 일본 거 맞아요?" 딱 알려드립니다)에서 사실상 일본 기업의 제품이라고 지적했던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의 바코드를 살펴보니 880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일본산이라도 국내에서 재포장을 거치거나 국내에서 제조한 경우에는 우리나라 코드로 찍히기 때문에 바코드가 880으로 시작한다는 겁니다. 즉, 상품의 바코드 숫자가 880으로 시작한다고 해서 모두 국산 제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게다가 제품 브랜드와 원산지가 모두 일본이 아닌데 일본 국가 코드를 사용하는 제품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페브리즈입니다. 페브리즈는 본사가 미국에 있는 P&G의 제품인데요.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태국으로 표기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코드 숫자가 49로 시작하더라고요. 이로써 국가 코드가 반드시 상품의 원산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네요.


그렇다면 일본 제품을 꼭 골라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본 제품인지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판별법은 상품 바코드에만 의존하지 말고 제품 패키지에 등록된 원산지, 생산지, 제조지의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랍니다. 하루 빨리 일본 정부가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소비자가 마음 편히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네요.


김은정 기자  ejkim@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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