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이들은 평균 3.7세에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합니다. 대체로 '아이가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면 좋겠다'란 부모의 기대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아이가 스트레스만 받고 영어에 질려버릴 수 있습니다.
아이가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올리브노트가 얼마 전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엄마가 말하는 우리 아이 영어 공부의 시작' 강좌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강연자는 4개 국어에 능통한 국제회의 통역사이자 번역가인 이윤진 씨였는데요. 배우 이범수 씨의 아내이자 '소다맘'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애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익히는 '암묵적 학습' 중요
이날 강연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바로 '노출의 중요성'과 '놀이 중심의 학습법'입니다.
우선 아이가 영어 환경에 장기적, 주기적으로 노출되면 쉽게 언어를 익힐 수 있다는 거예요. 이때 교육 방법은 '암묵적 학습'이어야 하는데요. 암묵적 학습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익힐 때 '배운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배워지는 것'을 말해요.
예컨대 한글을 전혀 모르는 아이가 TV 방송을 볼 때 좋아하는 만화 제목만 나와도 반응하는 것처럼 말이죠. 아이는 한글을 전혀 모르지만 TV에 보이는 단어 형태만 보고 '뽀로로!'라고 말하는데요. 그간 방송을 꾸준히 보면서 그 단어가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저장됐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 반대의 학습방법은 '명시적 학습'인데요.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거나 단어장을 외우는 것 같이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아는 학습 방법이에요. 우리 부모 세대가 대체로 해온 공부법이기도 하죠.
이윤진 씨는 "어린 시절 자카르타에 살면서 프랑스 문화원에 놀러 다녔더니 프랑스어를 자연스럽게 익혔다"며 "이후 한국에 와서 프랑스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전부 잊어버렸었는데 (통역을 위해)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옛 기억이 그대로 살아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프랑스어로 자신감이 붙어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중국어에도 도전했는데 정말 힘들었다"면서 "영어 노출이 적은 한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라도 영어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통번역가의 엄마표 영어 수업.."시청각 자료 적극 활용"
이윤진 씨는 평소 아이들 스스로 영어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려고 노력한다고 하고요. 따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엄마표 영어 수업을 합니다.
이 씨는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다을이는 영어로 된 짧은 동화책을 읽고, 초등학교 저학년인 소을이와는 영문 기사를 쓰고 읽어 보는 연습을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때 영문 기사는 아이가 읽고 싶은 내용의 것을 골라서 읽어요. 무료 자료를 프린트해서 사용하거나 지역 내 도서관을 적극 활용하면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답니다.
또한 그는 "원어민 발음을 듣고 따라 써보고 녹음기를 이용해 자신의 발음을 들어보는 것도 영어 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이윤진 씨는 아이가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팁도 전했는데요. △영어 학습 관련 모바일 앱 활용 △영어 단어 찾기 게임 △좋아하는 팝송 듣기 △유튜브 영어 방송 보기 등을 꼽았습니다.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방법으로 영어를 접하면 '배운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배워져 거부감 없이 언어를 익힐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이 씨는 "세계로 뻗어 나갈 기회 앞에서 어린 시절 영어를 배우지 못했거나 문화를 잘 알지 못해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꽤 많이 봤다"며 "그만큼 아이가 영어를 배우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관련기사 "영어 조기교육보다 '오픈마인드' 먼저"(외국계 직장인 Ver.))
이어 "아이가 어릴 때 경주마처럼 공부만 시키는 방법보다 여행 등 많은 경험을 통해 아이가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에 겁먹지 않도록 말을 많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