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연하 남편과 사는 아내=남편에게 사위와 며느리 간 차이가 있는 건지 물어 보고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시댁에 안 가겠다고 할 겁니다 ㅋㅋ 이건 남편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해요. 그리고 요즘 대세인 '며느라기' 책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 책에 사위와 며느리의 극명한 차이와 그 사례, 정말 똑같은 상황이 나와요. 보면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4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지난해 추석 전날 시댁에 가서 음식을 준비하고 당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차례를 지낸 뒤 산더미처럼 나온 설거지를 마주하고 있을 때였죠. 연휴 내내 쿨쿨 잠만 자던 남편이 미안했던지 설거지를 하겠다고 하자 옆에 있던 시어머니 曰 "네가 하기에 설거지가 너무 많으니 그냥 네 처 시켜". 그 말을 듣고 뒷골이 확 당기더군요.
다음날 시누이와 그 남편(아주버님)이 왔는데, 제 남편이 소소한 집안일을 아주버님한테 시키려고 하자 시어머니 曰 "며느리면 몰라도 사위한테 어떻게 일을 시키니". 저는 또 한 번 뒷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흥분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시어머니에게 너무하신 게 아니냐"고 따지듯이 말했고 기분이 언짢아진 시어머니도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렇게 어색하게 추석 명절은 지나갔고 이후 몇 달 간 시댁과의 왕래는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해 추석 때 일을 생각하면 이번 설에 시댁에 가기가 영 꺼려지는데요. 그렇다고 아예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고민이네요. 시어머니와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없으니 풀긴 풀어야 할텐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여러분들은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셨나요?
◇두 딸내미 키우는 워킹맘=명절에 왜 모든 집안일이 여자 일인가요. 온 식구가 같이 해야지!! 굳이 저런 상황에서 갈등을 풀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 남편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또는 아이들의 할머니이기 때문에? 그럼 내 고통을 누가 알아주나요 -_-?
남편이 사이에서 중재를 잘해야 하는데 저런 상황이라면 남편에게 굉장히 섭섭하고 화가 날 것 같아요. 며느리도 자기 집에선 귀한 자식인데.. 저라면 시부모님에게 '굉장히 불쾌했다'는 것을 잔뜩 티 내며 이번 설엔 남편 혼자 시댁 가라고 할 듯해요.
◇두 살짜리 아들 키우는 워킹맘=남편은 도대체 뭐했대요. 자기 와이프가 그런 소릴 듣는데 가만히 있었다면 전 이혼 추천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했나요. 전 4가지 대처 방법이 떠오르네요. ①남편과 한 판(?) 제대로 붙는다 ②지난 명절에 당했던 수모에 대해 확실한 사과를 받는다 ③이번 명절도 안 가길 추천하지만.. 굳이 가야 한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애만 본다 ④시어머니가 뭐라고 하든 남편을 시킨다.
◇딸내미, 갓 태어난 아들내미 키우는 워킹맘=저라면 남편을 잡을 것 같은데요. -.- 저희 시어머니도 남편이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네가 하면 느려서 안된다며 은근슬쩍 제게 시켜요. 전 그래서 다음부터는 남편 보고 내가 할까? 라는 말하지 말고 조용히 장갑 끼라고 했어요. ㅋ
◇4살 연하 남편과 사는 아내=남편에게 사위와 며느리 간 차이가 있는 건지 물어 보고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시댁에 안 가겠다고 할 겁니다 ㅋㅋ 이건 남편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해요. 그리고 요즘 대세인 '며느라기' 책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 책에 사위와 며느리의 극명한 차이와 그 사례, 정말 똑같은 상황이 나와요. 보면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3살짜리 딸아이 키우는 아빠=시어머니 생각이 잘못됐네요. 남편 역시 어머니의 말에 바로 "아니 나도 손이 있고 발이 있는데 왜 못하냐"며 화를 내줬어야죠. 거기서 남편이 어물쩍 있으니 아내와 시어머니 모두 애매해진 겁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남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영화 'B급 며느리'를 추천합니다.
◇돌쟁이 딸내미 엄마=전 사실 고부갈등이랄 게 특별히 없어요. 설사 있더라도 남편이 중간에서 알아서 중재하는 편이에요. 처음부터 알아서 중재를 했던 건 아니고요. 제가 옆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시켰더니 어느 순간 알아서 잘 처신하더라고요. 그리고 다행히도 시어머니가 원래 쓴소리 잘 안 하시는 타입이세요.
◇미미 자매 키우는 엄마=같은 며느리 입장으로서 너무 기분 나쁜 말이네요. 시어머니도 며느리로 살아오셨음에도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걸까요. 그럼에도 시어머니와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네요.
시어머니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보면 어떨까요. 새로운 가족 일원이 된 데에 대해 너무 어렵고 힘든 상황을 시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어머니의 말씀이 얼마나 상처가 됐는지 솔직하게 먼저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설이나 추석, 생일 등 기념일에만 어른들을 찾아가기보단 종종 시어머니와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데이트도 해보고.. 그러면 좀 더 가까워지고 빨리 친해지지 않을까요?
◇딸바보이자 애처가 남편=가부장적인 집안에서 그나마 덜 가부장적인 남편인 것이 불행 중 다행이네요. 이런 경우 남편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아내분이 평소에 계속 주입(세뇌)을 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남편과 집안일, 육아를 같이 한다면, 시댁에 가서도 자연스럽게 남편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어머니가 뭐라고 해도 남편이 집안일의 힘듦을 알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같이 할 것 같습니다.
◇딸내미 하나 키우는 워킹맘=상황적으로는 무척 화날 만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순간 화는 나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갖길 추천합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내 새끼'인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그런 마음을 말로 내뱉으면 안 되고 그러면 위험해지는 게 사실이죠.
부모 입장에서 눈 감고 이해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가 만약 나중에 시어머니가 되고, 며느리를 보면 어떨까? 말을 내뱉지는 않더라도 아들이 설거지하는 모습이 썩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결혼할 때부터 "어차피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는 남의 자식일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더 편하더군요.
그 말인즉 "내 남편 역시 우리 엄마에게 아들일 수 없으며, 시어머니 역시 나에게 어머니일 수 없다"와 같은 말입니다. 며느리로서의 예의를 차리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게 서로에게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큰 법. 시어머니는 남의 어머니, 며느리는 남의 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남편의 역할이죠. 어머님이 그런 스타일이라면 시댁에선 "그래 내가 해주지 뭐"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집에 와서 그만큼 남편에게 집안일을 할 책임을 부여하는 겁니다. 친정에 가면 설거지 같은 집안일은 모두 남편에게 시키세요. 시어머니가 그렇듯 나의 엄마도 내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 않으실테니까요. ㅎㅎ
◇두 돌 딸내미 키우는 전업맘=시어머니한테 서운한 일이 생겨 신랑한테 하소연하면 신랑은 자주 안 만나야 갈등이 없다며 당분간 시댁에 가지 말자 하더라고요. 한 달 정도 연락도 안 드리고 찾아뵙지도 않으니 맘은 불편했지만 그 기간 동안 시어머니가 '아, 얘가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성깔 있구나' 느끼셨던 것 같아요.
예전보단 서먹하게, 가족이 아닌 손님처럼- 한걸음 물러서서 서로를 대하다 보니 갈등 빚을 일은 생기지 않네요. 가족끼리 이래도 되나 싶다가도 스트레스 받는 것보단 낫다 싶어서 할 도리만 합니다. 웃픈 현실이죠 ㅠ
◇딸·아들 키우는 맞벌이 아빠=먼저 아빠를 대표해서 사과드립니다. 고부 간의 갈등은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어떤 성향인지 모르겠지만 평생을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온 분이 며느리가 말 한마디 했다고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편분께서는 본인이 고민하는 부분을 고민이라고 공감하시고 계신가요? 시댁과 치트키는 아빠, 처가와의 치트키는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남편분과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남편분의 행동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전에 남편분과 입을 맞추고 설거지 타이밍이 되면 아이와 방에서 놀고 아빠가 설거지를 하는 거죠. 시어머니께서 뭐라 하시면 아빠가 "애랑 노는 게 더 힘들어"라고 답하기도 하고요.
선천적으로 남편분이 알아서 커트를 안 해주시면..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서 해주게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편분께서 미안한 듯 설거지하려고 하신 걸 보면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명절은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모두가 즐기는 자리여야 하는데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놀기만 해서 힘든 것 같습니다.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딸둥이 예비맘=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는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편이 중간자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어머니와 관계가 좋을 수도 혹은 삭막해질 수도 있으니깐요... 그러나 결혼해서도 이전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대부분인 한국 남편들인지라 참 씁쓸하네요.
힘들지만 남편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나의 입장과 시댁에서의 불합리한 일들을 이해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먼저 남편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반복하게 될테니깐요.
이미 몇 달 간 시댁과 왕래가 없었다면 굳이 옛날 일을 꺼내 풀기보단 철판 깔고 아무렇지 않은 듯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랜만에 연락한 것만으로 반가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요즘엔 속에 담아두기보단 할 말은 해야 한다고 해요. 혼자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고 시어머니한테도 이런 부분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ㅠ 이런 고민 안 해도 되는 시대를 만들어요 우리!!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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