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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Feb 19. 2018

싱가포르 직장인 4년차 언니의 '잡서치 꿀팁'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라는 것을 증명하듯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는 고층 빌딩들.
그래, 싱가포르에서 일을 찾은 건 최고의 선택이었어

퇴근길 자전거를 타고 싱가포르의 멋진 야경을 벗 삼아 집으로 돌아가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다. 가끔 한국에서 일에 찌들어 사는 친구들의 얘기를 전해 들을 때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더 많은 한국 친구들이 나와 같은 삶을 살아보길 바라는 마음에 '싱가포르에서 일 구하기'를 주제로 몇 글자 적어보려 한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다. 홍콩과 그 자리를 두고 늘 경쟁하고 있지만 둘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홍콩이 중국으로 가는 교두보라면 싱가포르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 기지다.


그래서 싱가포르에는 질 좋은 직장이 많다. 현재 700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로컬 회사까지 더하면 일자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지난해 기준 2.1%에 불과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수만 해도 140만명에 다다른다. 싱가포르 인구가 570만명이니 상당한 비율이다.


물론 일자리가 많다고 취업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사람에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더 기회가 많은 곳임엔 틀림 없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경. 호텔 뒤로 보이는 바다 위의 수많은 배만 봐도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무역 거점인지 보여준다.

또 직접 느낀 바로 싱가포르와 한국은 직업과 직장에 대한 의식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대학교를 졸업하고 기업 공채시험을 통해 입사하면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다닌다. 요즘은 점차 이직을 많이 하고 있는 추세지만 한국 정서상 잦은 이직을 그리 좋게 보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 공채를 통해 한 회사에 7년을 다녔으니 말이다.


반면 싱가포르는 턴오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대체적인 정서가 한 회사에 충성하며 뼈를 묻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적당한 시기에 회사를 옮겨 경험을 쌓고 몸값을 올리거나 직급을 올린다.


이런 분위기와 사회적 상황 덕분에 싱가포르 내 이직 시장은 상당히 발달해 있다. 특히 싱가포르 직장인들은 보너스를 받고 난 후에 이직을 많이 한다.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싶다면 많은 기업들이 보너스를 지급하는 2~3월 전후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직을 할 땐 주로 헤드헌터나 내부 추천,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하며 요즘은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한 구인·구직이 매우 활발하다.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 아시아 태평양 본사' 내부 모습.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도 싱가포르에 들어와 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보편화된 구인·구직 방법은 '헤드헌터'를 통하는 거다. 싱가포르에 있는 유명한 헤드헌터 회사 몇 곳에 이력서를 보내고 원하는 조건과 포지션을 알린다. 이후 적절한 포지션이 나오면 헤드헌터가 연락을 주고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해 준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채용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헤드헌터를 통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헤드헌터를 활용하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인터뷰 진행 과정을 포함해 연봉협상, 계약서 작성, 비자 문제 등을 고려하면 헤드헌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내부 추천'이다. 싱가포르에서 많이 이루어 지고 있는 구인·구직 방법으로 본인이 관심 있는 산업과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역시 흔히 말하는 '인맥'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처럼 학연 지연에 국한된 인맥이 아니라 본인이 노력해 충분히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인디드(Indeed) 등 '구인·구직사이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이 직접 채용 내용을 올리면 지원할 수 있다. 또 헤드헌터가 구직 내용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 이들과의 컨텍포인트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LinkedIn'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본인의 프로필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 헤드헌터들이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원하는 조건의 포지션을 검색해 기업의 채용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원하는 포지션에 쉽게 지원할 수도 있다. 구직 이외에도 다양한 정보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어 Linkedin 활용을 추천한다.


원서 지원 후 인터뷰 기회를 얻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터뷰 프로세스는 회사에 따라 모두 제각각이다. 지원자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을 경우 대부분 초기 인터뷰는 주로 전화나 스카이프(skype) 인터뷰로 진행된다. 물론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직접 면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인 삼성 역시 싱가포르에 들어와 있다.

다음으로 해외에서 일할 때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이 '워킹 비자(working visa)'가 아닐까 싶다.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이 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워킹 비자는 크게 세가지 종류가 있다. EP(Employment pass), SP(S Pass) 그리고 WP(Work Permit)이다. 관련 자격과 학력, 업무경력 및 월급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달라지며 이외 배우자와 가족 비자로도 일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다른 국가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외국인 비자 시스템이 상당히 잘되어 있다.


그렇다고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건 아니지만 본인의 경력과 급여, 포지션에 적절한 비자를 신청한다면 다른 영미권 국가들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의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보통 비자는 2년 기간으로 발급돼 그때마다 한 번씩 연장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회사 소속으로 신청해 발급되는 비자이기 때문에 해당 회사를 그만두면 바로 취소된다.


싱가포르의 노동법도 알아보자. 싱가포르 노동법은 자국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적용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국적에 관계없이 매니저 이상의 직급이거나 월급여 4500 싱가포르 달러(SD)가 넘으면 노동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노동법에 의한 보호 대상이 아니면 휴가나 복지 등을 포함한 근로계약 조건 등은 모두 회사 내 규정과 개인의 계약조건을 따른다. 즉, 개인의 근로 계약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근로계약서를 쓰기 전 연봉협상도 중요하지만 그 외 원하는 근로 조건을 인사팀과 잘 조율해 계약서에 반영해야 한다.

싱가포르 직장인들은 일이 끝나면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이곳 '클럽 스트리트' 등에서 식사를 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곤 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아마 '언어장벽'이 아닐까 생각한다. 뻔한 대답일지 모르지만 포지션과 직업군에 따라 언어장벽의 높이는 상당히 다르다. 싱가포르는 중국어와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두 언어 중 하나는 가능해야 최소한의 업무를 하거나 직장동료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들이 많은 까닭에 어떤 한 나라 언어(물론 한국어는 제외다)를 잘하거나 해당 경력과 기술이 있다면 영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한국 마켓 담당이나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국 기업 내 자리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태어나서 한번은 해외에서 일해보는 게 소망이라면 밝아온 새해, 외국인 취업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싱가포르에서 그 기회를 엿보길 바란다.

싱가포르=김미리 객원기자  olivenote@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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