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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Feb 23. 2018

에클레어만 안다고?프랑스 디저트 슈, 어디까지 먹어봤니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 슈

이제 우리나라 제과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슈, 혹은 슈크림이라고 불리는 동글동글하고 달콤한 디저트는 프랑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슈(Choux)는 불어로 양배추라는 뜻이다. 구워진 과자의 동그랗게 굴곡진 형태가 영락없이 양배추와 꼭 닮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그리고 우리가 슈크림이라고 알고 있는 노란 크림의 정식 명칭은 영어로는 커스터드 크림(Custard Cream), 불어로는 크렘 빠띠시에(Crème Pâtissière)라고 한다.


겉 껍질이 되는 반죽은 빠따슈(Pâte à choux)라고 불린다. 18세기의 한 요리사가 파이 굽기에 실패한 반죽에 계란을 섞어 다시 구운 데서 시작됐다는 기원처럼 반죽을 스토브에서 한번 볶아준 후 계란과 섞어 오븐에 굽는 독특한 조리과정을 거친다. 특별한 조리과정만큼 전통적인 케이크나 과자의 질감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그리고 부풀어 올라 반죽 안이 텅 비어 크림을 채워 넣기 좋은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슈는 프랑스를 넘어 전 유럽인들에게 사랑받게 되었고, 반죽의 굽는 모양 변경이나, 다양한 크림의 선택으로 자유로운 변주가 가능한 특성 때문에 많은 창의적인 빠띠시에(Pâtissier, 제과사)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돼 왔다. 이번에는 동그란 슈나 길쭉한 에끌레흐(Ecliar, 영어식 표현은 에클레어) 정도에 익숙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프랑스에 일반화된 다양한 형태의 슈 디저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에끌레흐(Éclair)

기본적인 형태의 에끌레흐

불어로 번개라는 뜻을 가진 길쭉한 모양의 슈. 동그란 슈에 비해서 한입씩 베어먹기 편해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고 해서 번개라는 이름을 얻었다. 속을 가득 채운 크렘 빠띠시에는 전통적으로 바닐라, 초콜릿, 커피 정도가 대표적이었지만, 크리스토프 아담(Christophe Adam) 셰프의 에끌레어 드 제니(Éclair de Genie)의 폭발적인 성공과 함께 몇 년 전부터 마카롱에 버금가는 다양한 크림과 색색깔의 화려한 글라사쥬로 다양하게 발전되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끌레흐 드 제니(출처:에끌레흐 드 제니 홈페이지)

◇파리브레스트(Paris-Brest)

파리브레스트

20세기 초 빠띠시에 루이 듀랑(Louis Durand)에 의해 개발된 디저트. 파리와 브레스트 지역을 잇는 자전거 경기를 기념하며 자전거 바퀴의 모양을 따 동그란 형태로 만들어진 슈다. 이 디저트의 압권은 크림인데, 크렘 빠띠시에와 프랄리네(Praliné, 캐러멜을 입힌 아몬드와 헤이즐넛을 곱게 갈아 만든 페이스트)의 조화로 맛의 밸런스가 절묘하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프랑스에 와서 이 디저트에 꽂혀서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었다.


◇헬리주스(Religieuse)

헬리주스

동그란 큰 슈 위에 같은 모양의 작은 슈를 올리고 반짝거리는 퐁당 글라사쥬로 마무리한 디저트. 19세기 후반 파리의 Frascati라는 카페에서 개발된 디저트. 기존의 슈 형태를 당시의 우아함을 추구하는 파리지엥들의 취향에 맞게 화려하게 변형시켜 크게 유행된 것으로, 현재까지 그 역사가 이어져오고 있다. 서로 다른 크기의 슈로 인해 위층과 아래층의 반죽과 크림과의 비율이 달라 같은 재료임에도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초콜릿, 캐러멜, 커피 맛이 일반적이다.


◇상또노레(Saint-Honoré)

상또노레

제과사의 수호성의 이름을 딴 디저트. 겹겹이 바삭한 페이스트리 반죽 위에 크렘 빠띠시에를 올리고 그 위에 장식으로 캐러멜을 입힌 작은 슈와 바닐라 크림으로 장식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후반, 파리의 유명한 디저트점인 'Chiboust'의 젊은 빠띠시에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바삭한 파이지와 크림을 가득 채운 슈, 다양한 종류의 크림의 조화로 현재까지 많은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상 소개한 슈 디저트들은 다양하게 변주된 형태들 중 그 맛으로 인정받아 프랑스 전국에 어느 제과점에 가도 찾아 볼 수 있게 대중화된 것들이므로 프랑스 여행 중 발견하게 될 경우 용기 있게 도전해 보길 권한다.

리옹=김지수 객원기자  kkotp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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