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젠 지쳤어요.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아이들을 맡기는 거. 맡기는 사람에게도 미안하고 아이들에게도 못할 짓이고. 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러나 싶더라고요. 직장을 그만둔 건 지금도 후회돼요. 그래도 어쩔 수 없죠."-지난해 여름 11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 김연수(39세) 씨
#2. "아이 둘을 낳고 재취업에 성공했어요. 셋째를 낳고도 육아휴직 후 재출근했어요. 그만큼 그 일을 하는 게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진 거예요. 진짜 못하겠더라고요. 회사도 불안하고 집도 불안하고. 지금도 불안하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죠."-지난해 봄 코로나로 직장을 그만둔 이미현(33세) 씨
#3. "올해 코로나 후폭풍이 더 거셀 것으로 보여서 저의 사회생활도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직감하고 있어요. 인생의 3분의 1을 함께한 회사라 막상 나오고 나면 우울할 것 같아요. 벌써도 그러니.. 그런데 어쩌겠어요 상황이 이런걸."-올해 퇴사를 계획하고 있는 한지윤(40세) 씨
지난해는 워킹맘에게 가장 혹독한 한 해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이 일과 가정을 동시에 끌어가기 어려운데 경험해 본 적 없는 '코로나19(COVID-19)'까지 터지면서 겨우 잡고 있던 직장의 끈을 끊어낸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진 탓입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자녀특성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자녀가 있는 여성 취업자는 전년 동기대비 5.5%(15만6000명) 줄어든 267만2000명이었습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이래 첫 하락입니다.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전년비 1.6%포인트(p) 줄어든 56.8%를 보였습니다.
워킹맘은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이후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에 재취업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업체들의 고용 사정이 나빠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통계는 만 15~54세 결혼을 한 여성 중 만 18세 미만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여성 총 48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이들의 고용률은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자녀가 어릴수록 낮은 것이 특징적이었는데요. △자녀가 한 명일 경우 고용률은 57.1% △자녀가 둘일 경우 54.8% △자녀가 셋일 경우 51% 순이었습니다.
자녀가 한 명인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7만8000명(1.1%p) 줄어든 127만명, 자녀가 두 명인 여성 취업자는 전년대비 6만8000명(1.7%p) 감소한 119만6000명이었고요. 자녀가 셋 이상인 경우는 20만7000명으로 전년비 1만명(2.1%p) 줄었습니다.
자녀 연령별로 살펴보면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47.5%로 다른 연령대의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7~12세 초등학생(58.5%) △13~17세 중학생(65.3%)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전년대비 고용률 감소 폭은 △초등학생(7~12세) 자녀를 둔 여성이 2.7%p로 가장 컸고요. △자녀가 6세 이하인 여성의 고용률이 1.6%p △13~17세 0.8%p 각각 줄었습니다.
자녀와 함께 살며 일하는 여성의 40%가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었는데요. △200만~300만원 미만이 31.5%로 가장 많았고, △100만~200만원 미만이 30.9% 두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300만~400만원 미만이 14.9%, △400만원 이상(14.4%)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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