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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Feb 27. 2018

'산후비만 9년차' 워킹맘의 아찔한 다이어트 도전기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지금, 전 인생 처음으로 '다이어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지난해 9월 산후 체중 증가와 관련된 기사(살쪄도 아름다운 당신 '엄마')를 쓸 때까지만 해도 출산 전보다 13~14kg 가량 찐 상황이었는데, 그로부터 약 5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5kg가 더 불어났기 때문이죠. (물론 육아와 일을 병행하니 삶이 살이 찔 만큼 편하진 않았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진짜 올해는 살 좀 빼야겠어요"

무심코 입 밖으로 튀어나온 영혼없는 제 말에 선배들의 눈빛이 번쩍였습니다. 한 선배는 "결혼 전 옛날 몸매로 돌아가게 해주겠어!"라며 의지를 불태웠죠. (스쿼트 한 번을 제대로 못하는 비루한 제 몸에 아주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 물론 제가 운동 면에선 의지박약한 생물체라는 것을 알기에 다들 제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6개월 안에 목표 몸무게를 달성하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_-

첫 아이를 임신하고 살이 계속 붙더니 출산 후 몸무게는 13kg가 늘었습니다. 이후 둘째 아이를 낳고 바삐 살다보니 어느새 제 몸무게는 결혼 전보다 18kg이나 불었습니다.

약간의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간 '이 살은 출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실은 출산한지 너무 오래돼 그냥 핑계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늘어가는 살에 맞춰 매번 더 큰 옷을 사야하는 현실이 우울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엄마 배는 뚱뚱배"라고 장난칠 때도 우울했죠.


그리고 지난 26일 태어나 처음으로 PT란 걸 시작했습니다.


결혼 9년차 두 번의 출산. 첫째 출산 100일 이후 헬스장 두 달, 둘째 출산 이후 요가 한 달 다닌 게 제 운동 경험 전부입니다. 그마저 제대로 나가질 않았으니 사실 무(無)경험에 가깝다고 봐야 하죠. 제 목표는 6개월 안에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것입니다. 육아에도 엄청난 체력이 필요한 만큼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고 특히 출산 이후 다른 신체 부위보다 급격하게 늘어난 복부 살을 빼고 탄탄한 몸을 만드는게 목표죠.

인바디 결과지(좌)에 1차 충격, 마음 처럼 움직이지 않는 제 몸에 2차 충격을 받았습니다.

먼저 운동 전 제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바디 체크를 했습니다. 결과지에 떡하니 적힌 63.6kg. '비만' '과체중'이란 단어가 눈에 띄죠? 반대로 근육은 너무 없어 그래프가 C자형을 띄고 있습니다. 보통 어느 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I형, 지방이 없고 근육이 많은 이상적인 몸은 D형이라고 합니다. 제 몸뚱이는 있으란 건 없고 없으란 건 왜 이렇게 많은지. 운동을 해본 적도 없으니 기초대사량도 바닥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살이 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는데요. 운동을 시작하면 6개월 만에 출산 후 찐 18kg가 전부 빠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트레이너 선생님은 그 정도 기간이면 보통 7~8kg정도, 많게는 10kg가량 감량할 수 있단 믿을 수 없는 말을.. 정말 살이 찌는 건 쉽고 빼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더군요.


전신 사진을 찍고 난 뒤 트레이너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체형이 심하게 뒤틀려 있어 교정이 필요하다던 선생님은 "6개월 안에 될까요?"란 걱정을 하셨죠. (믿습니다. 이유나 선생님!) 전 출산 후 체형 교정 마사지를 받아 본 적이 없고, 평소 다리를 꼬거나 어깨를 움츠리고 타이핑을 하는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도 고쳐야겠네요.

이후 근육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 우드 바(wood bar)를 가지고 몇 가지 운동을 했습니다. 아주 '삐그덕 삐그덕' 살찐 관절인형인줄 알았습니다. PT가 끝나고 유산소 운동을 위해 실내 자전거를 35분간 탔는데 진짜 그동안 계단 오를 때 힘들다고 징징댔던 제게 돌을 던지고 싶었죠.


이날 가장 중요한 미션은 6개월 후 몇 kg까지 감량할 것인가 목표를 정하는 것이었는데 끝내 정하지 못하고 수업을 마쳤습니다. 목표 몸무게에 대해 '육아와 일에 체력을 소비하는 엄마들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이라고 말했는데, '바닥인 근력∙뒤틀린 체형'인 현재 제 몸 상태로는 목표치마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앞으로 딱 6개월, 이런 제가 올해 여름엔 비키니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래시가드라도 '똥배' 없이 예쁘게 입을 수 있을까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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