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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단톡방]둘째를 가져야 할까요?

by 올리브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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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결혼과 동시에 임신해 아이를 낳은 후 지금껏 스스로 자부할 정도로 열심히 키웠는데요. 요즘 들어 둘째를 낳을지 말지 남편과 고민 중입니다. 아이에게 평생 친구 같은 형제자매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반, 사랑스러운 아이를 또 하나 갖고 싶은 마음이 반입니다. 그러나 막상 둘째를 낳으려고 하니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가 없네요. 혹시 두 아이를 키우고 계시거나 저희 부부처럼 둘째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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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 키우는 전업맘=둘째는 사랑입니다. 첫째와 둘째가 많이 싸우기도 하지만 크면서 점차 잘 노는 시간이 길어지더라고요. 부모 입장에서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에요. 특히 저도 크면서 언니에게 심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던 터라 제 아이들도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위 외동인 아이들을 보면 어릴 땐 몰랐지만 크고 나니 혼자서 짊어져야 할 짐이 많은 것을 벅차하기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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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셋째를 임신 중인 딸 둘 맘=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아이 하나를 키우는 것보다 둘을 키우는 건 상상 이상으로 정말 힘듭니다. 부모의 사랑을 공평하게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요. 아이들이 서로 다툴 때마다 '엄마는 언니를 더 사랑해' '엄마는 동생을 더 사랑해'라고 투정을 부리는 걸 보면 속이 답답합니다.


작년엔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첫째 아이가 퇴원하자마자 둘째 아이가 바통터치하듯 입원해 2주가량을 '회사-병원-집'만 다니며 정말 고생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그때 잠깐 '내가 왜 애를 둘이나 낳아 이 고생을 할까'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낳은 것은 제가 지금까지 사고 친 많은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놀고 챙기는 모습을 보면 '낳길 잘 했구나' 생각이 들죠. 아이가 한 명이라도 집을 비우면 북적북적했던 집이 휑하니 텅 빈 느낌까지 듭니다. 물론 둘째를 낳는 것은 엄마 아빠와 아이의 의견이 중요하겠지만, 아직 생기지도 않은 아이를 두고 미래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지레 짐작해 판단할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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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하나 키우는 육아맘=아이에게 평생 친구 같은 형제자매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건 부모의 욕심입니다. 아이들끼리 친구같지 않을 수도 있고 아이가 동생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낳고 싶다면 경제적인 여유, 나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시고 결정하세요. 저는 사실 둘째는 정말 계획해서는 못 낳는다고 생각해요. 사고로 불쑥 생겨야 그냥 낳고 키우는거지... 이성적으로 생각해서는 결론 내리기 쉽지 않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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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 하나 키우는 워킹맘=아이를 낳은 건 세상에 태어나 제가 한 일 중 가장 가치로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최근 하나만 열심히 키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도 가치로운 일이니까요. 둘째를 가지면 그렇게 살지 못할 것 같아요. 잘 생각하셔서 좋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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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집 간 동생 덕분(?)에 공동육아 중인 이모=첫째에게 물어보세요.. 첫째가 동생이 필요하다고 하면 둘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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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하나 키우는 육아빠=시간이 지나 부모가 늙어 죽으면 세상 천지에 가족이라곤 형제자매밖에 없다. 클 때도 외롭지 않게 커 나가고 가정 내에서 배려, 협동심을 배우려면 둘째가 있는 게 더 낫다... 주변에선 이런 의견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형제자매가 있다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사 때 모이고, 서로 힘든 일 있을 때 그래도 형제자매가 도와준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 어른들 세대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벌써 우리 세대만 해도 형제자매는 그냥 명절 때 얼굴 보는 사이일 뿐 어렵다고 해서 내가 도와줄 여력이 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연락이라도 자주 하면 그나마 다행인 게 요즘 제 나이 때의 형제자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장 둘째를 가지면서 생기는 육아의 어려움, 경제적인 문제 등을 무시할 수 없는데 단순히 첫째에게 피붙이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의도만으로 그 모든 문제를 뛰어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혼자도 충분히 잘 키울 수 있다는 부모의 자신감(?)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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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 아들 딸 키우는 육아맘=저희 집은 듬직한 첫째 아들과 귀여운 둘째 딸. 너무나 좋은 조합이죠. 게다가 아이들 둘 다 성격이 온순해 잘 싸우지도 않아요. 행복은 아이가 하나일 때보다 2배로 늘었어요. 그렇지만 그만큼 경제적인 부담은 2.5배로 늘고 엄마로서 힘든 건 4배로 퐉 늘었네요. ㅎㅎ 맡길 데도 있고 충분한 경제력이 된다면 가지길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내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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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딸아이, 40일 된 아들 맞벌이 아빠=둘째가 아직 100일도 안돼 그런지 항상 잠이 부족하네요. 당분간 외벌이할 생각에 부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늘고 퇴근하고 손가락 꼼지락거리는 아이 보는 게 마냥 행복합니다. 또 첫째에게 저와 아내보다 오래 할 수 있는 동생 겸 친구 겸 남자 사람이란 동반자가 생기고 동생에게도 누나라는 평생의 동반자가 생겼으니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첫째 아이의 성격이 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저와 아내에게는 안 주던 간식을 동생에게 따로 챙겨주더라고요. 뭐 살 때 동생 것도 이야기하고요. 아이들의 배려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좀 더 크면 같이 놀아서 부모도 더 편해진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아직 모르겠네요. 그날이 어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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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된 딸내미 키우는 엄마=남편과 둘째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해왔는데요.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경제적인 부분과 주변에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 아, 제 커리어도 있네요. 아이가 14개월쯤 돼서 이제 슬슬 다시 일을 하려고 하는데 만약 내년이나 가까운 미래에 둘째를 낳게 되면 또다시 경력단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요.


그리고 두 아이가 커서 부모 마음처럼 서로 진짜 친구처럼 평생 지내줄지도 미지수이고요. 남편과 저는 우선은 지금은 둘째는 없다는 마인드로 첫째를 키우고... 나중에 아이가 동생을 원한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김기훈 기자 core8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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