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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Oct 24. 2017

'우리집도 위험지대'
어린이 중독사고 막아라

아기가 어른 알약을 먹은 것 같아요

주부 A씨는 최근 잠깐 잠든 사이 아이가 진열대에서 감기약을 꺼내 먹은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병원에선 다행히 큰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켰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2세 여아가 간질 치료제를 주워 먹고 전신 쇠약증과 눈이 돌아가는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는 뉴스를 본 적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는 집. 하지만 어린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 역시 집이다. 특히 부모의 부주의로 가정에서 방치한 의약품, 가정용 화학제품 등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아이들이 잘못 먹거나 흡입하면 중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3~2015년)간 발생한 어린이 중독 사고는 700건이 넘는다. 이 중 의약품에 의한 사고가 225건(31.9%)으로 가장 많았고 청소∙세탁용품에 의한 사고가 90건(12.8%)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3년(2013~201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어린이 중독사고(자료=한국소비자원)

문제는 전체 어린이 중독 사고의 60% 이상이 3세 미만 영유아에게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입에 넣으려는 습관이 있다. '위험' 문구가 있더라도 읽지 못하는 것이 당연. 환경 개선과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어린아이들이 모르고 꿀꺽 삼켜버린 화학물질은 인체에 얼마나 위험할까.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의약품과 처방약, 가정용 화학제품에는 메틸알코올, 벤젠, 톨루엔과 같은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심장약과 혈압약, 당뇨병약, 항정신병약, 수면제, 진통제 등 일부 전문의약품들은 소량이라도 상당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소아용 해열소염제시럽(아세트아미노펜)은 주스로 잘못 알고 과다 복용(150mg/kg 이상)할 경우 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항고혈압제는 쇼크를 유발할 수 있으며 경구용 피임약은 치명적인 독성은 없지만 질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많은 가정이 의약품을 아이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장소에 보관한다고 생각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문제다. △가족 구성원이 아파서 의약품을 꺼내어 놓는 경우 △실수로 정량보다 많은 분량의 약품을 복용할 경우 △단순히 다른 약을 먹을 경우 등 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어린이보호포장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이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일부 가정용 화학제품 역시 아이가 소량만 섭취해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암모니아, 가성 소다(양잿물), 표백제, 하수구 용해제, 빙초산, 주방세제와 탄소 제거용 물질과 같은 부식성 화학제품들은 특히 위험하다. 급성 화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 파라핀과 같은 제품들은 쉽게 폐로 들어가 화학적 폐 염증을 유발하고 가정용 세척제, 해충퇴치제, 방습제, 소독제, 순간접착제, 나프탈렌 등도 어린이 중독사고를 유발한다. 화장품, 향수 등도 아이가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눈에 뿌리면 유해하다.


이 때문에 어린이 중독사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반드시 보호자가 준 것만 먹거나 만져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며 약품 설명서, 제품 사용 문구를 함께 읽어 주의사항을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용 화학제품이나 의약품은 아이의 손이 닿지 않으며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용 후에는 용기 뚜껑을 완전히 닫아야 한다.

어린이보호포장 용기는 5세 미만 어린이가 개봉하기 어렵게 설계됐다.

독성이 있는 가정 내 물질은 원래 용기에 보관해야 하며 절대 음료수병과 같은 다른 용도의 용기에 넣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중국에서 어린이 2명이 농약을 음료수로 잘못 알고 마셔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어린이 중독 사고는 대부분 어른의 부주의로 일어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어린이보호포장 용기에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어린이보호포장은 성인이 개봉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5세 미만 어린이가 열기 어렵게 만들어진 안전포장(용기)다. 대상품목은 방향제와 세정제, 접착제, 광택제, 얼룩제거제, 부동액, 워셔액 등의 공산품과 일부 화장품, 경구로 투여되는 일반의약품 중 아스피린, 철, 아세트아미노펜 등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다.


하지만 어린이보호포장 용기 역시 어린이의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제품을 사용할 때에도 아이로부터 한눈 팔지 말아야 한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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