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안 간 이는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이는 없다'는 중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늘 붙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가성비 짱'이라고 호평 받는 제품의 수가 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 엄빠들 사이에서 다이소의 어린이 장난감 중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잡는 잇템이 꽤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더군요. 과연 그 말이 사실인지 직접 다이소를 방문해 인기 장난감을 구매한 후 사용해 봤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직접 뽑은 '다이소 베스트·워스트 장난감 3'을 공개합니다!
◇"진짜 재밌어요!"..가심비·가성비 짱! 베스트3
1.빙빙블럭
3~4세 땐 잘 가지고 놀던 레고 블록 세트가 시시해졌는지 늘 새로운 걸 찾는 아이. 그래서 기회가 될 때면 마트나 쇼핑몰에서 파는 작은 레고 블록을 사줬는데요. 크기에 비해 가격이 어찌나 사악하던지요. 가장 저렴한 2만원대부터 시작해 비싼 건 10만원을 가볍게 넘더라고요. 5만원 이상의 제품부턴 손이 떨려 사지 못했다는 슬픈 사연..
그런데 다이소에서 본 이 '빙빙블럭'의 가격은 단돈 5000원!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해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조립을 다 하고 나면 바퀴가 마구마구 돌아간다니! 안 그래도 착한 가격이 더 착해 보였죠. 그래서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이가 제일 먼저 손에 집은 게 바로 이 장난감이었어요. 혼자 설명서를 보고 고민하면서 뚝딱뚝딱하더니 완성~! 다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정도예요. 설명서가 생각보다 잘 정리돼 있더라고요. 설명서를 따라하면 총 3가지 버전을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창의적인 작품도 만들 수 있고요.
사실 중국산이라 부품이 빠져 있거나 잘 맞춰지지 않는 부품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당연히인가요?) 그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어요. 이렇게 바퀴도 씽씽 잘 돌아가더라고요.
다만 사용 가능 연령대가 3세 이상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4세는 돼야 혼자서 조립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5세 이상부터는 옆에서 도와주지 않아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듯해요. 부품이 작지 않아 잃어버릴 일이 없다는 것도 장점!
2. 홀로그램 매직커
홀로그램 매직커는 나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템이에요. 지난번 아이 친구 모임이 있었는데 멀리 이사 간 친구가 이 신상 아이템을 가져왔어요. 신문물을 본 아이들 눈이 하트가 되며 난리가 났었죠. 종이나라에서 만든 제품인데 다이소에서도 팔더라고요.
가격은 3000원으로 처음엔 그리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스티커는 일회용이라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집에 가져와서 아이가 가지고 노는 걸 보니 의외로 가성비가 좋더라고요.
뜯어서 어딘가에 붙이면 끝나는 일반적인 스티커가 아니고요. 밑그림이 그려진 매직커 판넬의 흰 종이를 떼어내고 거기에 반짝반짝 색이 입혀진 틴트 지를 꾹꾹 눌렀다 떼면 색이 입혀져요! 어른인 제가 봐도 신기해요. ㅎㅎ
이건 아이가 40분 정도 가지고 놀았어요. 주말에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 때 챙겼더니 이만한 효도템도 없더라고요.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며 놀기 딱이잖아요!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두뇌 발달에도 좋다고 하니 이래저래 괜찮은 놀잇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틴트지를 꼼꼼하게 바르지 않으면 너무 순식간에 다 끝내버릴 수 있으니 엄빠가 옆에서 알려 주면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 쥬라기공룡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제 딸도 공룡을 좋아해요. 그래서 공룡 박물관도 참 많이 다녔죠. 다른 엄빠들도 공룡 이름 3개 이상은 외우죠?
아이는 처음 공룡 박물관에 갔을 때 기념으로 사준 1만8000원짜리 공룡 모형을 아직도 잘 가지고 놀아요. 그 뒤로도 아이가 여러 번 새로운 공룡 모형에 눈독을 들였지만 그 값을 주고 하나 더 사주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늘 있는 거 가지고 놀라고 타일렀죠.
그런데 이 공룡 모형을 보자마자 '1000원'이라는 가격이 눈에 들어오면서 막 사주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3초도 되지 않아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사우롤로푸스 공룡 모형은 이미 제 장바구니에 담겨 있었답니다.
제가 이 공룡을 아이에게 보여준 날, 아이는 밥 먹을 때나 칫솔질하러 갈 때도 공룡을 꼭 쥐고 다녔어요. 그날 저녁엔 머리맡에 두고 자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사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인형은 가격을 보면 알겠지만 중국산이에요. 중국산이라서 찝찝하긴 하지만 대다수 공산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이 돈 주고 사기에도 아까워요!'..워스트 3
1. 미니 전자 게임기
전자 게임기가 3000원이라니! 게다가 건전지 2개도 포함된 가격이라니! 아마도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아서 사봤는데요. 포장을 뜯자마자 '헐'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더군요.
게임기 본체가 얇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살짝만 떨어뜨려도 깨질 것 같았어요. 그리고 버튼 누르는 느낌이 굉~장히 뻑뻑했어요. 며칠 가지고 놀다 보면 버튼이 금세 고장 날 것 같은 느낌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화면이 매우 매우 작아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시크릿쥬쥬 셀카폰보다도 더더더! 작답니다.
제 손가락 크기와 비교해 작디 작은 화면 사이즈와 화면 안의 개미보다 더 작은 숫자랑 이미지 등이 보이죠? 아이 눈 건강에 나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쪽 눈 시력 2.0을 자랑하는 남편에게 잠깐 해보라고 줬는데 몇 분 놀더니 눈이 너무 아파서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결국 아이가 볼 수 없게 아주 높은 서랍 구석에 바로 넣어버렸답니다.
2. 3D 입체 공룡 퍼즐
대부분의 아이들이 퍼즐을 좋아하잖아요. 특히 3D 입체 퍼즐은 만들어 놓으면 장식용으로도 딱이라서 아이들이 더 애정하죠. 그렇게 해서 제 눈에 들어온 게 이 '3D 입체 공룡 퍼즐'이었어요. 1000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순간 흠칫하긴 했지만 그래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퍼즐을 맞추는 40분간 '괜히 샀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우선 포장을 뜯자마자 냄새가 아주 심하게 났어요. 저렴한 목재에서 나는 시큼한 본드 냄새 있죠? 이걸 만지고 있는 내 손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또 설명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만들기 매우 매우 어려웠어요. 어른인 제가 만드는데도 25분이라는 시간이 걸렸답니다. 아이는 옆에서 빨리 좀 하라고 닦달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나무판이 쪼개지면서 뾰족한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거기에 제 손이 찔리는 사태가 발생했어요! 어른도 아픈데 연약한 아이 손이라면 다칠 수도 있겠더라고요. 또 조각이 맞물리는 부분의 크기가 맞지 않아 제대로 조립되지 않았어요. (ㅜㅜ)
조립을 끝내고 나니 제 무릎에 떨어진 나무 부스러기들은 마치 목공소를 연상케 했고요. (누가 보면 테이블 하나 만든 줄.. )
겨우겨우 맞춰서 세워놓은 모습이 어디 아픈 공룡 같지 않나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던 3D 입체 공룡 퍼즐이었답니다.
3. 쥬라기 공룡알 키우기
이 장난감은 물속에 넣어두면 공룡이 알을 깨고 태어난다는 설명에 냉큼 담았어요. 올 초 템 전문 임지혜 기자가 쓴 10만원 짜리 장난감 해치멀이 떠올랐거든요. (☞관련기사 "알 깨면 끝"..해치멀은 10만원짜리 '일회용 장난감'?) 똑같이 알을 깨고 나오는 장난감인데 100분의 1의 가격으로 판다니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런데 역시 제품의 기능과 성능에 가격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죠.
물에 넣어두면 진짜 공룡이 알을 깨고 나와요. 그런데 그게 끝이랍니다. 심지어 알이 깨고 나오는 24시간 동안 아이는 이 사실을 잊어버리더라고요.
이 장난감은 13세 이상 사용 가능해요. 보기에 위험하지 않은 장난감인데 왜 사용 연령대가 높을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유아들은 장난감을 넣어둔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룡알을 만든 원료 중 물에 녹는 성분이 있을 텐데 그게 몸에 유해한 게 아닐까 하는 나름의 추측을 해봤어요. (제품 상자 등에 원재료에 대한 설명이 없더군요)
또 박스엔 '키운다'고 나와 있는데 그보단 '스스로 큰다'는 말이 맞아요. 내가 뭘 하는 건 없고 그냥 물속에 넣어두면 공룡이 물에 불어서 크기가 커지는 거죠. 마치 식당에 가면 말라 있던 물수건에 물을 부으면 수~욱 커지는 것처럼요.
아이는 나름 좋아했지만 제 판단으로는 1000원 주고 굳이 살 필요가 없는 장난감이었답니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한 뒤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