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이현지(36세) 씨는 얼마 전 혹시나 하고 해봤던 임신 테스트기의 빨간 두 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씨의 첫째 아이는 아직 돌이 채 되지 않았다. 순간 둘째를 가졌다는 기쁨보다 앞으로 연년생을 키울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남편과 대화 후 새 생명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결론지었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크다.
이 씨처럼 출산 후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바로 또 임신을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간혹 '짧고 굵게 끝내자!'는 마음에 부부가 상의 후 연년생으로 자녀를 낳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일이죠.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의 손이 필요한 아이를 한꺼번에 둘이나 키우는 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출산 후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 가족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확실하게 피임을 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은 산모가 출산 전 몸 상태로 회복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 6~8주입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임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거죠.
대개 출산 후 첫 생리는 분유 수유 시 평균 4~8주 사이에 하고요. 모유 수유를 한다면 평균 2~18개월 사이입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모유 수유 중이거나 생리가 시작되기 전에도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다면 출산 후 첫 관계부터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피임 방법에는 △콘돔 △경구피임약 △자궁내장치 △정관수술(남성) △응급피임제 △월경주기법 등이 있는데요. 각각의 피임법에 따라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콘돔은 피임은 물론 성병 예방도 가능합니다. 피임률을 높이기 위해선 부부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착용해야 하는데요. 이 방법은 이론적으로 100% 피임률을 보이지만 자칫 손톱이나 액세서리 등에 의해 찢어지는 경우도 많아 실제 피임 실패율은 1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하고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호르몬 약인데요. 복용법에 따라 21일 복용 후 7일간 복용하지 않는 '21/7일제'와 '28일제제', '24/4일제제' 등으로 구분됩니다. 피임 실패율은 최소 0.3%에서 최대 8%로 격차가 큰 편인데요. 특히 최근 나온 저용량 피임약은 고용량 피임약에 비해 배란과 착상 억제가 완전하지 않아 하루 정도 빼먹거나 피임약 효과를 줄이는 약과 같이 먹으면 배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자궁내장치법은 피임을 위해 자궁 안쪽에 루프 등의 기구를 삽입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자궁에 피임기구를 넣어 정자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수정란이 착상하는 것을 막는 방법입니다.
한번의 장치 삽입으로 지속적인 피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며 기구를 제거함과 동시에 빠르게 임신 가능 상태로 바뀌는 장점도 있습니다. 피임 실패율은 0.2%로 낮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모유 수유 중에도 시술 받을 수 있어 출산 후 6~8주 경부터 시술이 가능하죠. 부작용으로는 허리나 하복부 통증, 생리량 또는 질 분비물의 증가 등이 있습니다.
정관수술은 남성의 음낭에 있는 정관을 묶고 잘라 정자의 배출을 막는 피임법으로 영구적인 피임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피임 효과가 가장 확실하죠. 정관수술 후 만들어지는 정자들은 부정관에 머물러 있다 효소의 작용으로 녹아 체내에 흡수되는데요. 정관수술 후 다시 임신을 원할 경우 정관복원수술을 통해 정관을 다시 개통할 수 있습니다.
사후피임약으로도 불리는 응급피임제는 부부관계 후 복용해 임신 가능성을 낮추는 약입니다. 이 약은 배란과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고농도의 황체호르몬과 황체호르몬 수용체 조절물질로 만드는데요. 피임률을 높이기 위해선 관계 후 빠른 시간 안에 복용해야 하며 72시간이 지나면 피임률이 빠르게 낮아집니다.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피임 실패율은 0.05%로 상당히 낮습니다. 다만, 호르몬 과다로 신체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와 메스꺼움과 구토, 월경 지연, 하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배란일에 맞춰 임신 가능성이 적은 날에 부부관계를 맺는 자연주기 피임법은 실패율이 25%로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확실한 피임을 원한다면 다른 피임법을 시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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