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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랑 아이랑 뭐하고 놀지? 없는게 없는 '멀티 게임장

by 올리브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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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던 지난 주말, 아이들 손을 잡고 무작정 버스를 올라탄 뒤 사람들이 북적이는 번화가에 내렸다. 옷 가게, 신발 가게 구경도 하고 길거리 음식도 사 먹다 우연히 발견한 멀티 게임장.


한참 전에 인형 뽑기가 유행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궁금한 마음에 밖에서 멀티 게임장 내부를 염탐(?)했다. 젊은 커플들만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이 더 많았다. 게임장 앞에서 쭈뼛대는 사이 남편이 내 손을 이끌었다. 철권,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락기는 기본이고 스포츠와 사격, 인형 뽑기, 풍선터뜨리기, 고리 걸기, 낚시, 가상현실(VR) 게임까지 가득한 놀 거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문득 어릴 적 동네 오락실 기계 위에 순서대로 백원짜리를 쌓아두고 내 차례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 게임을 구경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언제부턴가 아저씨들의 담배 연기가 자욱해졌던 오락실. 점점 불법 사행성 게임장, 불량 청소년의 온상으로 인식되면서 발길을 끊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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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음악과 함께 깨끗한 실내 공간. 어릴 적 기억 속에 있었던 오락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미 큰 아이는 풍선 터뜨리기 게임 앞에 서 있었다. 무인 매표기를 통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직원에게 티켓을 주면 친절하게 게임 설명을 해준다. 다트를 던져 풍선을 터뜨리고 빙고 게임처럼 한 줄을 맞추면 점수에 따라 선물을 주는 식이다. 다트 11개에 5000원. (게임장 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점은 참고하자)


다트를 나눠 8개는 큰 아이가, 3개는 작은 아이가 던졌다. 팔 길이가 짧고 힘이 적어 풍선을 잘 맞추진 못했지만, 어쩌다 한 번 다트에 맞은 풍선이 터지면 아이들은 천장을 뚫을 기세로 소리를 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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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총이야. 총!

아이들은 TV에서만 보던 사격 총을 발견하고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랑 아빠 중에 누가 과녁에 잘 맞출까"라며 시작된 사격 게임. 아이들은 아빠 편, 엄마 편으로 나뉘어 응원을 시작했다. 비비탄 총 사격 게임 가격은 30발 당 3000원 정도다.


사격 게임의 승리자는 남편. 역시 군필자는 이길 수 없다. 이대로 남편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에 VR 레이싱 게임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시 시작된 아이들의 응원전. 남편을 이기기 위해 초집중하며 액셀을 밟아댔고 결국 이번엔 내가 이겼다.


게임이 끝난 뒤 자신의 편에 선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보니 어쩐지 엄마, 아빠가 애들보다 신났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웃어본 게 언제였는지. 철없이 장난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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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게임을 하며 소리를 지르다 보니 배가 출출해졌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위해 찾은 게임장의 매점은 입장 순간부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쫀드기부터 호박꿀맛나, 아폴로 등 옛날 학교 앞에서 사 먹던 과자뿐만 아니라 종이 딱지와 종이 인형 놀이도 판매, 옛 추억을 회상하게 했다.


생전 처음 인형 뽑기도 도전했다. 이 전까지 인형뽑기에 대해 로또 복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절대 뽑을 수 없도록 설정해놓고 돈만 쓰게 만드는 기계'라는 생각 때문이다. 평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형을 뽑아 달라는 아이들의 부탁에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기계에 넣었다. 대신 자칫하면 원하는 인형을 뽑기 위해 과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딱 한 판만 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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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숨죽이고 인형뽑기 갈고리에 집중했다. 인형뽑기가 처음인 탓에 아이들이 원하는 인형을 뽑아줄 순 없었다. 운이 좋게도 작은 인형 2개를 뽑아 아이들이 사이 좋게 나눠 가질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은 참가상으로 받은 사은품과 작은 인형을 계속 보여주며 자신이 얼마나 게임을 잘했는지 자랑했다.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에게도 멀티 게임장은 꽤 깊은 인상을 남긴 체험이었다.


남편 曰 "요즘은 세상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네. 애들도 좋아하지만 오랜만에 우리 둘이 즐겁게 데이트한 기분이야"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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