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ll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Sep 17. 2018

"아이 반찬 어디가 좋나?" 질문에 직접 사봤습니다

"반찬을 주문해서 시켜 먹고 나서부턴 삶의 질이 훨씬 높아졌어요. 회사 가랴 애 키우랴 집안일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잖아요. 그런데 요리는 적성에 맞지 않고 어른 반찬 아이 반찬 다 하다 보면 시간은 뭐 그리 오래 걸리는지..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반찬을 시켜 먹어봤어요. 정말 살 것 같아요"


최근 반찬을 배달시켜 먹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이용해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족스럽다고 하지만 한 번도 배달 반찬을 먹어보지 않은 입장에선 맛과 제조 과정 등에 대한 불신 탓에 선뜻 구매하기 어렵죠. 그래서 올리브노트에서 엄마 아빠들이 애용하는 반찬 배달업체 세 곳 △더반찬 △배민찬 △집밥연구소(업체명 가나다 순)에서 직접 주문해 시식해 봤습니다.            

제가 주문한 세 곳의 반찬 업체는 각기 특성이 달라요. '더반찬'은 아이들 급식용 반찬을 주로 만드는 곳이고요. '배민찬'은 반찬 배달 전문 업체인데요. 각 동네에서 유명한 반찬가게의 반찬을 모아 전국 각지로 배달하고 있어요. 배달앱 1위업체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이용자가 많다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집반찬연구소'는 27년간 한식을 연구한 엄마 아빠들이 의기투합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해요.


◇반찬 종류, 더반찬·집반찬연구소 '다양'

세 브랜드 모두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반찬의 수는 많아요. 카테고리도 다양하게 나눠져 있어요.


더반찬은 정기 배송 메뉴가 있어요. 그중에서도 칼로리를 제한한 다이어트 식단이 눈에 띄네요. 전문가가 영양가와 칼로리를 고려해 만든 식단일 테니 어떻게 보면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더 건강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배민찬은 각지에서 유명한 가게의 반찬을 골라 담을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에요. 배민찬에서 직접 만든 반찬도 팔아요. 하지만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이다 보니 다른 곳보다 반찬의 다양함과 구성은 조금 부족해요.


집반찬연구소는 다른 곳보다 카테고리가 더 세분화돼 있어 원하는 메뉴를 찾기 쉬워요. 한상차림세트, 큰상차림세트 등 손님을 접대할 때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트제품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여요. (요리에 자신 없는 새댁들은 집들이 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네요ㅎㅎ)


◇디테일 차이 보인 포장..집반찬연구소 '감동'

업체를 고른 뒤 각 사의 홈페이지에서 반찬을 주문했어요. 세 곳 모두 접수 후 배달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배송은 이틀 뒤 새벽에 가능했어요. 배송 당일 아침 7시에 문을 열어보니 세 곳의 반찬 업체에서 배달된 아이스박스가 쌓여 있더군요. 다만 마켓컬리나 헬로네이처 등 식재료 배달 업체와 달리 배달을 완료했다는 연락은 받지는 못했어요. (☞관련기사 눈 뜨면 장바구니가 집 앞에! '새벽배송' 대표3사 위너는?)            

더반찬부터 포장을 풀었어요. 택배 포장을 뜯을 때마다 그렇듯 테이프 끝부분을 찾느라 조금 헤맸습니다.          

뚜껑을 여니 반찬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고요. 배달 중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공기가 든 팩으로 고정시켜 놓은 것과 상하기 쉬운 나물을 아이스팩과 함께 넣고 따로 비닐 포장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민찬은 더 반찬보다 쉽게 테이프 끝부분을 찾을 수 있었어요. 테이프 끝부분 한쪽 귀퉁이를 접어서 뜯기 쉽게 했더라고요. 이런 디테일함은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에 브랜드 호감도가 급상승했습니다.            

뚜껑을 열었더니 반찬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어요. 배민찬은 뚝배기불고기가 아이스팩과 함께 한 번 더 포장돼 있더라고요. 그 외 별다른 특색은 없었어요.            

집반찬연구소의 아이스박스를 열 때는 흠칫 놀랐어요. 테이프 끝부분을 찾는데 '바로여기'라는 투명필름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거길 잡고 잡고 테이프를 뜯으니 너무 쉬운 거예요! 배민찬보다도 훨~씬 디테일이 살아있죠? 그래서 감동했죠. 이 아이디어는 많은 제조사들이 참고하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가격, 반찬 종류 및 재료에 따라 '제각각'

조금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 세 곳의 반찬 가게에서 공통으로 △소고기무국 △삼색나물 △소불고기를 시켰어요.            

반찬별 가격을 보면, 더반찬은 싱글간편불고기 300g(6900원), 명절나물패키지 800g(고사리 숙주 도라지 취나물, 1만1800원), 한우무맑은국180g(3900원)이었어요.


쉽게 비교하기 위해 100g당 가격을 볼게요. 싱글간편불고기는 2300원, 명절나물패키지는 1475원, 한우무맑은국은 2170원입니다.            

배민찬에서는 △[집밥의완성]뚝배기소불고기 800g (1만1200원) △[담미]색이고운 삼색나물 210g(1만8000원) △[남도애꽃]소고기무국 600g(7600원)을 구매했어요.


역시나 100g당 가격을 따지면, 뚝배기소불고기는 1400원, 색이고운 삼색나물은 8571원, 소고기무국은 1267원입니다.            

집반찬연구소에서는 △소불고기 500g (1만4800원) △나물국내산3종 도라지 고사리 각각 60g, 숙주나물 180g (1만2600원) △한우쇠고기무국(냉동) 800g (9800원)을 주문했고요.


100g당 가격은 소불고기 2960원, 나물국내산3종 4200원, 한우쇠고기무국 1225원입니다.            

양 대비 가격 비교는 조건이 완벽하게 같지는 않고 배민찬의 경우 여러 브랜드의 반찬을 모아 유통만 하는 곳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략적인 비교만 가능하다는 점을 먼저 알려드려요. 대체로 재료의 원산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나더라고요.


우선 소고기무국을 기준으로 보면 더반찬이 가장 비쌌고요. 배민찬, 집반찬연구소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더반찬과 집반찬연구소는 한우로, 배민찬은 미국산과 호주산 소고기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배민찬의 소고기무국이 집밥연구소보다 비싼 건 납득이 안됐어요. (ㅎㅎ) 집반찬연구소가 저렴하다고 봐야겠죠?


다른 반찬은 순위가 조금 다른데요. 나물은 배민찬이 가장 비싸고 집반찬연구소, 더반찬 순이었어요. 가장 비싼 배민찬과 더 반찬의 가격 차이는 6배 가까이 났는데요! 이유를 찾아보니 더반찬은 주요 원재료인 나물이 중국산(취나물 제외)이더라고요. 배민찬과 집반찬연구소는 국산이고요. 하지만 이를 고려한다해도 배민찬은 같은 국산 원재료로 만든 집반찬연구소보다 가격이 아주 많~이 비싸요. 아마도 유통과정을 한 번 더 거치다보니 가격이 조금 더 비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호주산 소고기로 만든 소불고기는 집반찬연구소가 가장 비쌌고요. 더반찬, 배민찬 순이었어요.


가격의 경우 완벽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배민찬은 조금 비싼 편이고 집밥연구소는 저렴한 편으로 볼 수 있겠네요.


◇'깊은 맛' 집반찬연구소 vs '짠' 배민찬 vs '단' 더반찬            

이제 가장 중요한 '맛' 부분을 볼게요. 맛에 대한 평가를 위해 △40년간 삼시세끼 가족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친정엄마 △결혼 7년차 엄마 기자 △집밥을 좋아하는 11년 차 직장인 △입맛이 까다로운 6살 아이가 모였어요.


신기하게도 세 사람의 맛 평가는 거의 비슷했어요. 가족이라서 그런걸까요? 참고로 이 가족은 간을 많이 하지 않고 슴슴하게 먹는 편이라는 걸 고려해 주세요.


점수 매긴 걸 종합해보니 불고기와 나물은 집반찬연구소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소고기무국은 더반찬이 1위를 자지했어요. 반면 각 반찬별 가장 점수가 낮았던 브랜드를 보면, 불고기는 더반찬, 나물은 배민찬, 소고기무국도 배민찬이었어요.


각자 평가서에 반찬마다 느껴지는 특징을 썼는데 그것 역시 비슷하더라고요. 집반찬연구소는 대체로 슴슴하지만 깊은 맛이 있었어요. 그래서 씹을수록 맛있었어요. 다들 '연구소'에서 만든 음식이라 남다르다는 평가를 내렸죠.


배민찬은 (국과 불고기는 배민찬 자체브랜드인 '집밥의 완성') 대체로 짰어요. 간이 많이 됐는데 깊은 맛은 없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맛이 없다고 느끼는 부류의 음식이었어요. 불고기는 육수의 맛은 괜찮았지만 고기가 조금 질겼어요.


더반찬은 간은 적당한데 달았어요. 급식 전문업체라서 아이들 입맛에 맞추다보니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소불고기는 완전 조리된 상태로 배달됐는데 식었던 걸 데워 먹어서 그런지 씹는 맛이 텁텁해서 계속 먹고 싶지 않더라고요. 딱 학창시절 급식으로 먹었던 그 맛이었어요. 하지만 소고기무국은 정말 맛있었어요. 육수 맛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하더라고요.


◇최종 결론은?

결론적으로 집반찬연구소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배송과 포장, 가격 대비 양, 재료의 질, 맛 모두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더반찬은 가격이 싸고 양도 푸짐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료의 질이나 포장 등을 고려할 때 썩 다시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배민찬은 모든 게 평균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특색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배달의민족에서 하는 거니 배송에 특화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배달의민족에서는 그냥 맛집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해 구매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이 가을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서울 카페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