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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29. 2017

日 유니버설스튜디오.."태풍 후 이 더위 실화냐"③

여름 휴가철 주말 테마파크 '인파 전쟁'..우천시 수족관 등 실내 관광지

태풍 오기 바로 하루 전,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태풍 노루는 한국에서 세웠던 모든 여행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USJ)을 가려 했던 날 비바람이 닥칠 예정. 오사카항 인근 실내외 관광지를 둘러보려 했던 전일 계획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간 주유패스. 오사카 시내의 교통과 관광지 무료 입장이 가능한 패스다. 1일권과 2일권이 있으며 35개의 시설을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25개의 시설에서 할인 등 특전을 받을 수 있다.


본래 여행 1~2일차에 주유패스를 이용해 오사카 시내 관광지를 둘러보고 3일차에 USJ를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전일과 연달아 쓸 수 있는 2일권을 미리 준비했다. 그러나 주유패스로 지하철만 이용해 USJ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본의 비싼 교통비를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운명인 것을 어쩌겠는가.


◇사람 보러 간 ‘유니버설스튜디오’

지하철 노선도, 패스로 가능한 관광지를 탐색하던 중 주유패스로 USJ를 갈 방법을 찾아냈다. 오사카항에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캡틴라인 배 승선권을 통해 USJ까지 이동(15분 소요)할 수 있었던 것. 모두 주유패스로 가능하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주 편하게 주변 경관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의 물총놀이 퍼레이드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USJ. 사실 북적거림과 놀이기구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조금 많이 힘들었던 여행지였다. 더구나 이곳에 오면 꼭 타야한다는 놀이기구들은 둘째 아이의 키 미달로 탈 수 없었다. (개인적인 기준이며 이날(8월 6일) 오사카는 38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익스프레스 티켓을 추가 구매하거나 기다림을 이길 수 있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여행지다.) 아이들이 사랑하는 캐릭터 ‘미니언즈’ 때문에 방문한 것이었지만 여름 휴가철 일요일의 테마파크 인파는 어마어마했다. 내 기준엔 입장료 자체가 사악함에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마다 길게 늘어선 대기 줄, 뜨거운 태양, 발 딛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대던 거리는 우리 가족을 더욱 지치게 했다.


물론 눈은 즐거웠다. 영화 속을 재현한 건물, 거리 모습은 환상적이었고 퍼레이드 퀄리티도 상상 이상이었다. 서로에게 물총을 쏘고 신나게 즐기던 퍼레이드 영상은 여행 이후에도 아이들이 다시 보는 베스트 영상일 정도. 매우 유명한 해리포터 존은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 (시간을 정해 입장할 수 있는 확약권은 이미 오전에 마감됐다.) 기념품과 식사비로 가장 많은 돈이 지출된 여행지였던 만큼 USJ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가벼운 간식거리와 물은 입장 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덴포잔 마켓플레이스의 푸드 테마파크(좌)와 오사카 시립 주택박물관(우)는 과거 일본 거리를 상상할 수 있게 했다.

◇태풍도 우릴 막지 못해..레고랜드 등 실내 관광지 ‘그뤠잇!’

오사카 가족 여행 중 뜨거운 태양이나 폭우를 만났다면 실내 관광지를 노려보자. 물론 우천 시에 임시 휴관하는 관광지가 많기 때문에 사전 확인은 필수다.


실내 관광지 중 일본을 느낄 수 있는 한 곳으로 오사카 시립 주택박물관을 추천한다. 오사카시의 역사와 문화를 테마로 에도 시대 주택과 거리를 재현한 곳이다. 지하철역과 건물이 연결돼 있는 데다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이며 주말의 경우 인기가 많은 기모노 체험은 대부분 오전 중 마감된다고 한다. (기모노 체험을 위한 대기 줄이 얼마 남지 않았던 순간, 태풍 경보로 인해 임시 휴관이 결정돼 30분만에 전체를 구경해야 했다는 점은 아쉬웠다.)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오사카항의 모습.

오사카항 역시 볼거리가 가득하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덴포잔 대관람차,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인 해유관(카이유칸), 레고랜드, 범선형 크루즈 관광선인 산타마리호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참고로 해유관을 제외하고는 주유패스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오사카항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인파를 따라 직진하다 보면 커다란 관람차가 한눈에 들어온다. 관람차와 연결된 건물이 바로 덴포잔 마켓플레이스(쇼핑몰). 이 곳에 있는 ‘나니와구이신보요코초(なにわ食いしんぼ橫丁)’는 아이들과 한 번 방문해볼 만한 장소이다. 1960년대 오사카 거리를 재현한 푸드 테마파크로 다코야키, 카레, 오므라이스, 라멘, 당고 등을 맛볼 수 있다.

아이들은 레고랜드의 어트랙션 매력에 푹 빠졌다.

쇼핑몰 안에는 레고랜드도 있다. 이 곳은 실내 놀이터인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이므로 나고야 레고랜드(테마파크)를 생각했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이며 주의할 것은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들은 입장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레고 블록을 갖고 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D 시네마, 어트랙션, 놀이터 등을 즐길 수 있다.


평소 블록을 즐기는 우리 가족에겐 저녁 온천 예약 시간만 아니었다면 밤새도 놀 수 있을 정도로 맞춤 관광지였다. 여기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놀이터에서 외국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우리 아이들에겐 교육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됐다.

해유관에 살고 있는 개복치가 신기한 아이들.

바로 옆 건물에 해유관이 있는데 이곳은 15개 이상의 거대한 수족관이 있으며 환태평양의 각 지역을 재현한다. 8층에서부터 4층까지 나선형 통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마치 지상에서 해저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최대 어류인 고래상어부터 돌고래, 펭귄, 바다사자, 거대 가오리, 해파리 등의 모습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해유관에선 가오리와 상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사실 우리나라 수족관 역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굳이 외국까지 나가서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국내 수족관에서 본 적 없었던 독특한(?) 생김새의 생물(이름은 여전히 모르겠다.)들은 세상이 넓고 내가 모르는 것은 여전히 많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아이들은 상어와 가오리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을 했는데 미끌미끌하고 차가웠던 그 느낌을 지금까지 이야기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휴가철 극성수기 시즌. 무더위와 태풍으로 인해 더 많은 여행지를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선선해지는 가을이 된 만큼 아이들과 첫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경치와 문화재, 이밖에 놀 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일본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해당 기사는 항공사나 여행사 등으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예약 및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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