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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05. 2018

알약 못 삼키는 아이 '꿀꺽' 잘 먹게 하려면?

"어머님, OO는 이제 알약 먹죠?"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론 함께 병원에 갈 때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들었어요.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전 물약, 가루약, 알약 등 아이가 잘 먹을 수 있는 제형을 선택하기 위해서죠. 7세 이하의 어린이는 정제약이나 캡슐로 된 약을 잘 삼키지 못할 수 있어 가급적 먹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어린 연령대의 아이에게 알약을 무리하게 먹이면 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죠.


이런 이유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아이는 당연히 물약, 가루약만 복용했고 이제 '알약'을 시도해볼 때란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조금씩 알약을 먹기 시작하고 의사가 '충분히 알약을 삼킬 수 있다'고 말하니 아이 스스로 알약을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알약을 먹기로 마음먹었다면 먼저 의사와 약사에게 아이가 알약 복용을 처음 해본다는 것을 알려야 해요. 약을 잘 삼킬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줄 뿐만 아니라 먹기 편하도록 약을 처방, 제조해주기 때문이죠. 제 아이의 경우 처음 알약 복용을 연습할 때 의사가 알약의 개수를 줄이고 하루 두 번만 복용할 수 있게 처방을 해줘 연습하기 용이했어요.


8세 이상의 아이라 할지라도 알약 복용을 처음 시도한다면 보호자는 아이가 앉아서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아이가 약을 다 먹을 때까지 곁에서 지켜봐야 합니다.


처음엔 알약을 하나씩 삼키는 연습을 합니다. 혀의 뒤쪽 3분의 2 이상에 알약을 깊숙이 놓고,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충분한 양(1컵)의 물과 함께 약 전체를 삼킬 수 있도록 지도해주세요. 알약을 처음 먹어보는 아이들은 대체로 약이 목에 걸릴까 봐 두려워해 알약을 제대로 넘기지 못합니다. 음식은 씹어 작은 크기로 분해해 목으로 삼키지만 알약은 씹지도 않고 그대로 삼켜야 하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아이가 알약을 삼키지 못하고 다시 뱉어내더라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선 안됩니다. 아이는 그 상황이 더 무섭고 힘들 테니 용기를 북돋아 주세요. 뱉은 약은 다시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렇게 해도 아이가 알약을 시도하다 도저히 삼키지 못하겠다거나 알약이 너무 커서 못 먹겠다고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제 아이의 경우 일반 제제보다 캡슐제가 입안에 달라붙어 삼키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 흔히 부모가 임의로 약을 쪼개거나 부숴 먹이곤 하는데요.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알약은 약효를 늘리거나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모양으로 만들어집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어떤 정제나 캡슐제는 위산에 손상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거나 서방형제제로 돼 있어 약물을 씹거나 부수거나 까게 되면 이 같은 성질이 손상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약사인 A씨는 "아이가 알약을 먹지 못하면 약을 부숴 먹이지 말고 약을 제조한 약국을 다시 찾아가 약을 자르거나 가루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가루약으로 만들 수 없는 약이라면 병원에서 다른 제형의 약으로 처방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준다는 말도 덧붙였어요.


여러 번의 연습 끝에 아이가 알약을 전부 삼켰다면 꼭 칭찬해주세요! 또 입안에 정제나 캡슐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보호자가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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