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ADHD라 하면 산만하고 집중하지 않는 초등 남자아이 정도를 떠올리지만, 관련 정보를 찾다 보면 그러한 형태는 ADHD의 일부라는 걸 알 수 있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게 된다.
ADHD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부주의 발현형 (ADHD-PI)
- 조용한 ADHD라고도 불린다. 과잉행동은 없으나 주의력이 많이 낮은 유형
2. 과잉행동-충동 우세형 (ADHD-HI)
- 과도하게 움직이고 조용히 놀지 못하며 순서를 잘 지키지 못하는 등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유형
3. 혼합형 (ADHD-C)
- 위의 두 가지가 혼합된 유형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제시한 체크리스트(DSM-5 기준)에 따르면 다음 증상들 중 6가지 또는 그 이상이 발달 수준에 적합하지 않고, 사회적 활동과 학업적/작업적 활동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면 ADHD-PI(부주의 발현형, 조용한 ADHD)를 의심한다.
1. 학습 혹은 다른 활동 시 세부적인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자주 실수한다.
2. 과제나 놀이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3.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못한다.
4. 지시를 따르기 어렵고 학습 또는 다른 일을 할 때 마무리를 못할 때가 많다.
5. 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다.
6.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일을 피하거나 싫어한다.
7. 과제나 활동에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8.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9. 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는다.
내 아이는 위의 9개 중 8개가 해당되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주욱.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이는 늘 얌전했다. 어린이집, 초등, 중등에서 늘 빠지지 않는 평이 '조용하고 얌전합니다'인 아이. 어릴 적 외출하면 사방을 뛰어다니는 동생과는 달리 늘 첫째는 남편과 조용히 앉아 있었다. 초등학생 이후로는 조용히 앉아 사부작사부작 클레이를 만들고 종이를 접었다.
하염없이 멍하니 있을 때 뭐 하냐 물으면 새소리가 들려, 고양이가 지나갔어, 그냥 창 밖 보고 있어 등의 대답을 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하염없이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재능을 보며 반 농담으로, 너 멍 때리기 대회 나가면 1등 할 거 같다 자주 말하곤 했다.
아이는 수학을 풀면 사칙연산을 틀리거나 잘 풀다 답에 숫자를 잘못 적기 일쑤였으며, 과제를 펴면 5분 이상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서도 맥락에 맞지 않는 엉뚱한 소리를 해서 와 너 진짜 눈치도 없고 남의 말도 안 듣는구나 면박을 종종 들었다. 과제를 할 때 예상시간 내에 마무리를 못할 때가 많았으며 어떤 일을 시작하면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 없이 무작정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게 다반사였다. 혼나는 와중에서도 창 밖의 고양이가 보이고 새소리가 들린다 해 나를 어이없게 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학교 가는 애 붙잡고 머리 안 빗은 거 빗겨주고, 신을 양말 챙겨주는 게 일상이었다.
그나마 물건은 그닥 안 잃어버리네 그런데 이건 독보적으로 뭐든지 흘리고 다니는 둘째가 있어서 눈에 덜 띈 건지도.
ADHD와 처리속도의 연관성도 검색해 보았다. 웩슬러 검사 결과에서 ADHD인 아이들은 다른 영역에 비해 처리속도 관련 점수가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다 한다. 중학생 때 상담하며 받은 웩슬러 검사지를 찾아봤다.
언어이해, 지각추론, 작업기억은 평균. 처리속도 평균 하.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