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서 병원 예약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병원을 예약하다

by 묘묘

검사를 해야겠다 생각한 후 병원 예약을 하기까지 생각 외로 시간이 좀 걸렸다.

어느 병원에 가야 하나 검색하다 진짜 병원에 갈 정도가 맞는 건가 다시 생각하고, 검사 및 치료법을 검색하다 약물 치료의 부작용 관련 글을 읽고 고민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2, 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심리상담센터의 경험이 나름 트라우마였던 것 같다. 돈과 시간을 들인 후 '어머니께서 어떻게든 하셔야죠'라는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는 마음.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예민한 건가 의심하기도 했다. 아이에 대한 고민을 말하면 대부분 별 거 아니다, 너무 걱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ADHD가 의심되어 어느 병원 검색 중이란 말을 들은 언니조차도 '에이 그건 좀 아니지.'라는 반응이었다.

지인 중에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ADHD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포기한 경우도 있어서, 치료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지 나 자신을 짚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검색하고 생각하고 또 검색하고 생각을 정리하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서 얻는 게 없다 해도 지금보다 나빠지는 것도 아닌데 내가 왜 고민을 하고 있지?


그 후의 진행은 빨랐다.





병원 예약 전에 아이와 이야기를 했다.


나는 네가 조용한 ADHD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어. 그래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으면 해. ADHD가 맞으면 약을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대. 정신과 방문이라 하면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딱히 그런 건 없어.


애는 체크리스트를 보더니 '어 이건 나랑 똑같잖아, 아 나 진짜 ADHD인가 봐.' 하더니 병원은 언제 가냐 물었다. 나중에는 '오 약 먹으면 진짜 나 초집중 가능한 건가. 그런데 ADHD 아니면 어쩌지?' 이런 반응이어서, ADHD 아니면 실망할까 걱정할 지경이었다. 병원 방문 관련 글 중 애가 정신과 방문에 거부감을 보였다, ADHD 진단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등의 이야기가 꽤 있는데, 우리 가족은 너무 아무 생각 없는 건가 살짝 자괴감이 들었다.





ADHD가 의심되면 어디 병원에 가야 하냐는 질문 글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학병원에 대기 걸고 가라는 답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답글에는 꼬리표처럼 함께 붙는 말이 있다.


"대기가 좀 길어요. 대기 후 진료까지 최소 1년 이상 생각하셔야 해요."


아이가 고등학생이라 2, 3년간 대기를 할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설사 일찍 진료가 잡힌다 해도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대학병원의 일정에 맞춰 꾸준히 진료를 받는 건 매우 어렵다. 경험상 3차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은 환자가 원하는 시간이 아닌, 의사 스케줄에 맞춘 시간 아닌가.


ADHD 전문병원 리스트와 지역커뮤니티의 추천 병원 정보를 참고해서 방문 후보 병원을 몇 군데로 추렸다. 그중 가장 방문이 편한 병원에 전화했더니 2주 정도 후 진료 예약이 가능하다 해서 진료를 예약했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사는 동네 기준 엄마들이 추천하는 곳은 초진까지 대기 약 한 달 전후, 초진 후 심리상담사가 진행하는 ADHD 검사(풀배터리, CAT 등)까지 한 달 정도 걸리고 검사는 심리상담사의 일정에 맞춰 평일 낮시간에 진행할 경우가 많으니 아이들 진료를 잡고자 하는 분은 방학 한 달 정도 전에 병원에 전화를 해보실 것을 권해 드린다.




* ADHD 전문 병원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ADHD 관련 사이트에서 검색 가능하다. ADHD의 증세, 치료, 처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https://www.adh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