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면 철드는 여자

지옥의 솔로 부대원이 가뭄에 콩 나듯 연애를 하면 일어나는 일 1

by Myosition
언제 들어도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단어. LOVE

내게 연애는, 오롯이 한 사람을 내 마음속에 쑤셔 넣는 행위다.

덕분에 심장이 뛸 때마다 그 사람이 나와 함께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끔 그 사람이 작고 좁은 내 심장 안에서 내게 등을 돌리고 누워있거나 발을 동동 구르며 화를 내면 내 마음 한켠도 욱신거리다 못해 아려오기 시작한다.


내가 그에게 완벽한 상대가 아니듯, 그 역시도 내겐 우리가 떨어져 살아왔던 시간만큼이나 이질적인 존재이기에 누군가를 맘에 품은 연애는 가끔 고통스럽고, 괴로울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내 마음속에서 쌔근거리며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연애 스트레스가 쓸려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 안 되는 무인도에 있니?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내 심장에 뛰어든 사람은, 밤낮 가릴 것 없이 나의 모든 신경을 가져간다. 밥은 먹었는지. 회사에서 너무 힘들지는 않았는지. 고난으로 이미 충분히 가득해서 살아내기도 바쁜 이 하루 중에 과연 내 생각을 할 짬은 있는지. 평소와는 아주 조금 다른 구내식당 메뉴만 나와도 배시시 입꼬리로 웃음이 배어 나와 그 사람이 잠든 가슴 한 구석을 가만히 짚어보며 그 사람에게 말을 걸까 말까 종종걸음으로 애태우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눈 앞에 있으면 좋으련만.이라는 생각에 아쉬움과 애틋함으로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해오면, 나는 우습게도, 이런 나를 그들의 가슴속에 쑤셔 넣은 두 사람이 떠오른다.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명절 때마다 바리바리 싸서 싫다며 짜증 내는 딸년의 손에 쥐어주는 엄마. 거칠고 두꺼워진 손마디로 한 번이라도 내 손을 더 만져보려 어색한 몸짓으로 내게 바짝 붙어 있는 아빠. 아무 말 없이 있어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늘 내 방을 들여다보는, 삼일만 전화가 없어도 당장 내가 있는 서울로 달려올 것만 같은, 두 사람.


사랑은 계좌이체죠.

내가 잠을 자는지, 밥은 먹는지. 행여나 그 팀장이란 놈에게 아무 이유 없이 혼이 나지는 않았을지. 내가 사랑하는 이 남자를 걱정하는 것만큼이나, 평생을 나를 가슴속에 넣고 좌불안석이었을 그 사람들 생각에 나는 구내식당 한 복판에서 눈물을 쌀밥처럼 꾹꾹 눌러 담아 목구멍 한편 저 너머로 꿀떡 넘겨버린다.

우습게도 연애의 한가운데서 부모의 사랑을 깨달은 나.

슬그머니 전화기를 꺼내 들어 통화목록 저 밑에 자리한 부모님의 번호를 꾸욱 누른다. 그들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과, 그들 만큼이나 뜨거운 사랑을 베풀 수 있을 나를 동시에 기대하면서.



#연애 #솔로부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