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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한국의 금문교야

by 묘운

그와 1박 2일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같이 부산행 KTX를 타러 가기 위해 집에서 그에게로 향했다. 우리 둘 다 평소보다 간소하게 짐을 챙기고 대면대면하게 무미건조하게 서울역으로 향했다.


부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우리는 공차를 사서 기차를 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4시간을 함께 보냈다. 무사히 부산역에 도착하여 해운대로 향했고 역 안 안내센터에서 태종대를 가기엔 이미 늦었냐고 하니 그렇다고 하여 스파랜드를 가는 것으로 내 계획을 바꿨다.


일단 도착하여 부산역 근처 자갈치역에 있는 유명한 완당집에 가서 속을 달랬다. 그도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지만 매우 잘 먹었고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있었는데 없습니다 시리즈처럼 그릇을 둘 다 싹싹 비워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무려 스탠다드 룸에서 스위트 룸으로 업그레이드 해줬다.) 나는 스파랜드에 가고 싶었는데 그가 자기는 사우나를 안 좋아한다면서 한사코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노선을 바꿨다.


광안리 해변에서 그와 산책을 했고 내가 장난 삼아 "한국 금문교야."라고 하니 마이클은 어이없어하며 피식 웃었다. "훨씬 작잖아!" 라면서 말이다.


광안리 해변 사인에서 사진도 찍고 모레가 신발 틈새로 들어왔지만 이거도 추억인가 싶어서 그와 함께 성큼성큼 백사장을 거닐었다. 다만 인형 뽑기 가게가 많아서 그가 "Oh no 이건 도박이나 마찬가지야 갈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며 나를 도박꾼으로 몰았지만.


다시 해운대로 돌아와 해운대 빛축제도 구경하고 광안리가 더 낫다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가 배가 고파서 우리는 유명한 낙곱새집 개미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나는 매우 짜다고 느껴져서 잘 먹지 못했는데 그는 냄비를 비우며 내 밥까지 가져가서 먹을 정도로 잘 먹었다.


밥을 먹으며 그가 자기는 모든 음식들을 좋아한다면서 음식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다고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가지 음식만 먹으며 질린다며 얘기하기 시작하는데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음식에 대해 비유에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 나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너 나한테 질려?" 라고 물어보니 그는 사람에 대해 얘기 하는 것이 아니라며 왜 개인적으로 받아 들이냐고 나에게 되물어서 이유를 설명하니 "사람을 음식에 비유하는 사람들과는 놀지마. 정말 안좋은 거야. 너 인생에 유해해." 라며 나를 나무랐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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