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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Aug 20. 2019

사쿠라 진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친일파 불매운동을 시작할 때


저는 얼마 전까지 일본이라고 하면 대단히 치밀하고 전략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정치권이 문제였습니다. 아베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일 정도로 국력이 강해지고 남북한이 화해무드를 통해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미국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동아시아 국제 역학관계에서 점차 소외되는 아베가 순간적인 분을 참지 못하고 저지른 철없는 짓이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일본은 반도체에 쓰이는 첨단 부품 소재를 수출 규제하는 고차원의 전략을 쓰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불매운동밖에 없다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 다릅니다. 누구는 체육을 잘하고 누구는 수학을 잘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처럼 완성 반도체를 잘하는 나라가 있고 일본처럼 반도체 소재부품을 잘하는 나라도 있는 것이 글로벌 경제와 자유무역의 기본입니다. 또한 세계 경제 질서는 수시로 바뀌는 것입니다. 한때 일본이 세계를 지배했던 조선업과 반도체 산업은 이제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반도체 산업에 도전했던 도시바는 거의 몰락했고, 샤프도 자사 제품을 삼성에 사달라고 부탁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54년째 누적적자 700조 원입니다. 한마디로 한국은 일본에게 엄청난 무역흑자를 가져다주는 나라입니다. 정치인인 아베가 삐쳐서 수출규제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자국 경제입니다. 일본 국민은 아직 한국을 식민지 조선으로 보는 경향이 아주 많습니다. 스마트폰 세계 1위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일본에서 점유율 5위안에도 들지 못하며,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LG의 전자제품은 일본에서 거의 팔리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에 반해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매년 800만 명 이상 여행을 가지만 일본 사람들은 고작 1년에 250만 명 정도만 여행을 옵니다. 3조 원 정도의 엄청난 금액이 일본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한국보다는 일본의 손실이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없는 일본


일본은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1당 독재에 가까운 나라입니다. 2009년에 민주당이 자민당을 꺾고 집권 여당이 되었지만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원전 폭발로 2012년에 다시 자민당이 정권을 가져갔습니다. 그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의 불완전한 시스템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였습니다. 아직까지 자민당 정권은 동일본대지진의 상처인 후쿠시마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아베와 자민당 정권은 후쿠시마를 수습할 역량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고작 한다는 것이 2020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먹이고 후쿠시마에서 일부 경기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원전 사고를 말하자면, 전후 일본의 다테마에(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나 표면상의 모습 또는 방침)가 정말로 다테마에에 지나지 않았다는 모든 증거가 튀어나왔습니다. 대표적인 다테마에가 평화주의와 민주주의입니다. 이 나라의 지배권력은 평화와 민주, 그 어떤 가치도 진심으로 추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덮은 채 감추고 있던 어두운 것, 어렴풋이 알아채기는 했지만 보고 싶지 않아 내팽개쳤던 진실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쿠라 진다> 책 106쪽 中에서



민주주의란 것은 의사결정을 늦추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결정하면 그 결정의 목소리가 전달되어 국민들의 행동으로 바로 옮겨지는 시스템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수직계열화 구조이고 주요 자리는 아베와 같은 3대, 4대의 정치인 집안의 자손들이 차지를 합니다. 일본 국민들도 자민당 일당 독재에 어느덧 길들여져 복잡한 민주주의 절차를 싫어합니다. 최근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목소리는 미약하기만 합니다.



일본과 다르게 성장해온 한국의 민주주의


일본과 한국은 경쟁관계에 있는 대등한 국가입니다. 경술국치로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빼앗겼던 그 당시 대한제국이 아닙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에서 ‘民國’은 공화국(Republic)이라는 뜻이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은 미국이 강제적으로 주입한 민주주의의 틀을 큰 변화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온 역사였지만 대한민국은 미국이 들판에 뿌려놓은 민주주의의 씨를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자랑스러운 역사의 나라입니다.



문제는 아베와 일본이 아니라 우리 한국 내 일부 정치권과 언론입니다. 한국에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도 문재인 정부를 욕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문재인 정부를 욕하고, 미국이 방위비를 올려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도 문재인 정부를 욕하고,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침공해도 문재인 정부를 욕하고, 홍콩 시민들이 시위를 해도 문재인 정부를 욕하는 정당과 언론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광복절 서울 거리에서 “일본은 우리 친구”라고 외치고 일부 학자는 일본의 성 노예는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망발을 하고 다닙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지금 펼치고 있는 불매운동이면 됩니다. 이미 일본 기업들과 관광산업으로 버티던 일본 지자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내에서 기생하면서 아직까지 주류 기득권으로 남아 있는 정치인들과 언론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일본의 그늘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동해 건너에 있는 일본이란 나라가 아니라 한반도 내에 있는 한국인의 탈을 쓴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입니다.

 

<사쿠라 진다> 우치다 다쓰루, 시라이 사토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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