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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Dec 20. 2019

아빠! 김유신 장군은 왜 말목을 잘랐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가사를 바꿔주세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노래에 “말목 자른 김유신”이란 가사가 나옵니다. 이 가사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유신은 젊은 날 화류계에 명성이 자자했던 절세미인 천관(天官)이 운영하는 술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녀의 미모와 학식에 탄복한 김유신은 자주 그녀의 집을 찾았고 천관녀와의 사랑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의 호된 꾸지람을 듣고 천관녀의 집에 발길을 끊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그의 애마가 술이 만취한 김유신을 등에 태우고 늘 가던 천관녀의 집으로 데려가자 술에서 깨어난 김유신은 “네 이놈, 감히 네가 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냐” 하면서 애마의 목을 순식간에 내리쳤다.”



김유신의 아버지는 서현이라는 사람으로서 신라 왕족인 만명과 결혼한 귀족 집안입니다. 김유신은 태종무열왕 김춘추와 함께 삼국을 통일한 신라국의 장군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신라시대 이야기로 대한민국 오늘의 시점으로 각색해 보겠습니다.



“김유신은 정치 명문가 집안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개차반으로 강남에 있는 텐프로 룸살롱을 자주 드나들며 술을 처먹고 난봉꾼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특히 선릉역 근처에 있는 “스카이”라는 룸살롱에 있는 “자한”과 자주 놀며 스폰서 역할을 자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디스패치”라는 언론사의 밀착 취재에 걸려들어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서 유력 정치인인 아버지로부터 졸라 야단을 맞고 당분간 해당 룸살롱에 출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어울려 강남에서 술을 졸라 처먹고 뻗어 있는데 운전기사가 평소 김유신이 하던 짓거리대로 "스카이"룸살롱으로 데려가서 “도련님! 스카이에 도착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유신은 벌떡 일어나 “이런 시바 새끼! 내가 아버지한테 졸라 야단맞았던 것을 알면서 나를 여기로 데리고 온 거니”라고 하면서 운전기사를 죽도록 폭행했다”



삼국통일을 한 김유신이 훌륭한 장수인 것은 알겠지만 그의 유흥업소 출입까지 미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당시의 문화적 정서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지만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가사에까지 등장하는 것은 교육에도 좋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김유신 장군이 왜 말목을 잘랐는지 질문을 하면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말목 자른 김유신”을 그냥 “삼국통일 김유신”으로 바꾸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김유신 장군 기마상 동상 모습. (사진=경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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