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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Jun 01. 2021

진보의 미래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주최 독서감상문 경진대회 출품작

1. 헌법 제10조와 진보주의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지방에 있는 허름한 대학교 법학과를 나온 내가 유일하게 외울 수 있는 헌법의 조문이다. 그렇다. 헌법 제10조이다. 학교를 다닐 때는 행복추구권 조항이라고 배웠다. 인권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고, 국가는 국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확인’의 의미는 다 알다시피 국가가 인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인권을 당연히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국가는 이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했다. 정부가 진보 정부이든 보수의 개념으로 충만한 정부이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할 책임을 헌법이 규정한 것이다. 이 헌법 제10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지금 대한민국의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진보냐, 보수냐라는 큰 두 물줄기, 결국은 샛강이 100개라도 이 두 개의 줄기 속으로 합류하고 그다음에 국민의 행복이라고 하는 하나의 강에 통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진보와 보수에 대한 이해와 선택한 불가피한 것이죠” _148쪽



2. 진보의 국민, 보수의 국민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고 논쟁하자고 하면서도 결국 그 논쟁의 목적은 ‘국민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인 ‘진보의 미래’도 결국 국민의 행복을 위한 것이고, 보수의 목적과 방향성도 결국 국민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라 말할 것이다. 진보와 보수 모두 국민의 행복을 말한다. 문제는 그 국민의 범위와 확장성의 문제이다.


지난 역사 어느 시기라도 돈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가치와 이야기의 중심에 돈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고부터는 모든 가치가 돈으로 모아졌다.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은 ‘인권’이었으나, 오늘날 민주주의란 개념에서 돈과 자본의 개념의 인권의 개념을 슬그머니 밀어내고 있다. 헌법 제10조에서 보다시피 인권은 일반적이고 그 범위가 넓다. 진보는 국민이 가지는 인권을 보장할 국가의 역할과 의무를 강조한다. 하지만 보수 진영의 주장은 ‘정부는 손을 떼라’고 하고 감세와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규제 철폐를 주장한다. 진보와 보수 모두 국민의 행복을 주장한다. 문제는 ‘국민’의 정의와 범위다. 사람들은 보수가 주장하는 국민의 범위에 안착하여 행복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들은 진보가 정의하는 국민의 범위 안에 머물러 있다.



3. 정권의 교체가 역사의 진보가 되기 위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나라이면서 자본주의 나라이다. 그리고 보수의 나라이다. 민주주의는 혁명을 용납하지 않는 혁명의 가장 강력한 안티 체제이다. 민주주의는 큰 변화를 잘 허용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매우 강고한 제도적 정당화의 원리를 지닌다. 노무현을 거치고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도 대한민국 사회는 혁명이 일어나야 할 만큼 구조적 병폐가 고착화되고 그것이 기득권이란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결코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또한, 혁명이 바람직한 대안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거로 정권은 바꿀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뿌리 박힌 기득권의 사슬은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박근혜를 탄핵하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도, 의회 과반수를 훌쩍 넘겨 여당이 국회 다수를 지배해도 결코 대한민국은 진보의 나라가 되지 못했다. 정치권력은 바뀌었지만 ‘검찰’과 ‘언론’이라는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기득권의 행동대장은 정치권력보다 훨씬 더 힘이 강했다.


진보의 미래는 과연 어떤 것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진보의 미래에 희망의 색칠을 더할 수 있을까?


“이해찬, 강금원, 김경수, 김병준, 김성환, 김수현, 김용익, 김우식, 김은경, 김창호, 문용욱, 문재인, 문희상, 백원우, 백종천, 서갑원, 성경륭, 송민순, 신미희, 안희정, 양정철, 유시민, 윤승용, 윤태영, 이광재, 이백만, 이병완, 이송평, 이용섭, 이재정, 이정우, 이정호, 이종석, 이호철, 장하진, 전해철, 조기숙, 차성수, 천호선, 한명숙…”


이 책 <진보의 미래> 발간위원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고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어떤 사람은 진보적 가치에 침을 뱉고 보수의 가치를 위해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대통령이 되었고, 어떤 사람은 감옥에 있다. 어떤 사람은 진보의 가치를 흠집 내기 위한 ‘검찰’과 ‘언론’의 공격에 만신창이가 된 사람도 있다.


진보의 가치는 쉽게 변하지 않지만 사람은 쉽게 변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국민의 행복, 국가의 역할, 사람사는 세상, 일자리 전략, 역사의 진보, 시민의 역할은 진보적 가치가 상식과 정의가 되는 나라에서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단언컨대 아직 대한민국은 진보의 나라가 아니다. 진보의 가치를 말하던 사람은 어느새 진보의 가치에 흠집을 내기 위해 행동하는 보수가 되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진보적 가지를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멀었고, 사람도 많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때가 되면 봉하마을을 찾아 사진 찍고 SNS에 올리는 정치인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 다시 결론은 “깨어있는 시민”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12주기를 맞아 어느 방송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 정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힘없고 여린, 연약한 사람과 대상에 대한 연민과 그런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부당한 권위에 대한 분노”


유시민의 이 말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이유이며, 보수의 탈을 쓰고 있는 기득권의 강고함이며, 진보의 미래에 희망을 더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함성이다.

<진보의 미래> 노무현 지음

*이 글은 독후감 대회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급하게 쓴 글이다. 제출하고 다시 읽어보니 글이 엉망이고 급하게 쓴 티가 곳곳에 묻어난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아직 다 읽지도 않았으니 독후감이 아니라 "독中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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