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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Dec 21. 2023

알래스카는 과연 청정해역일까

<조통달의 개소리 맛집 탐방_경산 '즐거운 대구탕'>

총각시절에 혼자 살면서

별 지랄을 다했던 경산시 백천동에 왔다.


그때는 한 번도 온 적 없던 곳인데,

10년도 훌쩍 지나 다시 와보니

사람이 줄을 서서 바글바글 거리며 먹는 맛집이 되었다.


"즐거운 대구탕"


메뉴는 딱 두 가지.

대구로 만든 지리탕과 매운탕.


다들 부부, 연인, 직장동료들과 함께 왔는데,

나는 혼자 왔다.

뻘쭘하지만 당당하게 자리를 얻어서 앉았다.


매운 대구탕과 흑미밥, 반찬은 장아찌 두 종류, 마른 김, 김치, 멸치볶음, 풋고추와 된장...


나는 얼큰한 매운탕을 시켰다.


국물이 벌겋게 아주 얼큰하게 생겼다.

큼지막한 대구도 들어 있어 느낌이 좋다.


반찬은 뭐 별게 없다.

마늘장아찌, 무장아찌, 멸치볶음, 김치, 마른 김,

그리고 대구살을 찍어 먹는 와사비 간장...


다른 반찬은 뭐 별로 먹을 필요도 없다.

어차피 다 반찬공장에서 사 온 것임을 단박에 알 수 있으니까...


그래도 먹어보니 역시 예상했던 그 맛이다.

대량으로 양념되고 대량으로 절여진 그 공장 반찬 맛...


역시 메인을 먹어봐야 한다.

매운탕을 한 숟갈 떠서 입안으로 쓰윽 밀어 넣어봤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을 먹어야 한다.


목구멍에서 튀어나온 혀가 국물을 쓰윽 빨아당긴다.


캬~ 시원하다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려 다시 국물을 맛보니

시큼한 맛과 얼큰한 맛이 어우러진다.


국물에 빠져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대구살을 입안에 처넣었더니 

혀란 놈이 서둘러 침과 섞어서 위장 안으로 밀어 넣어 버린다.

맛있다는 뜻이다.


대구살이 쫀득쫀득하고 담백하니 아주 씹는 맛이 좋다.

정신없이 흑미밥과 매운탕 국물과 대구살을 처먹었다.


대구살이 아주 푸짐하다. 곤이와 알을 먹고 싶으면 특을 시켜라. 근데 3000원 더 비싸다.


어디 식당 가면 반찬을 남기는 법이 없이

2번 정도 리필해서 먹는데,

이 집은 그냥 밥하고 대구탕만 있으면 되겠다.

맛나다.


계산대 앞에 원산지 표시가 있다.


"알래스카 청정해역, 원양선에서 작업한 선동(船凍) 대구입니다"


선동?

잡자마자 배에서 얼렸다는 뜻인가 보다.


알래스카는 청정해역이라고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에서 방류되는 방사능 핵오염수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다.


일본 동쪽 해안에 있는 후쿠시마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된 오염수는

구로시오 해류를 만나 북태평양으로 흘러간 뒤

미국 알래스카 주, 캘리포니아주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다.


청정해역?

뭐가 맑고 깨끗하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맑고 깨끗한 후쿠시마 방사능 핵오염수을 먹고 자란 대구라서

오늘 먹은 대구로 만든 매운탕은 아주 맛나다.


몸의 변화?

뭐 잔뜩 처먹었으니 살은 찌고,

방사능 물질은 몇 베크렐 내 몸에 조용히 축적되었겠지. 

암튼 자~~알 먹었다.


밥 먹을 때는 그냥 생각 없이 좀 처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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