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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런 친구

나에게 이런 친구  / 이명애

나에게 이런 친구 하나 있어 행복합니다
미꾸라지 잡아 추어탕 끓여 줄 테니 오라 합니다
영롱한 가을 햇살로 붉게 영근 홍시 하나 꼭 쥐어주며 먹어보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들꽃 한가득 담아 보내줍니다
가을에 피는 국화꽃 엄마 같습니다

나에게 이런 친구 하나 있어 설렙니다
이른 아침 안개 낀 초등학교 운동장에 비친 첫 햇살 함께 보자고 사진 보내줍니다
마음 아프다며 아이의 고민을 털어놓아 가슴이 짠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이 그 시절 그대로입니다


나에게 이런 친구 하나 있어 힘이 납니다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내 슬픔 다 들어주고 용기 주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를 위해 그 자리에 있어줄

내 사진 찍어 보내도 절대로 화내지 않는 애인 같은 친구입니다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친구가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 말입니다
이런 친구 하나쯤 곁에 둘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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