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머니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옥수수


봉숭아가 피고
대청마루에 살던 강냉이 가족
봄밭으로 이사를 갑니다

옹기종기 모여 이슬 먹고
도란도란 모여 숨을 쉬고

오동통 하얀 이 솜털 수염
우리 아기 웃는 얼굴 같아
나도 모르게 웃습니다

소낙비 떨어지면
오른팔 벌려 안아주고
그리움 따라오면
멍든 눈망울 그늘에 넣어주고
잠이 오면
풀피리 소년입니다

서산으로 노을은 지고
하얀 수염 알몸으로 늙어
바람 빠진 앙상한 이빨 드러내며
집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인생은 별빛 밤하늘에
피어나는 불꽃놀이라고 말하나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이런 친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