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그 결정은 옳았다"
멈추기로 결정했습니다.
멈추기 전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만,
멈추기로 결정하고 나니, 멈춘다고 말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를 할 때까지 2~3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더 이상 제 시간을 조금이라도 이 곳에 쓰고 싶지 않다는 이 말을 하기 위해,
3일의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멈추고 나니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본능이 생각을 앞섰던 거 같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건강을 잃고, 사람도 잃고,
내 자신도 잃어버리겠구나 하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깊은 마음 속 내 본능이..
때론 몸이 내게 먼저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제 그만할 때라고,
니 마음도 정신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눈에서는 짠물이 나오고
다리는 천근만근
얼굴은 퉁퉁 부어오고
배는 계속 고프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나는 모르는 척
눈에서 짠물이 나오면 몰래 숨어 닦아내기 바쁘고
고픈 배는 채우기 바쁘고
그 와중에 아픈 다리와 부은 얼굴에게는 관심도 주지 못했습니다.
회사를 쉬기로 했습니다.
이 곳에서도 잘 버티고 물처럼... 길가의 풀들처럼
원래 여기 있었던 것처럼 지내려고 했는데
목표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백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멈추고 나니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생겨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