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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앞에 가성비라뇨

가성비직업? 난 가심비직업을 택할래

by 뮤슈만

돈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냉정하지만 일리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가성비 직업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직업을 갖기까지 투입되는 시간과 돈 대비 연봉이 높을수록 가성비 높은 직업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얘긴데 소위 말하는 ‘사’ 자 직업, 전문직을 ‘가성비 (높은) 직업’이라고 부르는 거랬다.


선망하던 사람들이 모인 그룹의 일원이 된다면 무급으로 일해도 신날 거라 생각하며 자라온 나에겐 꿈같은 얘기가 바사삭 깨지는 기분. 현실이 나보고 정신 좀 차리라고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는 것 같은 충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표독스러워진 것 같아 내내 불편했다. 1+1, 2+1 할인행사 상품만 보면 눈이 번쩍이는 가성비 인간인데, 차마 꿈 앞에 가성비를 붙이지는 못할 것 같다.


누가 뭐라 하든, 비꼬든 비웃든, 나는 가성비 말고 가심비. 투자 대비 심리적 만족도인 가심비를 높여, 자기만족도 최상의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 먹었다. 얹힌 것 같던 불편함이 싹 사라졌다.


그리고 다짐했다. 현실을 알려준다는 핑계로 누군가의 꿈을 재단하거나, 급을 나누는 염세적 인간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세상을 다 아느냥 툭툭 내뱉는 말이 본인의 밑천을 드러내는 치명적인 실수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그리고 또 다짐했다. 꿈꾸는 누군가를 힘 빠지게 만드는 사람만큼은 절대 되지 않겠다고.


한 번만 더 꿈 앞에서 가성비 운운해 봐라. 그땐 들이받아야지.


이제 맘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좋은 꿈 꾸면서.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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