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알고 있었다. 엄빠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나는 찍사였다는걸
오랜만에 가족끼리 보낸 여름휴가
#에피소드 1
앞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나 싶은 찰나에 건네받은 껍질 깐 귤
아빠의 사랑이 담겨 온 것 같아 신나서 사진을 찍는 와중에 새로 또 깐 귤을 주고받는 손들을 포착 했다
귤은 둘이 꽁냥꽁냥하기 위한 수단일 뿐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에피소드 2
공복에 먹으면 좋다는 유산균과 영양제를 챙겨 먹고
요거트 토핑을 섞던 아빠가 엄마에게 말했다
“여기 별도 따고 달도 따서 담아왔어 “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는 나와 달리
엄마는 그 말을 듣고 환하게 웃었다
저기요..아침부터 뭐 하자는 겁니까…
우리 아빠가
별모양 원모양 초코 과자로 플러팅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좋은 현상이지만 매번 낯설다
일상 속 매 순간에
사소한 것 하나 먼저 챙겨주고
말 한마디 예쁘게 주고받는 게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퍼즐 조각임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이렇게 또 배운다
별도 따고 달도 따서 담아왔다니 참나…
우리 엄마 대단한 안목일세 결혼 참 잘했네
어쨌거나 저쨋거나
귤도 요거트도 맛있긴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