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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르 Sep 24. 2021

교사 자녀는 공부 못 하면 안 되나요?

글이 길어질 것 같은 행복한 나의 딸 이야기 첫 번째이다.

나는 아이가 둘이다.

딸 하나, 아들 하나.

전략적으로 결혼한 덕에 아주 이쁜 아이들을 얻었다. (남들이 그러는데 남편이 잘생겼다던데)


이 아이들은 특별한 재능이 공통적으로 있었는데

하나는 공부를 안 한다=못한다 였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는 것이다.


모든 부모가 그렇게 믿듯 이 아이들도 어릴 때는 똑똑했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기억한다. 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기억할 수도 있다.

나는 사람이다.


지금도 두 아이를 볼 때마다 나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대1, 중3이다.


딸아이는 중학교에 가서부터는 공부를 전혀 안 했다.

음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한국에 중학생 부모는 보통 고등학교를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어느 고등학교를 갈까를 고민한다.


그런데 나는 이 아이가 고등학교를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흔치 않은 고민거리를 내게 준 것이다.

우리 딸이 그 어려운 걸 해낸 것이다.


이게 아주 좋은 점이 있는데

이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엄청나게 머리를 썼고, 그래서 전략적인 엄마가 될 수 있었다.

정말 꼼수에 최강이 된 것 같다.

심지어 아이들이 고민거리를 주는 게 걱정보다는 반가울 때가 있다.


이건 농담으로 들리겠지만, 진담이기도 하다. 


나는 딸아이 중학교 시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딸아이는 중학교 때가 젤 재미있었단다.

그러면 됐지 모.  -.- 


중학교 생활은 아이의 사생활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지금은 정신 차렸기에 과거를 자꾸 들추면 아이가 부끄러울 것이다.

내 블로그 어딘가에 좀 써놓은 게 있을 거고.


일반고에 진학은 했지만, 나는 애초에 대안학교를 보내고 싶었다.

일반적인 보통의 닝겐인 남편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애를 왜 자꾸 대안학교에 보내느냐고.


아니 일반고 가면 뭘 하나요. 공부할 의지가 있어야지.

의지가 있으면 뭐하나요. 입시를 치르기엔 너무 멀리 있는데.


이것은 내가 아이의 입시를 피하고 싶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입시지옥이라는 고 3을 아이는 견딜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그냥 기우였을 수도 있는데,

나의 공감 기능은 아이의 마음에 가 있었기에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내가 견디지 못했던 것도 같다.

 

어쨌든 일반고를 진학하고 1년쯤 되어 가니 아이는 나름 노력했지만, 학교가 힘들었다.

늘 나에게 자퇴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고, 나도 역시 감지하고 있었다.


나는 진로교사로 살면서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 다양하게 무언갈 배우면서,

이미 학교에 대한 중요도는 크지 않았다.

그 말은 아이의 자퇴가 나에게 큰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좀 변태같이 들릴 수도 있지만, 자퇴라는 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닝겐인 남편에겐 자퇴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 굉장히 합리적으로 아이를 학교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뭐 이런 엄마가 다 있어?

아니면 뭐 이런 교사가 다 있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네 여기 있네요.


나는 아이를 합법적으로(?), 즉 그럴듯하게, 혹은 보기 좋게 학교를 자퇴시킬 궁리를 하였다.


가만.. 나의 강점 중(갤럽 강점 검사 결과) 전략 테마는 34개 중 26위밖에 되지 않으나,

와우... 행동 테마(9위)와 짝을 이루고 있다. 이래서 내가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게 가능했구나. 

(살짝 홍보하자면 나는 갤럽 강점 코치 자격 공부를 하는 중임.)


과연 보기 좋은 자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나의 전략은 2편에서 공개하겠다.


바로 여기로 ▼

https://brunch.co.kr/@yahoks/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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