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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르 Apr 30. 2021

사춘기 퇴치 법

과연 가능한 일인가


 중학생.

이름만으로도 떨리십니까?

사춘기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아마 중학생 자녀를 두신 많은 부모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이 시기의 자녀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부모님도 많이 봅니다. 사춘기의 방황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다 그런 것도 아닐 테니까요.


 저에게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조카가 있습니다. 그 아이를 보면 특별히 사춘기라고 부를만한 시기가 딱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는 어디에서든 당당합니다. 어른 앞이라고 기죽지 않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는 끝까지 주장하는 편이에요. 타인에게 항상 매너 있게 행동하고, 늘 자신감이 넘쳐 보입니다. 물론 제 조카 이야기를 일반화할 순 없겠지만 조카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청소년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오빠에게 조카의 이런 모습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더니, 오빠는

"미국에서는 아이도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니 어디에서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나이가 많은 사람 앞이라고 딱히 주눅 들진 않더라고."라고 대답했었습니다.

저는 오빠와의 대화에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미국에서 자라는 청소년들보다는 더 해야 할 일이 많죠. 입시라는 너무나 큰 산은 한국 학생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넘어야 할 대상입니다. 또한 본인의 생각을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주장할 만한 장소도 없고 여건도 안돼요. 버릇없다는 소리를 들을게 뻔하니까요. 어딘가 좀 수줍고 자신감이 적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조카의 모습이 한국 청소년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미국 문화가 무조건 좋고, 우리나라 문화가 나쁘다는 이분법적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한국의 청소년에게 갖는 가장 큰 기대는 학업적 성취도입니다. 학업성적 외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무시당하죠. 호기심 많고 혈기왕성한 사춘기 시기에 공부 외 다른 활동들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런 문화적 차이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갖는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이고, 사춘기도 더 심하게 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들께서 아이가 집에 와서 말을 잘하지 않는다고들 하십니다. 사춘기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 외 다른 것은 다 의미 없다는 시각을 갖고 계시다면 조금 바꿔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무시하지 마셔요. 같이 공감해주고 존중해주세요. 부모 눈에 참 우스워보이는 것도 아이들은 목숨같이 지킬 때가 있습니다. 눈높이가 다른 것뿐이에요.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아이에게 사춘기는 그렇게 심하게 오진 않을 겁니다. 반항할 명분이 없으니까요.


여러분은 아이에게 주어야 할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자인 김형석 교수님은 자유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자유를? 이게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요. 엄마가 매니저나 다름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준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러나 생각해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를 가져본 적이 있나요.

부모들은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 관리해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그런데 자유를 준다라?  

네. 그러나 그것은 무제한의 자유가 아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내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내가 선택한 것에 좌충우돌하는 것.

이런 것들이 바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밑거름입니다.


아이가 부모님과 편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


저는 이것이 사춘기를 퇴치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천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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