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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삭 Oct 18. 2022

내가 쓴 소설이 드라마가 된다고?

글로 먹고살기

* 이 글은 여성서사X장르물X사극 조합으로 모 방송국에 드라마 판권을 팔았던 제 경험과 영상화에 특화된 소설 창작에 관한 제 생각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서술한 글입니다.


* 틈틈이 생각나는 대로 쓰는 단상 글입니다.     


작년에 모 감독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글을 잘 쓴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판권 계약을 했다기에 읽어보면 제대로 된 원작 소설이 없었다고, 뭐 주워 먹을 것도 없는 글을 제작사는 왜 계약했는지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제 기를 죽이려고 일부러 했던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그 말을 듣고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분은 나빴습니다) 일단 그 양반은 제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거든요. 게다가 첫 장편의 프랑스어 판권이 팔렸을 때라 당시 저는 작가로서 자부심이 상당했지요(?). 저 정도 공격은 「아큐정전」의 아큐처럼 자기 합리화를 통한 정신 승리로 쿨하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제작비까지 많이 드는 사극이라 영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되었던 제 첫 장편은 얼마 뒤 부산국제영화제 E-IP 마켓 선정작이 되었고, 모 방송국이 드라마 판권을 사갔습니다. 그런데 영상화 판권을 팔고 차기작을 쓰고 있는 지금에 와서야, 저는 모 감독이 했던 말의 덫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글은 주워 먹을  많았을까요? 이번에는 (영상화 판권을) 팔았지만, 과연 다음에도   있을까요? 영상화하기 좋은 어떤 글일까요? 소설 본연의 맛을 추구하면서 영상화까지 노릴 수는 없는 걸까요? 영상화에 적합한, 이라는 수식어에 매몰된 나머지 소설로서의 재미를 잃게 되는  아닐까요?


저는 아직도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절필하기 전까지는 이 구렁텅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겠지요. 어쩌면 탈출을 포기하고 아예 그 속에서 유영하는 법을 배워야 할 지도요.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생각했던 부분들을 짤막하게 늘어놓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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