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1억뷰 웹툰 스토리 쓰기 레시피 08화

라이킷 1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근영 Sep 14. 2023

1단계 : 일단 하나만 선택 합시다

◎ 장르

많은 스토리 작법서에서 장르와 목적의 결정을 스토리 기획의 첫 단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자~! 이제 스토리를 써볼까? 근데 무슨 장르를 쓰지?” 또는 “어떤 목적의 글을 써볼까?”하고 스토리 쓰기를 시작하는 작가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기획을 할 때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장르와 목적을 정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가 스토리를 쓸 때는 우연히 쓰고 싶은 내용을 발견하거나 아니면 쓸 만한 소재를 찾아 헤매다가 발견! 그것도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번쩍! 소재가 떠오른 후 시작할 겁니다. 장르나 목적을 먼저 정하고 쓰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가 먼저 떠오른 다음 어떤 장르로 쓸 것인지 고민하거나 또는 소재와 장르가 동시에 떠오른 후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의 첫 단계가 장르나 목적의 결정이 아닌, 장르의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쓰려고 하는 장르가 현재 몇 편이나 연재되고 있는지 조사하는 겁니다. 내가 쓰고 싶은 장르가 많고 적음을 파악하는 게 기획의 첫 단계입니다.

내가 쓰려는 장르의 작품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면 고민해야 합니다. 작가에게 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작품들과 비교되기 쉽고, 자칫 잘못하면 따라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식상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장르의 작품이 많다는 건 그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찾는 사람이 많은 작품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더 이익이 되니까요. 그래서 그 장르의 작품을 많이 뽑게 되고, 많이 뽑는 만큼 해당 장르의 작품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집니다.

반면, 내가 쓰려는 장르의 작품이 많지 않다면 어떨까요? 이것 역시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미 발표된 작품들이 별로 없다는 건 그만큼 그 장르를 찾는 사람이 적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입장에선 해당 장르의 작품 비중을 축소하게 됩니다. 많이 뽑질 않으니 상대적으로 작가 데뷔도 힘들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재되고 있는 작품의 수가 별로 없는 만큼 비교할 수 있는 작품들도 적기 때문에 내 작품의 독창성이 쉽게 주목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미 발표된 작품이 많은 장르를 쓰고 싶다면, 기존의 작품들과 다른 나만의 독창성 있는 스토리를 쓰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장르를 쓰고 싶다면, 그 장르에 어떻게 대중성을 녹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각각의 장르에 맞는 독창성 또는 대중성을 목표로 삼아 전략적으로 스토리를 써야합니다. 다음의 빈칸에 내가 쓰려는 장르와 비슷한 작품들을 적어보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위에 적은 작품들과 내 스토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아래의 빈칸에 적어봅시다. 만약 기존의 작품들과 내 작품의 차이점이 없다면 큰 문제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뚜렷한 차이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래의 빈칸에 기존의 작품들과 내 작품과의 차이점에 대해 적어봅시다.

◎ 목적

“여러분은 왜 웹툰 스토리를 쓰려고 하나요? 웹툰 스토리를 쓰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수강생들에게 물어보면 다양한 답변이 나옵니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꼭 웹툰 스토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등등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집니다.

만약 여러분도 수강생들의 답변과 비슷한 목적으로 웹툰 스토리를 쓰고 있다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 없습니다. 차라리 도전 만화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스토리를 발표하는 게 훨씬 더 빨리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말로 웹툰 스토리를 쓰는 목적이 내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뿐이라면 다양한 방법들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어딘가에 글을 올리기만 한다면 누군가 언젠가는 꼭 보게 될 겁니다.

“정말로 그게 목적인가요?”

저는 다시 물어봅니다. 여러분은 웹툰 스토리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원고료를 받지 않고서도 계속 웹툰 스토리를 쓸 수 있나요? 물론 순수한 마음으로 금전적인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을 위해, 또는 타인을 위해 글을 쓰는 분들도 분명히 계십니다. 하지만 그런 몇몇 분들을 제외하면, 무료 제공을 목적으로 웹툰 스토리를 쓰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목적에 맞는 각오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내가 쓴 글로 남에게 돈을 받으려면 남이 돈을 주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내 스토리를 바라보고, 그 타인의 취향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재미있어하고 내 스토리를 보기 위해 기꺼이 금전적 대가를 치룰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우리의 목적은 지극히 상업적인 스토리를 쓰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 외에 다른 목적들이 더해질 순 있겠지만 상업적인 웹툰 스토리를 쓰는 것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데뷔가 쉽지 않습니다. 작품을 지속적으로 연재하기 힘듭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웹툰은 산업입니다.

내가 쓰려고 하는 웹툰 스토리의 장르와 목적을 적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