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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폴라리스 Nov 30. 2016

아이의 적성과 재능을 알아보는 '다중지능'의 모든 것

월간 <폴라리스> '아이와 꿈' 中

내 아이의 다중지능


아이의 적성을 찾아내고 발전시켜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에 있다.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해 미래의 길을 열어주는 다중지능의 모든 것. 

글 성소영  에디터 윤경민  포토그래퍼 강봉형·유재철


누구나 자신만의 빛나는 재능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을 배우지 않아도 악기를 연주하고, 스케치 없이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을 자유자재로 그린다. 해당 분야에서 타인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IQ가 높을까? 하버드대학교의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교수는 이러한 궁금증을 토대로 연구를 거듭했다. 이후 1983년 <마음의 틀>이라는 책을 통해 다중지능이론을 최초로 발표했다. 대다수의 위인들이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비범성을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들이 지니고 있는 천부적인 능력은 각각 다른 것을 보며, IQ가 사람의 지능을 측정하는 완벽한 도구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을 품은 것이다. 
그는 뇌 손상 환자들을 연구하며 사고, 질병 등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돼도 여러 능력 중 한두 가지를 못하게 될 뿐 다른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여러 지능이 사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탄생한 다중지능은 총 8가지(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이해지능, 자연친화지능)로 분류된다.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누구나 자신만의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고, 8개의 지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에 개인의 노력, 성장 환경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뛰어난 지능을 더 뛰어나게 만들 수 있듯, 부족한 지능도 얼마든지 일정 수준까지는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1900년대 이후 IQ가 가장 신뢰도 높은 인간의 지능 평가 기준으로 여겨지던 시대에, 인간의 지능을 후천적으로 계발할 수 있다는 이 이론은 인간 지능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며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의 공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중지능의 8개 지능에서 뛰어난 ‘강점지능’과 비교적 뒤처지는 ‘약점지능’을 찾아 계발하는 것은 아이의 미래를 구상하는 초석이 된다. 강점지능을 계발해 남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출 수 있고, 약점지능도 보완만 하면 충분히 진로를 탐색하거나 일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 노력만하면 ‘부족한 부분’도 ‘잘하는 영역’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기에 잘하고 못하는 것에 얽매여 아이의 꿈을 제약하기보다는 행복한 미래를 위한 나침반으로 활용하면 된다.

오랜 관찰을 통해 얻어지는 것 

공식적으로 다중지능을 정확히 검사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 다중지능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고정화된 지능이 아니라 계발 가능한 유동적 지능이기 때문이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몇 개의 설문으로 구성된 다중지능검사는 아이의 선호도를 측정할 뿐 지능에 대한 신뢰적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의 다중지능은 어떻게 발견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 교사 등이 아이와 유의미한 관계를 맺고 가까이에서 시간을 보내며 오랜 시간 관찰을 하는 것이다. 이때는 아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것이 필수다.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뿐만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블록을 좋아한다고 해서 논리·수학지능이 높고, 책을 자주 읽는다고 해서 언어지능이 높다고 단정할 순 없기 때문. 책을 보는 이유가 책에 그려진 그림 때문이라면 다중지능 해석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아이의 행동, 말뿐만 아니라 소지품과 상장, 좋아하는 물건 등도 다중지능을 파악하는 좋은 힌트가 된다. 따라서 아이의 생활을 기록으로 남기면 더욱 좋다. 어떤 놀이를 했는지, 놀이 시작의 주체가 누구인지, 얼마나 집중했는지,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적어두면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되고, 아이의 성장 과정이 담긴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래도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의 행동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파악할 수 있다. 선생님의 견해와 부모의 견해가 겹쳐 나타나는 것이 아이의 명확한 강점지능일 가능성도 크다. 명심해야 할 점은 아이의 다중지능은 한 가지가 특출하게 뛰어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지능이 균일하게 발달해 있을 수도 있으며, 성장하며 계속 달라지기도 하니 지속적으로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HECK  다중지능 파악하고 계발하기 
영유아기 때는 강점지능과 약점지능을 파악하되, 특정 지능에 국한된 교육을 하는 것보다 모든 지능을 골고루 활용해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 각각 분명한 특징을 갖고 있는 8가지의 다중지능을 알아보고, 이를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언어지능
글과 말, 의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이다. 말을 조리 있게 하고 글을 잘 쓰는 것뿐 아니라 낱말의 소리, 운율 등 언어의 구성 요소에도 예민하다. 언어지능은 다른 지능을 발달시키고 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Point
끝말잇기, 낱말 퍼즐 맞추기, 책 읽기, 구연동화 등을 좋아한다. TV나 책에서 모르는 말이 나오면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좋아하는 인형과 장난감에 이름을 붙이는 습관이 있다.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말로 다른 사람들을 자주 웃게 만들곤 한다. 


How to Develop
평소 책을 자주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약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보여주자. 또 아이의 물음에는 성의껏 대답해준다. 녹음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이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은 책에 대한 아이의 흥미를 끌어올려주고,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며 언어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논리·수학지능
지능을 측정할 때 가장 중심이 되는 지능으로 여겨져 온 논리·수학지능은 수와 논리적 과정에 대한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이다. 숫자에 익숙하고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예측해 보통 사람보다 수학적인 문제를 훨씬 빨리 해결할 수 있다. 


Point
말이나 상황의 요점을 잘 파악하고 날짜, 차량 번호, 전화번호 등을 잘 기억한다. “왜?”라는 질문과 “왜냐하면, 그 이유는” 등의 말을 자주 하는 것도 논리·수학지능이 높은 아이들의 특징이다. 사물을 두고 몇 개가 있는지 셈을 하며 놀기도 한다. 


How to Develop
게임이나 놀이를 할 때 숫자로 점수를 매겨 승패를 가르는 규칙을 정해주면 좋다. 아이가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 가족의 가계도를 그려보는 것도 논리·수학지능을 계발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놀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나 등을 촌수, 대, 항렬에 따라 나누면서 자연스레 논리적인 체계를 배울 수 있다. 


- 공간지능

시공간적인 세계를 인지하고, 3차원적인 세계를 변형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다른 각도에서도 대상을 머릿속에서 시각화할 줄 알고,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데도 능숙해 건축, 미술, 항해 등을 할 때 꼭 필요한 지능이다. 


Point
관찰하기를 좋아해서 얼굴, 물건의 특징 등을 잘 기억한다. 낙서하기를 좋아해 아이의 주변에 늘 낙서가 가득하고,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다. 또 인형, 레고, 퍼즐 등을 가지고 놀기를 즐긴다.

How to Develop
시각을 자극하면 공간지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치원에서 배웠던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동화책을 읽어준 후 그 내용을 그려보라고 하자. 또 주변 풍경을 그려보는 활동은 입체감, 거리감, 공간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 신체·운동지능
균형감각, 민첩성 등을 활용해 자세를 조절하고 몸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것만 신체·운동지능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등을 몸동작으로 잘 표현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Point
공부하거나 암기할 때 몸을 사용하고, 생각이나 느낌을 전할 때도 춤을 추는 등 몸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활동적인 놀이를 즐기고 몸이나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How to Develop
몸을 움직일 기회를 많이 주는 게 좋다. TV나 동화책에 나오는 동물의 걷는 모습을 따라 해보는 놀이를 추천한다. 동물의 모습을 흉내 내며 자연스레 신체를 다양하게 움직여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된다. 낱말카드만 보고 말 대신 표정, 몸짓으로 낱말을 표현해 상대방이 맞히도록 하는 스피드퀴즈 등도 효과적인 방법.

- 음악지능
타 지능들에 비해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지능으로 소리에 민감하다. 음감이 뛰어나고 악기 연주를 잘하는 것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리에 잘 반응하고 변별력이 뛰어나다. 


Point
노래 부르기나 악기 연주하기를 좋아하고 멜로디를 잘 기억한다. 이 아이들은 소리에 대한 반응이 민감해 먼 곳에서 나는 소리도 잘 듣는다. 때로는 작은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주변이 시끄러우면 산만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How to Develop
악기나 클래식 음악만이 아이의 음악지능 계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오해다. 페트병, 상자 등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음악을 들려준 뒤 아이에게 느낌을 물어보는 것도 좋다. 그 느낌을 말, 표정, 율동 등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자.


- 대인관계지능
타인과 잘 교류하고, 이해하고 교감할 줄 아는 능력이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잘 파악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분, 기질, 동기, 의도의 차이를 금세 간파할 수 있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잘하기 때문에 누군가와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남을 잘 도와준다. 


Point

부모, 형제자매, 친구와 잘 지내고 시키지 않아도 인사를 잘해서 ‘예의 바른 아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 가족이나 친구가 울면 따라 울기도 한다. 자기 물건을 친구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누군가가 유치원을 결석하면 “○○는 왜 안 왔어요?”라고 물어본다. 


How to Develop

또래 친구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자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 등에게 편지를 써보는 활동도 좋다. 또 가족회의를 종종 열어 ‘이번 주말에는 어디를 놀러 갈지’ ‘아빠의 생일에는 무엇을 선물할지’ 등을 함께 이야기해보자. 이 아이는 회의를 통해 자기주장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들으며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 자기이해지능
자기 스스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지능으로, 감정 파악을 잘하고 조절할 줄 안다. 따라서 자기이해지능이 약하거나 사고 등으로 손상을 입게 되면 신경질적인 성향, 무관심, 무기력 등의 문제를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Point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고, 화가 나면 울고 떼쓰기 보다는 왜 화가 났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나이가 어려도 삶의 의미나 미래, 목적에 관심이 많아 위인전을 즐겨 읽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How to Develop
자기이해지능을 높이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스스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매일 아이와 함께 일기를 쓰거나 잠들기 전 “내일은 유치원에 다녀와서 뭐하고 놀 거야?” 등의 질문으로 다음 날의 할 일을 물어본다. 또 어떤 일을 하든 “네 생각은 어때?”라며 아이에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 


- 자연친화지능
자연 세계에 관심이 많고,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탐구하는데 기쁨을 느끼는 지능이다. 동식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식물, 동물 등의 종을 구별하고 확인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Point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야외 활동을 좋아한다. 동물, 물고기, 식물 등을 키우고 있다면 아이의 행동을 잘 관찰해보자. 이들과 가까이 상호작용하고, 얼마나 자랐는지 등을 깊이 관찰하는 아이라면 이 지능이 높다. 놀이를 할 때도 돌멩이, 나뭇잎, 조개껍데기 등을 잘 활용한다. 


How to Develop
밖으로 나가 잔디 위를 걷고, 나무 아래 앉아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게 한다. 맨발로 흙의 촉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동식물을 직접 키우며 책임감과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당근, 호박 등 채소를 활용한 요리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먹어보면서 자연을 접하고, 자연스레 창의력도 키우게 된다. 

참고 도서 
하워드 가드너 <지능이란 무엇인가?>,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곽윤정 외 <내 아이의 강점지능>, 윤옥인 <아이의 다중지능> 

INTERVIEW  다중지능으로 아이에게 용기를 주세요
누구나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고, 부족한 지능 또한 노력하면 적정 수준까지 계발할 수 있다는 다중지능이론은 그 자체로 희망이다. 이 낙관적 이론에 매료돼 2001년 한국다중지능교육학회를 설립하고 국내 교육계에 다중지능을 전파한 윤옥인 회장은 “아이를 완벽하게 만들려는 도구가 아니라, 무엇이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교육철학으로써 다중지능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의 관찰만으로도 아이의 다중지능 검사가 가능한가요? 

다중지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오랫동안 아이를 보아 온 부모의 세심한 관찰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지능을 파악하는 게 어렵습니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도 아이의 지능 프로파일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면적인 평가를 받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어요. 부모님들께서는 지능이 환경 자극에 의해 지속적으로 계발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선생님이나 아이를 자주 보는 다른 가족 등 여러 사람의 평가를 새겨 들으며 아이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다각도에서 살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다중지능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데 있어 부모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영유아기 때는 한 가지 강점지능만 찾으려 하지 말고, 다양한 지능을 골고루 계발할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어떤 부모님들은 8개의 다중지능을 모두 계발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아이가 원치 않는 여러 분야의 학원을 보내곤 하시는데 매우 위험한 일이에요.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처럼 다중지능이론을 왜곡하고 있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비판하며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성급하게 아이의 지능을 파악해 교육을 하려고 하면 안 돼요. 지능은 단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중지능 지필검사 등도 참고 정도로만 삼아야 합니다. 

다중지능 계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정 환경은 어떻게 조성하는 것이 좋을까요?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나, 시간을 정해두고 읽은 책에 대해 독후활동을 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때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을 글, 음악, 그림, 연극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보세요. 책에 나온 관련 장소를 견학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 계획을 세워 음악회, 미술관, 연극, 영화관, 박물관 등을 방문해보세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고, 약점지능에 관한 체험을 하게 될 경우 이를 보완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다중지능이 아이의 다중지능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부모와 아이의 다중지능 관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지능은 유전과 환경의 조합물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다중지능을 알기 위해서는 부모의 다중지능을 파악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환경적인 자극의 기간이 짧은 영유아기 때는 유전적으로 뛰어난 지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려받은 능력은 후천적인 환경에서 발전시켜 강점지능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엄마와 아빠, 아이의 강점·약점지능의 교집합이 있는지 찾아보고,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해 약점지능을 계발할 수 있는 활동에 자주 노출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다중지능 발견 및 계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엄마와 아빠에게 참고가 될 만한 조언을 해주세요. 
하루 5분이라도 아이와 땀을 흘리며 놀아준다면, 아이는 그 짧은 놀이를 통해서도 자신감, 자존감, 호기심, 도전 정신 등을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이때 잠깐일지라도, 매일 다른 놀이를 하면 됩니다. 놀이를 하면서 듣는 엄마, 아빠의 격려를 통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자신 없던 일은 한 번 시도해보려는 용기를 갖습니다. 또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도록 ‘마음알림판’ 등을 집 한편에 만들어 하루의 생각과 기분 등을 간단한 글, 그림, 노랫말 등으로 표현해 붙여두면 좋아요. 아이를 돌봐주는 분에게도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행동을 자주 하는지 세세히 물어보세요. 아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가 약점지능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기 싫어할 경우, 어떤 방법으로 약점지능을 계발시켜주는 게 좋을까요? 

아이에게 우리의 두뇌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고, 하기 싫다고 해서 하지 않으면 그 두뇌는 잠이 든다고 이야기해주세요. 그 후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활동으로 약점지능을 계발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축구 등 운동은 좋아하는데, 수학은 싫어한다면 “축구 선수는 한 팀에 몇 명일까?” “우리 가족과 삼촌 가족이 함께 축구 시합을 한다면 몇 명이 더 필요할까?” 등의 질문으로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거예요. 하기 싫은 활동을 계속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에게 흥미로운 상황을 제공하고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좋습니다. 


저서 <아이의 다중지능>에서 다중지능을 평가하는 목적은 “기술과 기능성을 파악해 본인과 주변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진로와 연결시키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다중지능과 진로를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강점지능을 특정 직업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를 계발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성장하는 동안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제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돌입했고, 가장 각광받는 미래의 직업으로 ‘데이터 과학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럼 모두 과학이나 수학만을 공부해야 할까요? 만약 아이의 진로가 훗날 로봇으로 대체되는 일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이런 상황일수록 다중지능은 더 빛을 발합니다. 지능이 환경에 의해 계발될 수 있다면, 미래가 어떻게 변하든 개인의 노력에 따라 그에 맞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직업을 연관 짓기보다는 아이의 강점지능으로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만한 일을 생각해야 해요. 아이가 강점지능과 관계없는 꿈을 꿀 경우에도, 지금껏 지켜봐 온 아이의 강점과 교육 현장에서 받은 평가 등을 토대로 스스로를 잘 알 수 있게 도와주세요. 어떤 경우에도 내 안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이를 더 강하게 계발할 수 있다는 다중지능의 낙관적인 속성을 먼저 이해한다면 살면서 몇 번씩 바뀔 수 있는 직업에 유연성을 갖고, 어떤 환경에서든 도전할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다중지능 계발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모는 아이의 첫 스승이자 마지막 스승입니다. 사람의 지능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므로 단기간에 어떤 결과를 얻으려 하거나 다중지능이론을 지능 계발의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아이를 내가 낳은 소유물이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기르면 좋겠습니다.





윤옥인
한국다중지능교육학회 회장으로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연구하고 수십 년간 교단 위에서 이를 실천해왔다. 아이의 재능과 꿈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부모들이 다중지능이론을 통해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를 직접 목격하길 바라며 <아이의 다중지능>을 출간했다.








행복을 키우는 영유아 교육라이프 매거진 <폴라리스>는 매월 한가지 주제만 심층적으로 다루되, 확장성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폴라리스>는 앞서가는 부모를 위한 영유아 교육 지침서 역할과 교육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는 교육 전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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