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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폴라리스 Dec 12. 2016

아이가 살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월간 <폴라리스>  '아이와 꿈' 中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 온다
2036, 낯선 미래


걸어 다니며 영상 통화를 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것은 까마득한 미래에서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매일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현실과 꿈, 그 중간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20년 후, 그 미래는 과연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에디터 윤경민  포토그래퍼 강봉형  참고 도서 다카시로 쓰요시 <2035년의 세계>, 김형근 <우리가 아는 미래가 사라진다>, 박영숙·제롬 글렌 외 <유엔미래보고서 2030>, 곽동훈·김지현 외 <잡아라 미래직업 100>  소품협찬 레고에듀케이션 공식 인증 엘케이컴퍼니




건강과 의료
꼭 한 가지 소원만 빌어야 한다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소원을 빌까? 결국 마지막에 남는 소원은 ‘건강’일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건강한 삶, 무병장수,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단 한 번도 식은 적이 없다. 덕분에 의료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 매일 그 한계를 뛰어넘으며 경이로운 성과를 보여준다. 2035년에는 체내 이식형 디바이스를 통해 심장 박동 수, 체온, 혈압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나아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직 걸리지 않은 병까지 진단해 이를 예방하고, 유전자 정보에 기초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진행된다고 한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검사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결과를 받고 2013년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이처럼 유전자를 통해 각종 질병의 위험도를 예측해 병을 예방하는 서비스는 벌써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자 분석 기업인 ‘23앤드미(23andMe)’는 분석 키트에 침을 받아 보내면 개인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잠재적 질병 발병 가능성, 특정 음식과 약에 대한 반응도, 혈통 등에 대해 알려준다. 이용료는 단돈 149달러(한화 약 17만 원)로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인류의 꿈이 이뤄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사람이 누구나 건강한 삶에 대해 꿈꾸듯 부모들은 내 아이가 똑똑하고 매력적이며 건강한 아이이길 바란다. 생리적·윤리적인 문제가 남아 현실화되려면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부모들의 이러한 바람을 유전자 조작으로 이룰 수 있는 날이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자신들이 바라는 예쁘고 건강하며 재능 있는 아이를 디자인해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대에 진행된 실험을 통해 유전자 조작으로 디자인된 아이가 태어났으며 2016년 9월, 세 명의 유전자를 결합한 아이가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언젠가 DNA가 거래되는 날이 오면 DNA를 사고파는 마켓과 유명 운동 선수나 박사, 작가 등의 머리카락, 타액 등을 훔쳐 몰래 DNA를 판매하는 유전자 도둑이 등장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이 결혼해 출산을 할 때쯤이면 ‘디자인된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 



과학과 기술
1997년,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인공지능(AI)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Deep Blue)’에게 무릎을 꿇었다. 충격적인 패배이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아직 자신감이 넘쳤다. “컴퓨터가 똑똑해 봤자지! 체스는 이겼지만 바둑만큼은 쉽지 않을걸?”  못해도 100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겨우 19년 뒤인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세계 정상급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단지 체스나 장기, 바둑만이 아니다.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컴퓨터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었다. 이러다 정말 <매트릭스>처럼 로봇이 인류와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건 아닐까? 확실한 건 인공지능과 로봇, 컴퓨터 등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적응력보다 빠르며 우리의 상상력보다 앞선다는 사실이다. 영화 <A.I.>에서처럼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로봇이 나타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미 로봇은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고 대응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일본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로봇 ‘페퍼’)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로봇, 컴퓨터 등 과학과 기술은 도대체 얼마나 발전한다는 걸까? 대략 2045년 정도에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로봇을 조종하는 것을 뛰어넘어 직접 로봇을 만들고 기획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시기의 로봇은 기존의 음악을 분석해 직접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 로봇이 불가능한 영역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미래에는 작은 비밀도 감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뇌혈류를 측정하는 뇌 스캐너로 피실험자들의 뇌 활동을 추적해 그들의 기억을 정확히 알아맞혔다. 이처럼 뇌 연구가 계속 발전하면 사람들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다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초미세 기계구조물을 만드는 멤스(MEMS) 기술로 인간의 뇌에 나노 머신 이식이 가능하면 뇌에 보고되는 정보나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이 타인이 볼 수 있도록 기록된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계 등 절대 이뤄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상상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회와 문화 
‘내 집 마련’이 여전히 꿈이고, ‘안정’과 ‘정착’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세대에게 미래는 더욱 낯설고 버거울지도 모른다. 20년 뒤 우리의 아이들이 활동할 미래에서는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집이 짐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나라와 나라의 경계가 점점 더 의미 없어지고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가 날로 심해지는 시대에는 위기나 기회가 생겼을 때 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저가 항공, 무인 택시 등으로 이동 비용은 계속해 저렴해져 날마다 비행기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며, 아예 집을 그대로 들어서 운반한다거나 분해해 조립하는 등 이동식 집을 가지고 다니며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몸이 자유로워지면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생각도 그만큼 자유로워지기 마련이다. 정부 시스템과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해 해외로 이주를 하거나, 해외에 자산을 분산해두고 세계를 방랑하며 삶을 꾸려가는 이들이 점점 늘어날 예정이다.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은 지구 밖으로도 향한다. 영국의 우주여행회사 ‘버진 갤러틱’은 이미 25만 달러(한화 약 3억 원)의 우주여행 티켓을 700장 이상 판매했으며,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은 2018년 일반인의 우주여행을 계획 중이다. 지금도 열기구나 비행기 등을 타고 성층권으로 향해 무중력을 경험하거나 지구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은 가능하다. 20년 뒤 성인이 된 아이들은 유럽 여행 대신 우주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 
우주는 이제 상상 속의 공간, 미지의 세계가 아닌 인류의 또 하나의 세상이다.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대표 엘론 머스크는 2024~2025년에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말하며 화성에 도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NASA의 알 글로브스 박사 또한 2100년에는 인류가 우주 도시에서 살 수 있을 거라고 전했다. 그때가 되면 우주여행 가이드부터 우주에서 건물을 짓는 우주건축사, 우주의 광물을 채취해 연구, 가공하는 우주광물 분석가 등 새로운 관련 직업도 넘쳐날 것이다. 



환경과 에너지 
‘환경오염’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사막화’ 등 지구의 암울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단어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뉴스를 장식한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경제 개발과 소비 생활은 대기, 토양, 수질, 해양 등 지구를 오염시키고 인간과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2008년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원히 녹지 않을 것만 같던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2020년에 모두 사라질 거라고 발표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겨가고 있는 투발루는 약 2050년에는 완전히 침수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지구 열권의 수축으로 온난화뿐만 아니라 한랭화가 동시에 진행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며 지구의 기온차가 극심해진다. 두 의견에 차이는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더욱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만은 동일하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에너지 혁명이다. 인류는 자원의 고갈, 환경오염 등에 대비하기 위해 오랫동안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에너지 등을 연구해왔다. 현재는 석유와 가스 등을 이용한 화력 발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점차 이 자리는 태양광, 풍력, 지열, 조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들이 차지할 것이다. 이외에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해질 예정이다. 이미 메탄가스, 하수 찌꺼기 등으로 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으며, 2013년에는 소변을 이용해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사람들이 걸을 때마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보도블록 ‘페이브젠’, 공을 찰 때 생기는 에너지를 모아 빛을 내는 축구공이자 램프인 ‘소켓’ 처럼 미래에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물건들로 가득할 것이다. 미래에는 에너지 또한 지구 밖에서 생산한다. 국제우주학회(IAA)는 2040년 안에 우주에서 만든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우주 태양광 발전소’가 경제성을 갖춘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 발표했으며,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까지 우주에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Tip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생길까

인공지능, 무인 운전,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미래 노동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미 LA타임스, AP통신 등은 로봇을 활용해 기사를 쓰고 있으며, 인공지능 ‘이디스커버리(E-Discovery)’는 변호사보다 저렴한 비용과 더 빠른 속도로 법률 문서를 수집·분석해 관련 자료를 찾아낸다. 

오늘 흥했던 직업이 내일이 되면 사라지고, 어제는 없었던 직업이 오늘엔 생겨나는 세상이다.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는 도대체 어떤 직업들이 생길까.

데이터 보험계리사   인터넷과 같은 가상 공간에는 ‘나’에 대한 무수한 정보가 가득하다. 가상 공간에 떠도는 개인 정보는 현실 속 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데이터 보험계리사’는 데이터 오남용과 도용 등 사이버 범죄로부터 개인을 지켜주고 온라인 신원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드론 항공 관제사   아마존과 구글 등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하려고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에서는 2016년 11월부터 드론 물류 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수많은 드론의 항로를 정비하고 항공교통을 지휘할 ‘드론 항공 관제사’가 미래 직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우주 농부   ‘화성 정착’ ‘우주 도시’ 등 인류는 미래를 우주에서 찾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부족한 식량 때문이다. 토마토, 완두콩 등 다양한 농작물의 우주 재배가 이미 성공했다. 지구에 살든 우주에 살든 먹을거리가 필요하므로 우주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연구하고 이를 실현하는 우주 농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바닷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해수농업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에 바다 농부 또한 미래에는 매우 유망한 직업이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사   미래 산업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 교육은 세계적인 흐름이 됐으며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행한다. 소프트웨어 교사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아이들이 상상한 것들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교육해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너지 재활용 디자이너   자원은 한정돼 있고 필요한 에너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에너지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분야는 미래 유망 직업 중 하나다. 이 중 에너지 재활용 디자이너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찾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을 수행한다. 이외에 에너지 관련 직업으로는 음식물 쓰레기·소변 등 유기성 오염물질로 전기를 만드는 ‘미생물 연료 전문가’, 외부의 에너지를 이용하지 않고 건축물 스스로가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제로에너지 빌딩 전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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