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목가
Pastoral
When I was younger
it was plain to me
I must make something of myself.
Older now
I walk back streets
admiring the houses
of the very poor:
roof out of line with sides
the yards clutterd
with old chicken wire, ashes,
furniture gone wrong;
the fences and outhouses
built of barrel-staves
and parts of boxes, all,
if I am fortunate,
smeared a bluish green
that properly weathered
pleases me best
of all colors.
No one
will believe this
of vast import to the nation.
목가
젊었을 때는
당연히
대단한 걸 성취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나 이제 나이 들어
거리들을 되걸어 들어가네,
가난한 이들의
집들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삐죽삐죽 튀어나온 지붕들,
낡은 닭장, 나뭇재,
망가진 가구로
어수선한 뒷마당들을.
술통 널빤지와
상자조각으로 세운
울타리와 변소들을,
운이 좋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인,
적당히 바랜
푸르스름한 녹색으로
칠해진 그것들을.
아무도 믿지 않겠지
이것이 나라에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십 년 전인가, 내가 한때 살았던 동네의 골목들을 배회했던 적이 있다.
구부러진 작은 길, 옛날 세탁소, 채소며 달걀이며 온갖 잡동사니를 다 갖춰놓았던 토박이 식품점, 그리고 낡은 빌라, 빌라들.
빌라를 올려다보며 상상했다. 어린아이와 젊은 부부가 만들어낼 따뜻한 집안의 풍경을.
60평, 80평, 강남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손님으로 초대되어 거실 커튼 값이 우리 동네의 전셋값에 육박한다는 걸 알았던 과거의 어떤 날, 주눅들던 화난 마음도 같이 떠올랐다.
골목을 배회하던 그날, 그 순간, 나의 어리석음을 보았다. 그 두 세계는 비교 불가능한 차원이며 같이 놓고 평가할 수 없는 범주인 걸.
하나는 진실이며 다른 하나는 허상, 하나는 눈물겹고 다른 하나는 뜬 풍선인 걸.
시인처럼 나도 나이 들어 다시 찾아간 골목길에서,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작은 빌라들을.
(영어의 admire를 적절하게 옮길 말을 모르겠다. 존경보다는 경탄이 맞을까?)
페인트칠만 바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바랜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을 우연히 그 골목길에서 만날 수 있다면, 시인의 말처럼, 운이 좋은 것이리라.
이 풍경이 나라에 지극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군가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내줄 때까지는.
그 말에 귀 기울이는 소수는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시인의 말에 동조하고 그의 시선을 따라가보나, 자신은 없다.
이 시에는 '목가'라는 제목이 붙었으므로.
살만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목가에 불과할까, 마음은 노심초사, 켕긴다.
* 커버 그림은 윌렘 드 쿠닝의 ruth’s zowie(1957)입니다.
* 민음사에서 출판된 영한대역 시집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2021년판에서 발췌한 시입니다. 정은귀 번역자의 번역이 아닌 제 언어로 다시 번역했습니다.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