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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제힘 Sep 07. 2018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은 다르다.

이 험난한 시대에 사회학이 필요한 이유

부끄러운 과거지만, 생김새로 다른 사람을 차별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발가락이 6개인 친구가 있었다. 지금껏 봐왔던 친구들과 조금은 다른 그 친구를 일부러 피해다녔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학년이 올라갈 수록 그 친구와 친해졌고 철 없던 시절에 대해 사과도 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의 나는 '다르다는 것'을 무서워 했던 것 같다.그리고 그저께 회사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다 문득 동료 직원 한 분이 손이 조금 다르게 생긴 것을 새삼스레 인지했던 것 같다. 팀 내에서 묵묵히 개발자 역할을 해주시는 능력자 동료인데, 항상 그 분의 손이 아닌 그 분 그 자체가 떠오르는 걸 보면 지금의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보다는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긴 서론을 끊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면, 내 어린 시절의 편협했던 사고를 바꾸어준 것은 바로 사회학이었다. 사회학이란, 인간 사회와 인간의 사회적 행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실 이것도 기능론, 갈등론, 연구대상(사회적 사실,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는데;; 그건 내가 말하다가 틀릴 것 같아서 다른 책에게 맡긴다. 아무튼 사회학은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이를 통해 사회현상과 그 구조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의 수업 방식은 대부분 토론이다. 교수님이 하나의 사건,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그 현상을 설명해주시고,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다.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학생도 있는 반면, 그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학생도 나온다.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개인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학생과 사회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생의 논쟁이 그 대표적 예일 것이다. 학생들끼리 불꽃이 붙어 서로를 설득시키는 풍경도 간간히 나오곤 한다.



3년 간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학을 배우면서 느낀 것은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는 것이다. 수십년간 사회학을 공부한 교수님의 의견도 틀릴 수 있고, 나에게는 절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토끼일수도 있고, 오리일수도 있다.


 즉, 나와 다른 가치관,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은 것 같다. 그들은 그냥 단지 나와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 그렇기에 무서워 하지 말고, 색안경을 끼지 말고 상대방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


이런 자세를 가지게 된 후로는 더욱 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치적 성향, 좋아하는 가수, 스포츠 팀, 음식, 종교, 심지어 성 가치관 까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까놓고 말해서, 나와 모든 것이 같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사람은 존재할수도 없고, 존재한다고 해도 더 문제다. (얼마나 무서울까!) 


출처 : KBS 2TV 용띠클럽


최근의 한국 사회를 보면,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세대, 성별, 민족, 보수/진보 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자신과 생각 또는 생김새가 다르다고 그들을 구별짓고, 차별하는 갈등현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우리는 모두가 다 다른 존재이고, 이 점을 인정하며 다른 것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차별하지 않는 것은 어떨까? 물론 쉽지 않다. 흑인과 백인을 처음보는 동양인 아이가 그들을 무서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실제로 내가 유럽에 갔을 때 갓난 애기들이 우리 일행을 그렇게 신기하게 바라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를 뿐이지, 틀리지 않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 지금 한국사회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여섯 발가락의 친구를 무서워했던 내가 이 사실을 깨닫고 손가락이 불편한 동료를 편견없이 바라보게 된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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