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폭력의 C 고등학교

― 학생은 개돼지, 선생은 조련사

by 이상훈

1. 폭력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폭력이 일상화된 남자고등학교, 교사도 학생도 미쳐 갔다.

나는 우리 형이 졸업한 C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집에서 가깝기도 했고, B 중학교는 해병대산 옆에 있는 완전 꼭대기였는데, C 고등학교는 주택가 평지 안에 있어서 나는 너무 좋았다. 또한 내가 다녔던 B 중학교 옆 해병대산에는 늘 깡패가 살았는데, C 고등학교 옆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었다.

해병대산 깡패들은 지나다니는 중학생들을 상대로 100원만 달라고 해 놓고, 정작 100원 이상 있는 돈도 다 뜯어 갔는데, 적어도 C 고등학교에는 깡패는 없었다. 단 동대문운동장에는 깡패가 많으니 가지 말라고는 했다.


나는 같은 동네 사는 키가 큰 친구 철민이와 같이 다녔는데, 얘가 태권도가 3단이라 든든했고, 고등학생이 되니 깡패 같은 건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철민이는 늘 아침에 우리 집으로 나를 부르러 왔다. 나는 아침까지 먹고 등교하느라 매일 친구를 대문 앞에서 기다리게 했는데 그때마다 우리 아빠는 친구를 기다리게 하면 안 되니 밥 먹지 말고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난 친구한테 “앞으로 7시 10분에 내가 나갈 테니까 그 전에 와도 부르진 마라. 네가 불렀을 때 내가 등교 준비 안 되어 있으면 나는 아빠한테 혼난다.”라고 말했다. 그때의 나는 참 못된 녀석이었나 보다.


하루는 밥 먹고 배가 아파서 철민이에게 먼저 가라고 했다. 다행히 그날은 아빠가 출근을 일찍 하셔서 친구를 먼저 가게 한 것에 대해서는 혼나지 않았다.

학교에서 만난 철민이는 나한테 다급하게 물었다.

“상훈아, 너 등굣길에 깡패 안 만났니?”

“어, 안 만났는데….”

“야, 오는 길에 나는 어떤 형이 돈 달라는데, 내 팔로 그 형 밀면서 돈 없다고 했어.”

“다행이다.” 나는 속으로 철민이는 덩치 큰 태권도 유단자니 깡패도 쫄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게 아침에 나눈 대화가 다음 날 폭풍우를 예감한 것인지 그때는 몰랐다.

사건은 그다음 날 일어났다. 여느 때처럼 철민이와 등교를 하던 나는 저쪽에서 한 무리의 형들이 오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철민이는 그 형들이 가까이 오자 나에게 “어제 저 형이야.”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 깡패 형이 자기 친구들을 몰고 와 철민이가 등교했던 시간에 길목에서 서 있다가 철민이를 보고 우리 쪽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형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을 쳐다보지 말고 고개 숙이라고 하고, 돈을 달라고 했다.

정말이지 내 인생에 처음으로 깡패를 만난 날이다. 난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다만 지갑 속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머릿속으로 생각 중이었다. 그 형은 내 친구만 때렸고 나는 때리지는 않았다.

다행히 지나가는 어른들이 우리를 유심히 보니까 그 형들이 먼저 도망갔다. 다행히 돈도 빼앗기지 않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 정신이상자 선생, 선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