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학교 3/4

- 이 맛에 선생 한다!

by 이상훈

“다음 주 목요일 보충 마지막 날이다. 우리 지각비로 뭐 좀 먹자.”

“닭강정이요, 피자요, 자장면이요, 뷔페요….” 누가 말했는지도 모르게 여기저기서 메뉴가 튀어나왔다.

“선생님, ○○피자에서 싸게 제가 한번 주문하겠습니다.”

“무슨 수로 그렇게 할 수 있냐?”

“선생님, 거기서 저 알바하는데요.” 우철이가 알바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 그럼 네가 책임지고 잘 사 와.” 우철이에게 처음으로 임무를 맡겼다. 거의 10만 정도를 깎은 금액인 20만 원으로 피자 15판을 사 온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이번에 믿어 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 반 아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나 보다.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빨리 종례를 마치고 교무실로 향했다.

드디어 보충 마지막 날이다. 피자를 먹는 날이다.

7시 30분에 출석 체크를 하는데 여전히 우철이는 안 왔다. 하기야 경영학과까지 자랑스럽게 합격한 녀석이 이 시간에 올 리는 없었다. 1교시가 끝나도 우철이는 안 왔다. 교무실에서 우철이 집으로 전화를 했다. 안 받는다. 핸드폰도 안 받는다.

여느 때처럼 자는 거라 생각했다. 2교시가 끝나고 전화하니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저 너무 아파요. 병원에 들렀다가 갈게요.”

“그래 병원 갔다가 와라.”

그러나 우철이는 안 왔다. 6교시까지도 안 왔다.

7교시는 우리 반 정규수업 시간이다.

“큰일 났다. 우철이가 아프단다. 지금까지 안 온 걸 보니, 병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아픈 거 같아.”

나의 말에 “으악.” “나쁜 ○○.” “미친 ○○.” “그럴 줄 알았어.” “도둑○.” 여기저기서 이런 말들이 반 아이들에 입에서 나왔다.

오늘 8교시에 피자를 먹기로 한 아이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기 시작한다.

우철이가 아픈 것보다 피자가 더 소중한 꼬맹이 같은 녀석들이다.

나는 진정시키며 수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나도 진정이 안 된다. 나도 배가 고팠단 말이다.

8교시를 일찍 끝내고 그냥 내 돈으로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거라도 안 하면 괴물로 변할 아이들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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