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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면 정말 인생이 바뀔까?

마법은 없지만 변화는 있었습니다.

by MPL

"새벽에 일어나면 정말 인생이 달라지나요?"

사람들이 저한테 많이 물어봅니다.

그냥 몇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인생이 바뀐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서 묻는 질문일 겁니다.

세상이 '미라클 모닝'을 강조하니까 하긴 해야 될 것 같은데 힘이 드니까 진짜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결정하기 위해 확신이 필요해서 묻는 질문일 겁니다.

유튜브에는 "새벽 루틴으로 인생 역전"이라는 영상이 넘쳐납니다.

책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새벽 습관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미라클 모닝에 대한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바뀌지 않는 것들

새벽에 일어난다고 갑자기 연봉이 오르지 않습니다.

인간관계가 좋아지지도 않습니다. 고민이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갑자기 큰돈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줄지도 않습니다. 체력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얼굴이 환해지지도 않습니다.

새벽 루틴은 마법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씩 조금씩 뭔가 바뀌긴 합니다.




첫 번째 변화 : 나를 믿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나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기를 믿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믿음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결과'가 따라올 때 생기는 것인데, 우리는 실패해 온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만에 포기한 영어 공부, 다이어트, 올해의 계획, 운동.

매번 실패한 기억이 있으니 당연히 자신을 믿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새벽 기상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지나갔습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이 경험이 쌓였습니다.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작은 성취가 매일 쌓입니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이것을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불렀습니다.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 더 큰 일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참고 : 한국심리학신문, 나도 ‘갓생’ 한 번 살아보자!>


정말 그랬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데 성공하니, 다른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정한 것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변화였습니다.


두 번째 변화: 하루가 달라졌습니다.

두 번째로 바뀐 것은 '하루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출근 준비였습니다.

알람이 울리면 "아, 또 월요일이야",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하루가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리추얼을 시작하고 나서는 하루가 '내가 원하는 일'로 시작됩니다.

책을 읽습니다. 글을 씁니다. 명상을 합니다. 운동을 합니다.

모두 제가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시간을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괴로움은 줄고 행복감이 늘어났습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나면 출근은 그다음입니다.

원하는 일로 하루를 출발하다 보니 이미 하루를 시작한 나의 몸과 마음은 경직되거나 퍽퍽하지 않습니다.

하루가 기름칠을 한 듯 부드럽게 굴러갑니다. 힘들이지 않고 스무스하게 하루가 시작됩니다.

하기 싫은 일로 시작하는 하루와 하고 싶은 일로 기름칠된 하루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월요일 아침, 알람이 울립니다.

예전의 저는 "아, 벌써 월요일이야. 5일을 또 버텨야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전쟁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다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이미 1시간 동안 많은 일을 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운동도 했습니다. 샤워도 했습니다.

출근할 시간이 되면 이미 제가 원하던 일을 끝낸 상태입니다.

"오늘 이미 내 일은 했으니까"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회사 일도 조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회사 때문에 하루를 빼앗긴다"는 생각이 줄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변화였습니다.


세 번째 변화 : 시간이 아니라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로 바뀐 것은 '할 수 있는 일의 양'이었습니다.

하루에 2시간이 추가되면 한 달에 60시간입니다. 1년이면 730시간입니다.

이 시간에 책을 읽으면 1년에 최소 50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 책 한 권을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건강이 좋아집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깁니다.

실제로 바뀐 것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시간만큼의 '가능성'이었습니다.

저는 이 시간에 책을 보고 글을 썼고 운동을 했습니다.

1년 후 체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읽은 책만큼 생각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하나하나는 작습니다. 하루에 30 분씩 책을 읽는다고 갑자기 뭔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나면 다릅니다. 2년, 3년이 지나고 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변화였습니다.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뀌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난다고 해도 마법처럼 인생이 안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일찍 일어나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바뀝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유튜브를 보고 SNS를 하면 안 바뀝니다.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라 단순히 습관처럼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면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의미가 없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면 안 바뀝니다.

중요한 건 일어나서 '어떻게 보내고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혹시 새벽에 일어났다면 그 시간을 활용해서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을 하거나, 배우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던 것을 배우거나, 나를 성장시키는 일을 하거나,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을 할 때 그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됩니다. 의미 없는 소비 활동은 그저 피로만 쌓이게 할 뿐, 인생의 변화는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이 바뀌나요?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인생이 바뀔까요? 바뀌긴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방식으로는 아닐 수 있습니다.

갑자기 성공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부자가 되지 않습니다. 갑자기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천천히, 분명하게 바뀝니다. 아주 천천히 본인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변화가 일어납니다. 어느 날 뒤돌아보면 변화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바뀝니다.

나를 보는 시선이 바뀝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납니다.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서, 결국 인생을 바꿉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있습니다.

9c06b058b1209.png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이다.
따라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We are what we repeatedly do.
Excellence, then, is not an act, but a habit."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하루의 탁월한 습관을 만드는 시작입니다.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반복되는 습관이 우리를 만듭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일 아침, 30분만 일찍 일어나 보세요.

그리고 그 30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사용해 보는 겁니다.

책을 읽어도 좋고, 글을 써도 좋고, 명상을 해도 좋고, 운동을 해도 좋습니다.

그냥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셔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자고 있는 그 시간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먼저 맞이한 30분을 매일매일 쌓아가는 것.

그것이 변화의 첫걸음입니다.


20251110.jpg 20251110 오늘의 날씨 _ 날씨는 맑습니다. 그런데 좀 추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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