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을
괜찮은 하루란 어떤 하루일까요?
목표했던 일들이 이루어지면 괜찮은 하루일까요?
해야 하는 일들을 완벽하게 처리하면 괜찮은 하루일까요?
예전에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야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성취가 있어야 좋은 하루라고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하루는 그저 지루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제게 괜찮은 하루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입니다.
아무 이슈도 없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고 즐거운 날입니다.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전화가 오지 않는 하루.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하루.
누군가 아프지 않는 하루.
사고가 나지 않는 하루.
그냥 평범하게, 조용히 흘러가는 하루.
이것이 가장 좋은 하루입니다.
아침에 모닝 저널을 쓰면서 오늘 해야 하는 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산더미같습니다.
처리해야 하는 일도 있고, 기한이 임박한 일들도 있습니다.
또 만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목록을 바라보고 있자니 벌써 마음에 부담이 생깁니다.
그래도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다른 날보다는 조금 마음이 편안하지만 그래도 조금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마음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별일 없기를.'
별일 없이 잘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는 달랐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이 싫었습니다. 지루했고 따분했습니다.
"매일 똑같네."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어."
"이대로 살다가 늙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은 의미 없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뭔가 특별한 일, 극적인 변화, 놀라운 성취가 있어야 좋은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압니다.
그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입니다.
유별나고 특별한 이슈가 없는 그 일상이 최고의 행복이며 감사의 시간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특별한 일이 생긴다는 것은 대부분 좋지 않은 일입니다.
갑작스러운 전화는 대부분 나쁜 소식입니다.
예상치 못한 일은 대부분 문제입니다.
극적인 변화는 대부분 위기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특별한 일이 없는 매일매일을 바라고 또 바랍니다.
왜 항상 이런 깨달음들은 조금 더 일찍 깨닫지 못하고 뒤늦게 찾아오는지 모르겠습니다.
2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30대 초반에라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은 살아봐야 아는 것들입니다.
평범함의 소중함은 평범하지 않은 일을 겪어봐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의 감사함은 일상이 무너져봐야 느끼게 됩니다.
오늘도 저는 바랍니다.
별일 없기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그저 평범하게, 조용히, 계획대로 하루가 흘러가기를.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오늘도 별일 없었네"라고 말할 수 있기를.
이것이 제가 바라는 괜찮은 하루입니다.
성취도 없고, 놀라운 일도 없고, 특별한 일도 없지만, 평온하고 안전하고 조용한 하루.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이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하루가 평범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별일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