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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없습니다.

계획된 행동이 만드는 만남과 기회

by MPL

매번 만나는 사람들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아침에 조깅을 하러 갑니다.

조깅을 할 때마다 매번 만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조깅하는 코스를 바꾸지 않는 이상, 이 분들을 만나는 지점과 시간도 거의 비슷합니다.

항상 헤드셋을 끼고 달리는 젊은 남자분.

등산복을 입고 걷는 듯 뛰는 듯 슬로러닝을 즐기는 중년 여성분.

항상 하얀색 모자를 쓰고 뛰는 남자분.

각자 모습은 다르지만, 조깅을 할 때 자주 뵙는 분들이라 내적 친밀감이 느껴집니다.

한 번도 말을 나눈 적 없지만, 자주 보니 아는 사람 같습니다.


새벽의 칸트

평일인 경우에 보통 05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6~7km 내외를 뛰고 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항상 비슷한 장소에서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겁니다.

거의 큰 오차 없이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독일 철학자 칸트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길을 산책했다고 합니다. 너무 정확해서 마을 사람들이 그의 산책을 보고 시계를 맞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제 주변에는 '칸트'로 불릴 만한 사람들이 참 많이 살고 있습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마주쳤다고 생각했고 신경도 쓰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연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분들은 나름 본인의 계획 내에서 철저하게 시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연이 아니라, 어쩌면 계획된 만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누군가의 계획과 나의 계획이 일치할 때 만남이 이어지는 겁니다.

저도 05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같은 코스를 뛰는 계획이 있었고 그분들도 각자의 시간에 같은 장소를 지나가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두 계획이 교차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만남이 일어났습니다.


만약 제가 코스를 바꾼다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코스를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A 방향으로 뛴다면, 헤드셋 낀 남자분을 만납니다. 슬로러닝 여성분을 만납니다. 하얀 모자를 쓴 남자분을 만납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 B방향으로 뛴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겁니다. 다른 러너들과 산책자들. C 방향으로 뛴다면,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날 겁니다. 만약 시간을 바꾼다면, 오전 5시 30분에는 새벽 운동하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오전 7시에는 출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오후에 조깅하면 퇴근 후 운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언제 가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생각해 보니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기회는 나와 누군가의 시간, 장소, 계획이 만나는 겁니다.

"우연히 좋은 사람을 만났어."

"우연히 좋은 기회가 왔어."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어."

하지만 정말 우연일까요?


우연을 가장한 필연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 기회가 그 시간에 온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그곳에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행사에서 사람을 만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우연히 그 행사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어."

하지만 우연이 아닙니다. 내가 그 행사에 가기로 계획했습니다. 그 사람도 그 행사에 가기로 계획했습니다. 두 계획이 교차했습니다. 만약 내가 그 행사에 가지 않았다면? 만남은 없었을 겁니다.


기회는 계획된 행동의 교차점입니다

기회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기회 = 나의 계획된 행동 × 기회의 시간 × 교차하는 장소

내가 A 방향으로 가면, A 방향에 있는 기회를 만납니다.

내가 B 방향으로 가면, B 방향에 있는 기회를 만납니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어떤 기회도 만나지 못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원하는 방향으로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잘못된 방향은 결코 원하는 기회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매일 집과 회사만 왕복한다면 집과 회사 사이에 있는 사람들만 만납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회가 올 확률이 낮습니다.

만약 퇴근 후 스터디 모임에 간다면?

주말에 독서 모임에 간다면?

새벽에 운동을 나간다면?

그럼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납니다. 새로운 기회를 만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움직인다고 기회가 오는 게 아닙니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가 중요합니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면, 서점으로 가야 합니다. 술이 아니라 글쓰기 모임으로 가야 합니다. 게임방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가야 합니다. 당신이 사업가가 되고 싶다면, 집이 아니라 네트워킹 행사로 가야 합니다. TV 앞이 아니라 스타트업 모임으로 가야 합니다. 침대가 아니라 창업 세미나로 가야 합니다.

가는 방향이 만나는 사람을 결정하고, 만나는 사람이 미래를 결정합니다.


꾸준함이 만드는 필연

그리고 한두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꾸준해야 합니다.

제가 일주일에 한 번만 조깅했다면, 그분들을 매번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3~4번, 같은 시간, 같은 코스로 뛰니까 매번 만납니다.

기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 네트워킹 행사에 간다고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계속 그 방향으로 움직이면, 언젠가 계획과 기회가 교차합니다.


러닝이 가르쳐준 것

러닝을 하면서 배웠습니다. 우연은 없다는 것을.

모든 만남은 계획된 행동의 결과라는 것을.

헤드셋 낀 남자분을 만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제가 05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A 코스로 뛰기로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그분도 그 시간에 그 장소를 지나가기로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두 계획이 교차해서 만남이 일어난 겁니다.

인생의 기회도 똑같습니다.


당신은 어느 방향으로 뛰고 있나요

당신은 지금 어느 방향으로 뛰고 있나요?

매일 같은 길만 오가고 있나요?

아니면 새로운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나요?

기회를 만나고 싶다면,

첫째, 방향을 정하세요.

어디로 가고 싶은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어떤 기회를 원하는가?

둘째, 그 방향으로 움직이세요.

집에서 나가세요.

그 장소로 가세요.

그 모임에 참석하세요.

셋째, 꾸준히 반복하세요.

한두 번으로 그치지 마세요.

같은 시간, 같은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세요.

그러면 언젠가 당신의 계획과 기회의 시간이 교차합니다.




우연처럼 보일 겁니다

그때 사람들은 말할 겁니다.

"와, 운이 좋네."

"우연히 기회가 왔네."

하지만 당신은 알 겁니다.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이 그 방향으로 꾸준히 달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계획된 행동이 만든 필연이라는 것을.


20251208.jpg 20251208 오늘의 날씨 _ 오늘은 조금 덜 추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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