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수줍음이 삐져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내 마음
중동 승무원이 된 평범한 ‘나’라는 사람
#또 다른 분위기
그렇게 나의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그전엔 분명히 달갑지 않은 느낌이 살짝은 있었는데, 회사에 도착하니 괜스레 설레기도 한다.
설레는 맘으로 교실 앞에서 두리번거렸다.
교실 앞에 붙여진 종이에 사번을 보니 대부분 나처럼 진급이 누락되었다가 드디어 올라온 반가운 친구들이었다. 교실 안, 알게 모르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눈빛들이 오고 갔다.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고?’
나는 트레이닝 내내 신기해했다.
가끔 지나가며 비즈니스 클래스를 본 적은 있지만, 지식과 경험이 없던 나는 눈치채지 못했던 수많은 서비스들을 그날부로 처음 보았다.
역시나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마다해야 할 이유가 없음을 다시 느꼈다.
수업에서 한 명씩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연습 중 있었다.
내가 비즈니스 클래스에 편견이 있었던 걸까? 나는 손님에게 굉장히 예의 발라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온 정성을 담아서는 그렇게 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재미없어 보이고 딱딱한 로봇이 말하는 것 같다는 저 눈빛들.
한 친구가 나섰다. 진짜로 그냥 물 흐르듯이 이야기는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 분위기 속에서 트레이너는 꽤나 만족해보였다.
나 또한, 그 친구의 친화력이 마음에 들었다.
'손님에게 너무 깍듯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유머가 필요하네? 멋진데!? '
나에게 비즈니스 클래스 트레이닝은 또 다른 분위기를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느낌을 가지고 첫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에 올라탔다.
그렇게 다시 비즈니스 클래스의 쭈글이가 된 나는, 그전에 내가 봐왔던 이코노미 클래스의 주니어들처럼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내 첫 손님이 내 존으로 걸어오셨다.
나도 모르게 수줍음이 삐져나왔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쑥스러움도 함께.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빵 터질 정도로 마음이 간질간질한 경험이었지만 나는 그때 용기를 내고 있었다.
그동안의 이코노미에서 쌓아온 것은 무엇이었나 회의감도 들었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고 잘 모르지만 아는 척을 해야만 했던 나의 마음이 조금은 쑥스러웠던 것 같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몇 주 되지 않아 쑥스럽고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마음은 온대 간대 사라지고, 또다시 익숙함만이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