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비행기안에서, 어쩌다 힐링
기장님의 센스
중동 승무원이 된 평범한 ‘나’라는 사람
#기장님의 센스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로 진급이 되면서 더욱더 가까워진 건 기장, 부기장(플라잇덱 크류)들이었다.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에서 일을 하게 되면 30분에 한 번 씩 조종실에 들어가거나 기장에게 전화를 함으로써 모든 것이 괜찮은지 혹은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꼭 체크해야 하는 규칙이 있었다. 무조건 30분마다.
아! 여기서 잠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항공사는 A380, 가장 큰 항공기를 제외하면 퍼스트 클래스가 없다.
그 전에는 있었지만 서서히 항공 트렌드에 발맞추어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크게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클래스로 주 부류를 만들었다. 참 똑똑한 선택이었다. 어찌 됐든, 비즈니스에서 일하던 나는 그렇게 기장, 부기장이 앉아있는 아담한 조종실에 30분에 한 번씩 드나들게 되었다.
다양한 인종이 있는 만큼 다양한 성격의 기장과 부기장을 만나기 마련.
내가 앞쪽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뭐가 그리 신났는지.
“너네는 여기 안에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운걸 많이 볼 거야? 밤에 별이 쏟아진다며!?”
나는 기장과 부기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었다.
기장이 물었다. “너 본적 없어?”
“응, 나는 사실 진급된 지 얼마 안되서 못봤어 아직!.”
기장과의 짧은 대화를 끝내고는,
손님에게는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이륙 준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몰아치듯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헐레벌떡 이륙했다. 한창 비행 중 서비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나름 신참의 티를 숨기려는 듯, 많은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것도 하랴 저것도 도와주랴. 나의 욕심이 많은 일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아마 그때 나는 머리칼이 여기저기 튀어나와서는, 누가 봐도 일 열심히 하는 한국인처럼 보였다.
그때 갑자기 기내 전화가 울렸다.
기장으로부터의 전화였다.
‘들어가려면 시간이 좀 남았는데, 이 바쁜 와중에 뭐가 필요한걸가.’
기쁜 내색 없이 단순한 어투로 대답했다. “뭐 필요한 거 있니?”
기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빠르게 조종실로 들어와 줘”
하던 일을 동료에게 넘기고는 재빠르게 조종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머리가 산발이 된 나에게 잠깐 앉아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조종실안의 모든 불을 깜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앞에는 내가 처음 보는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깜깜한 밤을 밝히기 위해서 켜놓은, 몇만 피트 아래의 도시 불빛들이 저 아래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마치 뿌려놓은듯, 옹기종기 별들이 가득했다..우와
게다가 저 멀리에서는 불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저게 뭐야? 왜 이렇게 이뻐?”
기장이 정성스럽게 대답해줬다.
“저 지역에는 번개가 치는 거야. 멀리서 보면 이쁜데, 가까이서 겪으면 아름답지 않지”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말을 기억하고는 불렀다는 기장의말에 꽤나 감동받았다.
사실 모른척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을텐데.
길게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3분동안의 그 광경은 내인생에서 어쩌다 마주친 힐링의 순간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