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그렇게 사직서를 내버렸다.
속 시원했다
#내버리다
그렇게 1주일을 보낸 후에, 비행을 다녀왔다.
뭔지 모르게 마음이 후련한 이 기분.
마음이 갈길을 정해 놔서였기 때문 일가?
그러고 나서 나는 나를 담당하는 회사 매니저와의 약속을 잡았다.
사직서를 내기 위해서.
약속은 바로 잡혀, 어렵지 않게 그를 볼 수 있었다.
내가 그만둔다는 말에 대해서 별로 심각해 보이지도 않고, 기계적인 음성으로 물었다.
내가 왜 그만두는지에 대해서.
나 또한 진심을 담지 않은 이야기로 대충 마무리지려 하고 있었다.
그때 그 옆에 앉아있던 또 다른 매니저가 나한테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한국에 대해서. 그리고 나의 미래는 무엇을 할 것인지.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는지.
보아하니 그분이 더 높은 사람인 것 같았다.
자연스레 나는 그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말은 아직까지도 고마운 말이었다. “너라는 사람이 우리 캐빈크류로 있었다는 게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네가 꼭 마음이 바뀌면 그때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시 돌아온다면 그 누구보다도 더 난 기쁠 것 같아” 진심인 것 같은 눈빛과 어조였다. 왜일까.
솔직히 말해서 꽤나 감동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요청사항 있니?"
"응, 나 마지막 비행을 신청하고 싶어. 베니스로!"
그만둘 때에 많은 크류들이 마지막 비행을, 본인이 가고 싶은 데스티네이션으로 정한다.
그중에 나는 베니스로 마지막 비행을 꼭 하고 싶었다.
"아 근데, 지금 다음 달 스케줄이 벌써 준비되었기 때문에 안돼.
만약에 받고 싶으면 2주 있다가 다시 와서 신청해야 해."
한마디로, 다음 달 스케줄은 벌써 다 정해졌으니,
그다음 달 스케줄이 나오기 전에 다시 와서 리자인 신청을 하라는 것.
'아이고.. 한 번에 되질 않는구나..!'
결국에 나는 2주 후에 다시 신청을 하러 갔다.
왜냐하면 나는 베니스로 꼭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싶었다.
비행하면서 나는 베니스만큼 이쁜 도시가 나에게 없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는 베니스 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정말로 사직서를 내버리고 말았다.
사직서를 내고 나서의 나의 마음은 너무나도 후련했다.
돌아보면 오히려 사직서를 내기 전, 결정하는 순간까지가 정말로 힘들었지만.
결정하고 나니 오히려 내 마음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이제 나도 마지막 달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비행하겠구나.
괜히 더 신나는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 하여 나의 30일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달 스케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
그만두고 싶지 않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