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바로 걸었다. 꿈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이다. 새벽에 깼을 때도 좋은 꿈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잤는데, 다시 한번 잠들었을 때 더 좋은 꿈을 꿔버린 것! 아침에 동이 트자마자,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말했다. "엄마, 나 꿈이 너무 좋은데?! 엄마가 내 꿈 사서 복권 사야 될 거 같아" 호들갑을 떨면서 혼자 신이 나서는 엄마에게 일방적으로 설명 중이었다.
엄마는 아침부터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꿈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셨다. 엄마도 내심 기대했던 모양이다. 사실 나는 좋은 꿈을 꾸면, 부모님에게 파는 편이다. 물론 한국에 있으면 내가 사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은 항상 부모님께 딜을 하는 편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도 재밌다는 듯, 꿈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로 계좌이체로 꿈에 대한 비용을 보내주셨다. (정말 아주 소액의 돈입니다..) 막내딸의 애교라고 받아들이시는 것 반, 그리고 진짜 좋은 꿈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반이셨던 것 같다. 가끔씩은 재미로 엄마에게 판 적은 있지만, 이번만은 너무나도 좋은 꿈이라고 확신을 가졌다.
꿈을 꾼 날은, 목요일. 엄마에게 아침에 꿈을 판 채, 나는 혼자서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토요일까지 기다리는 시간들이 길게만 느껴졌다. 당장 결과가 궁금해서 죽을 것 같았지만, 인내.. 인내하는 수밖에.
1등은 아니더라도 등수 안에 들면, 몇백~ 몇천은 받을 텐데.. 그걸로 어디다가 투자를 해야 할까. 혼자서 나름 진지한 미래의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부모님께 우선 실질적인 권한을 다 드려야지? 암! 그렇고말고! '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동안, 어느새 토요일이 다가왔다. 토요일 저녁시간이 다 지나갔지만, 엄마에게 연락이 오질 않았다. 차분히 기다리고 싶었지만, 핸드폰으로 엄마의 카톡만을 기다리던 나는 전화를 걸었다. "엄마 맞춰봤어?!?"
전화를 받자마자 엄마는 정스러운 욕 한마디와 함께, 꿈에 대한 지불한 비용을 내놓으라고 하셨다.. 하하.. 무슨 일이지?.. 복권을 산 것 중에서 딱 2개의 번호가 서로 다른 종이에서 맞은 것. 각 1개씩. 안 맞은 종이는 더욱더 많았다.. 아무 쓸모도 없었다.. 꿈이 좋다는 게 나를 이렇게 들뜨게 할 줄은 세상몰랐다. 돈이라는 게 가질수록 좋다더니, 정말 좋을 뻔.. 했구나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말에, 엄마와 나는 한바탕 웃으면서 전화를 시작했다. 엄마는 그날따라 복권방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하시면서, 우여곡절 끝에 복권을 산 이야기와 당일 번호를 맞추고 나서의 허망함을 진지하게 설명하면서도 목소리는 장난기로 가득했다. 결국은 꿈에 대한 비용을 환불하네 마네 하면서 둘이 설전을 벌였다. 그러나 상당히 의미있는 웃음거리였다. 전화통화만 하면 코로나로 인해서 무거운 주제만이 오고 갔었는데, 이 꿈 덕분에 그래도 엄마와 내가 새로운 세상을 꿈꿔봤으니, 의미 있다고 할 수밖에!
맞다. 언제 내가 그렇게 좋은 꿈을 꿔보겠어 라는 위안과 함께, 그 꿈을 통해서 엄마와 내가 이틀 동안 진심으로 설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해프닝 치고는 참으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