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쉽다는 운전, 내가 해보기로 했다

by 라즈베리맛젤리





나는 6년 전에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호기롭게 따냈지만, 막상 부모님 대신 순댓국집에서 집까지 10분 거리 차를 몰면서, 세상의 욕은 다 들은 것 같았다.


'멈춰있다가 속도를 내는 것에는 취약한데...' 하필 좌회전 신호에서 맨 앞에 대기하고 있었던 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좌회전을 하고 있었기에.. 뒤에 차들은 내 뒤에서 바쁘게 클락션을 울려댔지만, 나에게는 욕이 들리는듯한 신기한 경험을 했다. 배짱이 크진 못했는지,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내 어깨를 발견했다. 그렇게 나의 운전 인생은 아주 간단하게 막을 내렸다.



그렇게 6년이 흘렀고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나는 하고 싶은 게 없는 지루한 인생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오빠가 운전연수를 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무급휴가로 잠시 한국에서 3개월째 보내고 있던 내게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였다. 조카를 돌보느라 지쳐있던 내 삶에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제안이었다. 가슴이 뛰는 이유는 간단했다. 운전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운전은 하고 싶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냐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무료한 일상. 내가 잊어버리고 살았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내가 스스로 운전하기! '한번 연수만 받아보자. 옆에서 도와주시는 거니까 괜찮을 거야!'

그렇게 나는 있던 용기를 한껏 끌어모아 운전연수를 어디서 해야 할지 인터넷으로 찾기 시작했다. 광고가 제일 친절해 보이는 곳으로..



첫 연수를 받던 날, 태어나서 내가 이렇게 떨었던 기억이 있나 싶을 정도로 떨었다. '회사 면접을 볼 때도 내가 이렇게 떨진 않았는데..' 불현듯 쭈글이처럼 행동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지만, 이해해주기로 했다.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니까.. 그리고 이러한 떨림에는 다양한 감정이 존재했다. 못하는 것을 해보겠다는 용기와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설렘이었다. 내 지루한 인생에 살짝은 재밌는 에피소드가 나타난 느낌이었다.


다행히 강사님은 단호했지만 굉장히 친절하셨다. 나는 4D 영화를 시청한 것처럼 다리가 후덜거렸지만, 그렇게 큰 성취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항상 틀리던 문제를 맞은 것처럼. 죽을 때까지 못할 줄 알았던 운전을 시도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게 느껴졌다. 나갈 때의 쭈글 했던 나는 사라지고, 거만한 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러고는 가족들에게 자랑을 엄청나게 늘어놓았다. 다들 나와는 비교가 안 되는 긴 운전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운전대만 잡으면, 쭈글이가 된 나 자신을 발견하지만.. 이러한 조바심과 설렘의 공존은 지금 내 인생을 조금은 재밌게 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좌회전 신호에 첫 번째 대기는 나를 긴장하는 쭈글이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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